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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Vuelie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엘산나 관계에 대한 모티브-

Vuelie(221.145) 2014.02.08 12:34:37
조회 4934 추천 93 댓글 35

Vuelie 글 모음 통합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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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가 처음 프뽕에 빠질 때를 돌이켜보자면

개봉 당일하루 종일 당직 서고도 쉬지 않고 아침부터 두 번째 타임으로 예매해서 봤어.

내가 귀차니즘이 심해서 원래 뭘 그렇게 열심히 예매해서 가는 성격이 아니거든.

영화도 프로즌 이전에 극장가서 본게 광햌ㅋㅋㅋㅋㅋㅋ

근데 프로즌은 개봉일에 맞춰 미리 예매까지 해서 본 건 진짜 내 인생에서 제일 잘 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

 

그래서 그렇게 본 날 얼떨떨하게 나와서는그 때부터 내 멜론 재생목록이 갱신이 안 되고 있어.

물론 프로즌 넘버들이야 하나 빠질 것 없이 좋다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심지어는 갓잇고보다 좋아하는 넘버가 있어.

얼마 동안은 그 한 곡만 반복재생만으로 몇 시간을 들었는데그게 이번에 얘기할 Vuelie.








진심 내가 제 정신 아니라는 생각 드는 게, 처음에는 왠지 모르게 정확히 1:00~1:20 이 부분 나올 때마다 울컥하고

눈물 새어 나오고 급기야는 소리 죽여 흐느끼고 그랬어.


다들 알겠지만 ost 넘버들 중에 영어가 아닌 것이 두 개 있지?Heimr Arnadalr과 Vuelie.

그 중에서 대관식날 부르는 Heimr Arnadalr는 그래도 뜻 찾아보기가 쉬워.

Wikitionary 찾아보면 Heimr는 고대 노르웨이 어로 home, land 이런 뜻이니 당연히 아렌델 왕국을 뜻하지.

근데 당최 Vuelie는 안 나오는 거야.


그래서 위키도 들어갔다가 링크도 타고 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http://www.a113animation.com/2013/09/frozen-opening-song-and-olaf-posters.html


여기 Frozen co-director Jennifer Lee pointed to an interview with Norwegian composer Frode Fjellheim, which reveals that a new song of his, 'Eatnemen Vuelie,' will be the opening number for Disney's upcoming 53rd animated feature film. 라는 문장이 나오지?

그러니까프로드 피옐하임 이 사람이 만든 노래인 Eatnemen Vuelie는 원래 있었던 노래야.







이게 원곡이지. 설명에 보면 ‘대지의 노래(Song of the Earth)’라는 뜻을 갖고 있어. (근데 또 저걸 위키셔너리에 찾으면 안나옴;;)

노르웨이 Sami 부족의 전통 음악인yoik에 덴마크 성탄 성가인 'Dejlig er jorden/Fairest Lord Jesus(만유의 주재)' 찬양을 덧붙여서 만든 거래.

프로즌 버전에서는 멜로디를 조금 더 변주한거고들어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르지ㅎㅎ


그래서 시발ㅋㅋㅋㅋ내가 저걸 반복재생 걸어놓고 어디까지 찾아봤냐면

고대 게르만어노르웨이/스웨덴 어, Sami 부족, yoiking 동영상

나중에는 스웨덴 워킹 홀리데이에서 나아가 문화인류학민속학언어학신화학 이런걸 찾아보고 있더라그레고리안 챈트 들으면서.


근데 진심 그럴만 했던 게, 안그래도 개념글 중에 이런 얘기 있었잖아.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274579

 

When this music started to play, even with the whole room black-out,

I already knew something magic and epic was coming

 

그러니까 음악이 시작됐을 때깜깜한 가운데서도어떤 웅장한 마법과 서사시 같은 것들이 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고.

이거 보고 한 번 더 울컥해버렸다 정말.

왜냐하면 생각해봐.


깜깜한 화면에서어디 들어본 적 없는환상 속에서 온 것 같은 스캣이 흘러나와.

이게 어떻게 보면 라이온킹에서 해 뜨면서 ~즈켕냐~’ 하는 것도 비슷하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해가 뜨는 장면에서 이미 아프리카 초원이라는 배경을 확 제시해버리지.


근데 이건 다른 것이

디즈니 타이틀 나오고디즈니 성 나오고,

아 이제 아렌델 왕국이든 뭐든 나오나 싶었는데

텅 빈 하늘에 눈이 떠다녀그것도 존나 예쁜 결정으루다가.

갓엘사고 갓안나고 뭐고 그냥정말 여느 하늘 같은 하늘과 눈이란 말이지.


이 완벽하게 중립적인 화면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환상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돼.

