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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엘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에필로그 [BGM 주의]

밀라(112.184) 2016.02.22 23:41:16
조회 1213 추천 30 댓글 1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dKB7L



♠ 전편 링크



ㅡ그럼 전 가볼게요. 수고하셨어요. 


ㅡ네. 엘라나씨 오늘도 수고했어요. 들어가요. 


  안나가 사장님께 밝게 인사하며 가게 문을 나선다. 엘사가 재회를 약속하고 안나를 떠난지 2개월이 되었다. 위즐튼에서 안나의 이름은 엘라나다. 하지만 가명을 쓸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엘사가 떠난 후 안나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엔 겁이나 밖에 잘 나가지도 못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주목하지 않았고 쫓지도 않았다. 한밤 중에 검은 양복의 어깨들이 불쑥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제대로된 의식주도 해결할 수 없었던 안나에게 엘사는 일상이라는 선물을 주고 떠났다. 엘사가 안나에게 남기고 간 7만 달러는 안나에게 최소한의 품위를 보장해주었다. 공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일을 할 것인지 앞으로의 진로는 엘사와 함께 결정할 생각이었지만 일단은 제빵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엘사가 앞으로 학원강사 일을 그만두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엘사가 함께해준다면 빙수가게를 열고 같이 빵도 팔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에 안나는 엘사를 기다리며 제빵 기술을 배우기로 결정했다. 아마 얼음값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재료값을 상당히 건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심지어 안나는 엘사와 함께 식자재로 쓰이는 얼음을 공급하는 사업 아이템까지 구상하고 있었다. 엘사를 실컷 굴리면 아마 위즐튼이나 아렌델 전역의 얼음을 무한으로 공급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겠지? 엘사 언니를 실컷 부려먹고 난 돈방석 위에 앉는거야. 안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어이가 없어 혼자 웃곤 했다. 엘사가 남기고 가는 돈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는 삶이 아니라 여유와 미래를 주었다. 



사실 안나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특별한 삶이다. 어제와 오늘이 같고 별다르게 기대할 게 없는 내일이 반복인 일상. 하찮고 지루한 일들의 연속이자 어떤 특별함도 없는 나날들. 하지만 그런 사소함들은 안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다. 4년 동안 삼평 남짓한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배경이라곤 회색 철창 밖에 없는 감옥에서 있었던 안나에게 이 모든 것은 그토록 바랬던 일상이었다. 곁에 엘사가 없다는 것만 빼고 안나는 모든 것에 감사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노릇하게 구워지는 토스트로 간단히 식사를 하는 것도, 처음 배우는 제빵 기술도, 일이 끝나고 간단히 먹는 디저트도, 산책을 하며 쌀쌀하지만 희미하게 포근한 겨울 바람을 맞아가는 것도 안나에겐 기쁨이었다. 엘사가 준 것이기에 그녀에게 삶은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하나 의미를 붙일만큼 무겁고 중요한 것이었다. 안나의 무거움은 일상을 모두 의미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안나가 행복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건 약속된 희망 때문이었다. 엘사의 약속. 2개월후에 돌아가겠다는 엘사의 약속. 엘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은 안나를 빛나게 만들었다. 안나는 가슴 아리게하는 그리움을 뒤로하고 엘사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다. 그 기다림과 아련한 그리움은 안나를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오롯히 기다리는 안나는 그래서 아름다웠다. 