그러다 눈 결정 하나를 O 자가 가두면서 타이틀이 나오잖아.

그럼 이제 마음속으로 흐느끼면서 외치는거지. '와. 시작이구나.'

Vuelie를 넣었다는건 정말 신의 한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개인적으로 프로즌 보면서 (슬퍼서 울 때 빼고세 번을 벅차서 우는데처음 타이틀갓잇고그리고 마지막 엔딩이야.

사실 엔딩이라는 것도 안나가 녹을 때부터 맨 끝에 눈송이 하나로 남을 때까지라서그러니까 꽤 긴 부분이지만.

갓잇고는 다들 잘 알 거고뒤에 ‘The Great Thaw(Vuelie Reprise)' 흘러나오면서 에렌델이 녹잖아?





2:00부터 Vuelie 리프리스가 흘러나오지?

여기서 순백의 순수한 눈 결정과 'FROZEN' 타이틀을 통해 환상 속으로 들어가게 한 그 노래

마지막엘사 여왕님이 트루 러브로 에렌델을 녹이고 여름을 되찾으면서 다시 돌아오는 거야.

그건 곧, 이 차갑고 아름답고도 찬란한 얼음의 여정이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거든.


그래서인지 벅차면서도 슬퍼서 울게 되더라그러니까 그 후 장면들까지 싹 다 눈물 질질 짜면서 보게 되는 거고.

트루 러브에 감격한 것도 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어떤 환상동심이런 것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닥쳐오는 것이 괴로웠던 것 같아.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좁히려던 시도가 아까 쓴 스웨덴 워킹 홀리데이에서 나아가 문화인류학민속학언어학신화학 이런거 찾아보는 거였고.


하지만 여전히 모두어 둘 수 없는 괴리감이 괴로워.

프뽕이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말 그대로 뽕은 뽕이고결국은 빠질 것이며빠져야만 할 것이라는 것.

따뜻한 여름날 눈이 내리는기적 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와

정말로 춥고 앙상한 겨울로 언젠가는 나와야 한다는 것.

그런 것들이 끊임없이 괴롭히는 거지.

 

그러니까, 결국 3D 안경을 써도 잡지 못할 눈송이

타이틀이 주는 신비감과 또 그만큼의 비현실성 같은 것들이 막 생각나서

처음 들었을 때는 신비로움에 감격했다가

한창 들을 때는 벅찬 동시에 괴로웠고

지금은 들으면 막 슬퍼.

그런데도 계속 듣게 된다.






요약하자면

엘-멘, 안-멘, 프-멘.



 

+) 추가로 말하는 건그냥 사운드트랙 듣다가 발견한 소소한 사실.



Elsa and Anna 트랙에서그러니까 어린 엘산나가 눈 만들면서 놀 때에 나오는 모티브가 있어.

0:58~1:30 정도까지 나오는 부분인데듣다 보니 이게 엘산나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Sorcery 첫 부분에도 이 모티브가 나오지믿-음직한 한-스와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불안하게 흘러나와동영상에서 보면 1:00 정도에.

그렇게 틀어진 엘산나는 신비로운 얼음성에서 다시 만나지반가우면서도 어색한조금은 서투른 상태로.



그 때 다시 플룻 소리로 은은하게 이 모티브가 흘러나와여기서 나오는 넘버가 We were so close.

처음에는 이게 사운드 때문에 고고한 엘사를 표현하는 음악인 줄 알았는데엘산나의 관계로 다시 비춰 들으니까 다르게 들리더라.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0:22~0:30에서 한층 밝아진 현악으로 나오지?

모든 갈등이 해결된 후 엘산나의 관계가 이렇게나 밝아진걸 암시해서 이 곡도 참 찡해.

특히나 에필로그에서는 FTIF의 모티브가 반복되는 것도 수미상관을 이루지.

오래 전 굳건히 닫혀 있던 문이 드디어 열리던 대관식 날 하루, 그리고 이제 문을 닫지 않을 거라는’ 엘사여왕님의 말처럼 활짝 열린 에렌델의 성문.

거기에 시발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모티브 한 번 찍고 끝내는 건 정말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지.

그렇게 서서히 멀어지는 에렌델과 끝까지 남는 눈송이 하나이러니 예매를 또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


++) 또 한 가지, 나는 디즈니의 환타지아 시리즈를 아주 좋아해. 50몇년도에 나온 환타지아에서, 전원교향곡과 함께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말 그대로 내 어린 시절 모든 상상력과 감성을 책임져 주었고, 환타지아 2000은 비디오로 사서 집에서 BGM처럼 틀어놓곤 했어.

이번에 엘사 여왕님이 에렌델을 녹이는걸 보면서, 환타지아 2000의 마지막 '불새'가 생각나서 공유해본다. 즐감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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