안나가 가벼운 마음으로 거리를 걷는다. 마침내 오늘이 마지막 밤. 내일이면 엘사를 만날 수 있다.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약간 빨리 퇴근했다. 머리도 미용실에 가서 다시 다듬고 네일 아트도 다시 하고 싶었다. 퇴근해서 이제 빵굽는 고소한 냄세를 더 맡을 수 없게되자 그녀는 갑자기 달달한 게 먹고 싶어진다. 안나는 카페에 들어가 휘핑 크림을 잔뜩 올리고 자바칲까지 잔뜩 뿌린 녹차 라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길가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차분히 바라본다. 칼로리가 너무 높을 걸 같아 따로 저녁식사는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다. 날이 따뜻하진 않았지만 연인들은 서로 어깨를 기대며 거리를 차가운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안나는 그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가슴 한켠에 외로움이란 바람이 가만 불어온다. 하지만 안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엘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볼일을 다보고 안나는 집에 돌아와서 9시 뉴스를 튼다. 머리도 다시 했고 네일샾도 다녀왔다. 엘사와 헤어지고 늘 헤드라인 뉴스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혹시나 엘사와 왕당파 사람들이 작업에 성공해 서던 제도의 위법적 개입과 반란에 관련된 추악한 진실을 밝혀냈다고하는 뉴스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엘사와 왕당파 사람들이 계획하고 있는 것이 폭력을 동반한 투쟁인지, 아니면 다음 선거를 위한 밑작업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법정 투쟁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약간 답답하기도 했다. 게다가 자신도 엄연한 아렌델의 공주인데 이런 일을 비밀로 하는 엘사가 약간 섭섭하기도 했지만 엘사의 마음을 헤하려 이해하기로 했다. 특별한 능력도 없는 나는 사실 짐만 될 것이고 엘사는 내가 다치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을 것이기에. 오늘도 뉴스 내용은 별거 없었다. 여전히 아렌델 왕가의 무고한 고통과 서던제도의 사주를 받은 혁명군에 의해 세워진 아렌델 신공화국은 건재하고 있었다. 그곳엔 아무 일도 없었다. 엘사가 실패한걸까 ? 하지만 상관없었다. 분명 엘사는 내일 오기로 약속했으니까. 아니, 사실 엘사가 실패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아마 언니가 다시 여왕이 된다면 많아 바빠지겠지.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얼굴을 보게 될지도 몰라. 안나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보같아서 웃었다. 한두살 애도 아니고. 그래도 그만큼 엘사를 보고싶었다. 그 누구보다도. 안나는 화장을 지우고 세안을 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오늘만큼은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나가 이렇게 간절히 내일을 원한 적이 없었다. 눈을 감고 뜨면 내일이 열리기를. 그렇게 안나는 기원했다. 














안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감고 머리를 단정하게 메만졌다. 그녀가 거울을 보고 정성스레 화장을 한다. 한번도 쓰지 않은 립스틱을 쓰고 웨이브 펌을 한 머리를 정성들여 메만진다. 그녀가 옷장을 열어 한번도 입지 않았던 여성용으로 특별하게 만들어진 인버네스 코트와 상자에 담긴 부티 구두를 꺼낸다. 엘사를 만났을 때 입고 신기 위해서 아껴놓았던 것들이다. 다 준비하는데는 한시간 넘게 걸렸다. 빨간색 페도라를 머리에 써보고 그녀가 한참을 거울을 바라본다. 왠지 안어울리는 것 같아 페도라를 옷장에 놓고 온다. 그녀는 가벼운 숄더백을 메고 원룸을 나선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아 눈도 그대로 쌓여있었고 공기는 차가웠지만 따스한 햇살이 귀를 간지럽힌다. 구름이 한점 없는 날에 따뜻하게 쏟아지는 햇빛은 마치 다가올 봄을 흥얼거리며 미리 예고하는 것만 같다.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허밍음을 불며 흥얼거렸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약 40분 정도만에 약속장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공원이었고 밴치엔 눈이 얇게 쌓여있었다. 그녀가 눈을 쓸어내리고 자리에 앉고 목도리에 고개를 묻는다. 아직 약속시간이 한시간이나 남았지만 상관 없다. 기다리고 싶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그 설렘과 애틋함을 안나는 놓치기 싫었다. 오로지 엘사를, 세상에서 하나 뿐인 가장 소중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안나는 벤치에서 오롯히 그녀를 기다린다.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하다는 기분을 맛본다. 엘사를 보면 먼저 무슨 말을 할까라는 바보같은 고민도 해본다. 엘사가 날 본다면 먼저 달려와서 안아줄까? 아니, 이젠 내가 먼저 달려가서 안을 거야. 엘사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안나는 그렇게 다짐한다. 시간이 흘렀다.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았지만, 약속시간이 40분이나 지나도 엘사가 나타나지 않자 안나는 약간 초조해졌다. 멀리서 눈을 밟고 오는 서걱서걱 소리가 들린다. 안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엘사가 아니였다. 한 작은 눈사람이었다. 어렸을 적 엘사와 안나가 함께 만들었던 눈사람. 


ㅡ올라프...? 


ㅡ올라프 안나 보고 싶었어요. 오랜만이에요. 난 엘싸가 오래전에 나에게 부탁한게 있어서 이곳에 왔어요. 엘싸의 마지막 선물이에요. 


올라프가 엘사에게 반짝거리는 작은 왕관겸 머리띠를 건냈다. 대관식을 하기전, 특별히 안나가 보석 세공사에게 부탁해서 언니를 위해 마련한 왕관이었다. 엘사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안나에게 다시 건내준 것이다. 그런데 올라프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올라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안나는 오늘따라 늘 쾌활하고 밝던 올라프가 축 져져있음을 눈치채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안나가 왕관을 올라프에게 받고 목소리를 떨면서 물었다. 


ㅡ왜 올라프가 왔어? 엘사 언니는...? 


올라프의 푹 숙인 고개와 축 처진 모습을 안나를 두렵게 하기 충분했다. 안나는 마치 벼랑끝으로 몰리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언니가 잠시 늦는 것뿐이라고. 눈이 많이 내린 것이 아직 녹지 않아서 늦는거라고, 이제 좀 만 기다리면 올 거라고 말해줘. 기차를 놓쳤다고 말해줘... 


올라프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ㅡ엘싸는 오지 않아요. 아니 올 수 없어요. 엘싸는 안나가 위험해지는게 싫어서 아주 먼 여행을 떠났어요. 엘싸가 나에게 전해달라고 했어요. 곁에 없어도 늘 안나를 생각하고 있을테니 너무 슬퍼하지말라고요. 그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요. 그러니 자신을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잠시 올라프가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안나를 올려다 보았다. 


ㅡ그리고 엘싸가 또 말했어요. 앙나를 사랑한데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한데요. 


안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안나는 그제서야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4년만에 재회한 엘사의 그 모든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왕당파 사람들과 만났다는 사실도, 돌아오겠다는 그 모든 말도 안나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엘사의 거짓말이었다. 안나는 너무 뒤늦게 깨닫고 말았다. 누구에게도 쫓기지 않고, 감시당하지 않고 자신이 누릴 수 있었던 있었던 그 모든 일상과 행복은 엘사의 희생 때문이었다. 그제야 뉴스에서의 침묵과 엘사의 모든 행동이 서글픈 퍼즐이 되어 완성되기 시작이었다. 왕당파 사람들과의 거사도 투쟁도 물밑 작업도 없었다. 엘사는 안나를 위해 자신을 쫓는 사람들과 거래를 한 것이었다. 엘사는 자신을 보자마자 도망치라고, 자신이 마련한 아지트에서 보자고 말했었다. 안나는 엘사가 그렇게 말한 이유를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자신은 엘사의 유일한 약점이었고, 엘사를 쫓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말하며 엘사를 협박했을거란 사실까지도. 그래서 엘사는 거래를 했던 것이다. 요구한 것은 안나의 행복이었고 거래한 것은 엘사 자신이었다. 안나와 함께 했던그 단 하루, 그 마지막 밤이 엘사의 마지막이었다. 엘사는 자신을 십자가에 올리고 그 피의 댓가로 안나의 일상을 받아낸 것이다. 이 무정하고 잔혹한 세상에서. 



안나는 그 자리에 오랫동안 서있었다. 상실감은 안나의 눈가를 파고들어 눈물길을 열었다. 전부를 잃었다. 눈물이 그녀의 어깨로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슴이 너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안나가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었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올라프가 접히지도 않는 팔로 안나를 안았다. 홀로 남겨지는 것도 두려웠지만, 그 사실만으로 슬프진 않았다. 엘사가 홀로 죽어갔을 때 느꼈을 차갑고 냉혹한 고독이 생각나 안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엘사가 받은 고통을 보상하라고, 주님이 있다면 원망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과연 신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어째서 엘사가 이런 희생을 감당해야 하냐고. 13년을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반란군 때문에 서로 4년을 떨어져 있었다. 자신은 감옥에서, 엘사는 위즐튼에서 홀로 고독하게. 그리고 기적적으로 재회했을 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였다. 안나는 엘사가 너무 가련해서 소리 내어 울지도 못했다. 엘사의 고독과 슬픔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여리고 상처받으면 깨질 것 같은 것이 엘사였다. 그런 엘사가 자신의 목숨을 댓가로 안나를 살렸다. 안나의 슬픔도 울음소리로 표현될 수 없었다. 


엘사에게 안나를 제외한 모든 것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도. 


ㅡ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어... 



사랑한다고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안나는 울었다. 정성스레 한 화장이 엉망이 되고 마스카라가 번질 때까지. 














엘사는 창틀로 뛰어넘어 탈출하면서 부디 군인들이 안나를 알아보지 못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엘사는 안나가 달아났을 만한 방향의 반대로 전력으로 뛰었다. 술집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독한 위스키를 급하게 들이킨 것이 정신을 차리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스가 그녀에게 안나가 위험할거야라고 외친 순간 그녀는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순전히 자신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었던 안나는, 또다시 자신 때문에 위험해질 것이다. 안나는 이제 자신이 아렌델 여왕의 동생이란 이유만으로 쫓기게 될거야. 그리고 곧 잡히게 되겠지. 안나는 순전히 엘사 때문에 인질이 될 것이다. 엘사가 다짐한다.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허락할 수 없다고. 그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체력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멈추면 무너져 쓰러질 것 같지만 그녀는 온 힘을 다해 호수 건너편 역으로 뛰었다. 그녀가 수풀에 숨어 역이 보일만한 곳에 도착하자 그곳에 양복 입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호수 건너편 백사장엔 구급 차량들과 대형 크래인들이 호숫가에 얌전히 놓여진 기차 주변에 늘어서 있었다. 엘사는 눈이 쌓인 곳으로 걸어가 간절하게 염원한다. 그녀는 안나와의 제일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눈더미 속에서 올라프가 솟아났다. 부디 이제 올라프가 글자를 알아 볼 수 있기를. 엘사가 그렇게 기원한다. 당근이 없어서 어색했지만 안나와 엘사가 만들던 올라프였다. 사라졌던 올라프가 기억이 있을리도 만무한데 올라프가 엘사를 반가워하며 엘사를 굽혀지지도 않는 팔로 안았다. 엘사는 서글프게 웃으면서 올라프를 살짝 떼어놓았다. 


ㅡ올라프 내 부탁들 들어줄 수 있니? 


ㅡ엘싸 부탁이러면 뭐든지! 


엘사가 막대기를 가지고 눈에 무언가를 쓴다. 엘사가 절대 잊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한다. 올라프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다. 다행히 글자를 알아보는 것 같다. 엘사는 올라프를 한번 안아주더니 안나와의 추억이 담긴 그 눈사람을 보내준다. 그녀가 호숫가에 있는 구급대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호수 가까이로 접근한다. 그녀가 조용히 한쪽 무릎을 꿇고 호숫가 바닥에 손을 갖다댄다. 그녀가 손바닥을 핀다. 간절히 염원한다. 얼음의 여왕이자 물의 지배자가 호수에게 부탁한다. 내 소원을 들어주렴. 호숫가에 물이 순식간에 얼면서 위로 솟구친다. 밤하늘 아래에서 별빛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는 얼음 결정들이 아름답게 빛난다. 순식간에 호수의 물이 줄어드는 장관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잠시 구급대원들이 기차를 살펴보는 것을 멈추고 눈 앞에 믿기지 않는 광경을 바라본다. 엘사가 조용히 자리를 뜬다. 엘사가 그곳을 떠났음에도 호수의 물은 계속 얼음 결정으로 변해 계속해서 밤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엘사가 수풀에서 나와 천천히 손을 들고 역을 향해 나아갔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등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지금이라도 뒤로 돌아 도망가고 싶다. 거래에 실패하고 죽을지도 몰라... 그녀는 한번도 총에 맞아본적이 없었는데 지금 앞으로 나가면 가차없이 그들이 자신을 사격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가야해. 엘사가 피가 나도록 입을 앙다물고 앞으로 나아간다. 안나를 위해서 가야한다. 집결한 군병력과 기동대원들이 보인다. 역에 가까이 접근하자 레이저 조준경의 빨간색 점이 자신의 가슴과 얼굴을 뒤덮고 눈이 부실 정도의 서치라이트가 엘사를 사정없이 비춘다. 갑작스런 빛에눈이 부셔 뒤로 넘어질뻔 했다. 그녀가 손을 들고 아무런 공격의사가 없음을 계속 밝히고 있음에도 빨간점들은 탐욕스레 엘사의 머리와 가슴을 흝었다.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다. 한스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ㅡ반갑습니다. 여왕님. 추워보이시는군요. 


한스가 손짓을 하자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캐시미어 코트를 벗어 엘사에게 걸쳐준다. 30명에 가까운 WUT 기동대원들이 엘사에게 총구를 겨누고 순식간에 포위했다. 


ㅡ할 말이 있어. 이 병력들을 물려줬으면 좋겠는데. 


ㅡ제가 왜 그래야 하죠? 


ㅡ내가 왜 제 발로 여길 걸어왔겠어. 좀 생각이란걸 해봐. 


ㅡ본부 방침상 저격수는 철수시킬 수 없습니다. WUT 병력만 뒤로 물리도록하죠. 


한스가 엘사를 벤치로 안내했다. 엘사가 한스를 경계하며 의자에 앉는다. 빨간색 조준점이 더 이상 엘사의 몸을 불쾌하게 흝어내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어디 위치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저격수들이 날 주시하고 있으리라. 


ㅡ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거래에 응할 생각이 있어? 


한스가 기분 나쁘게 웃었다. 


ㅡ그럴 입장이 될거라 생각하십니까. 여왕님의 능력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로 정치하시는 높으신 분들이죠. 그리고 여왕님의 능력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왕님을 실험체로 대할 기업인들이죠. 또한 여왕님을 숙청하고 싶은 사람이 많습니다. 혁명에 성공한 아렌델 신공화국 사람들이죠. 거래는 없습니다. 

한스가 엘사의 턱을 붙잡고 냉혹하게 말했다. 


ㅡ당신에게 선택지는 없어. 


엘사가 한스의 손을 단호하게 뿌리치며 말했다. 


ㅡ호숫가에 풍경이 궁금하지 않아? 그곳 현장 요원에게 한번 연락을 해보는게 좋을 것 같은데. 


한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전기를 들고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몇분후에 다시 돌아왔다. 그의 표정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ㅡ대체... 


ㅡ보던대로야. 난 굳이 그곳에 없더라도 수분이 있다면 멀리서도 얼음으로 통제할 수 있어. 지금 이 순간에도. 호수가 밑바닥이 보이는데 그 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위쪽 하늘을 비춰봐. 


한스가 지시하자 서치라이트가 하늘을 비춘다. 믿기지 않는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진다. 수많은 얼음 덩어리들이 바로 위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ㅡ날 쏘거나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여기 떨어질거야. 주먹 만한 우박을 맞고도 죽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봐. 아마 저 얼음덩어리들은 주먹보단 클걸? 다른 방법도 있겠지. 지하수를 모두 얼려 사람들을 약간 목을 마르게 한다던지. 


한스가 엘사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ㅡ조금만 시간을 줘. 


그가 시간을 좀 지체했다. 그는 이번에도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돌아오더니 엘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ㅡ원하는게 뭐지? 빨리 말하는게 좋을거야. 이런 얄팍한 꼼수는 곧 파훼될테니까. 엘사, 당신이 누굴 상대하고 있는지 기억해야할거야. 아렌델 신공화국, 서던 제도 정보부, 그리고 위즐튼의 병력들. 당신이 이들을 협상테이블을 끌어내는건 요번이 마지막일거야. 내가 장담하지.


ㅡ나도 한번이면 돼. 난 당신들에게 투항하러 온거니까. 


ㅡ뭐라고? 


한스가 놀라서 되묻는다. 


ㅡ대신 내 조건은 하나야. 나에게 며칠간의 시간을 줄 것, 그리고 안나의 관련된 정보들을 모두 폐기하고 안나를 쫓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것. 


엘사가 애써 태연한척 하며 단호하게 말한다.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등뒤엔 식은 땀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시 엘사의 말을 듣고 한스가 건물로 돌아간다. 엘사가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태연한 척 하는 것이 힘들다. 몸의 긴장이 풀어지려 하고 있었다. 한스가 한참을 지체하더니 엘사에게 돌아왔다. 


ㅡ당신이 3일후에 순수히 투항한다면 당신의 동생을 쫓을 이유도, 위협할 이유도 전혀 없겠지. 그녀는 순전히 단순히 당신을 끌어낼 미끼 역할을 할 예정이었으니까. 3일 후에 아침 7시까지 이곳으로 와. 


말을 마치고 그가 그녀에게 귀고리를 건내준다. 엘사는 말하지 않아도 그것이 GPS 추적기인지 알수 있었다. 엘사가 조용히 귀고리를 왼쪽 귀에 단다. 


ㅡ부탁할게. 일주일만 내게 시간을 줘. 3일은 너무 짧아. 


엘사가 자존심을 굽히고 간절하게 말했다. 한스가 완고하게 고개를 젓는다. 어색하고 긴 침묵이 흘렀다. 엘사가 손을 움켜쥔다. 그녀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3일. 안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3일이라니. 게다가 제 시간안에 안나가 오지 않는다면... 하지만 엘사가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 하루에 감사하자. 


엘사가 거래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사의 등 뒤에서 한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어조다. 


ㅡ왜 이렇게까지 하는거지? 


엘사가 걸어가려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앞을 보며 말했다. 


ㅡ안나 외엔 모든 게 가벼우니까. 


















시간은 잔인하게 흘러갔다. 안나와의 마지막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엘사는 안나 곁에서 잘 수 없었다. 엘사는 새벽 4시까지 꼬박 밤을 샜다. 새벽 5시 첫 열차를 타지 않으면 약속장소 시간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엘사는 안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잠버릇이 심한 안나가 종종 이불을 걷어차면 이불을 조용히 덮어주었고, 안나가 배게가 아닌 침대보에 코를 박고 자고 있으면 조용히 안나의 머리를 들어 배게에 뉘어주었다. 안나는 코까지 가끔 골면서 머리가 산발이 된채 잠에 푹 빠져 있었다. 꽤나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한번을 깨지 않고 안나는 계속 잤다. 꿈을 꾸고 있었을련지도 모른다. 엘사는 13년간의 고독을 생각한다. 자신의 고독이 아닌, 안나의 고독. 엘사는 4년간의 고통을 생각한다. 자신의 고통이 아닌 안나의 고통. 무채색의 감옥에서 자신 대신 4년이란 시간을 보낸 안나의 고통. 



13년의 고독은 자신의 얼어붙는 능력 때문에 생긴 것이었고, 4년간의 고통은 자신의 초능력을 경계한 정치적 정적들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엘사는 자고 있는 안나에게 조용히 되묻는다. 왜 날 미워하지 않니. 내 인생을 망쳐놨다고, 내 젊음과 청춘을 앗아갔다고 원망하지 않니. 하지만 안나가 무슨 대답을 할지는 알고 있었다. 안나가 만약 깨어 있다면, 웃으면서 괜찮다고 안아줄 것이다. 그리고 난 아무 말도 할수 없어 그저 안나의 체온을 느끼고 있겠지. 13년이 지나고 다시 4년이 흘러 기적적으로 재회했지만, 엘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였고 이젠 10분도 남지 않았다. 엘사는 이제까지 한번도 세상이나, 신을 원망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무정하게 쉽게 흘러가는 시간만은 원망했다. 어떠한 자비도 없이, 마지막 이별을 향해 질주하는 시간. 엘사가 안나와 보냈던 어제를 회상한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 밥을 먹고 집에서 뒹굴며 같이 영화를 보고 함께 침대에서 자는 평범한 일상. 하지만 엘사는 깨닫는다. 그 하룻동안... 안나에게 한번도 사랑했다고 말하지 못한 것을. 미안하다고 고맙다고도... 정작 필요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엘사가 곤히 자고 있는 안나를 깨우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안나를 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엘사가 안나를 향해 손을 뻗는다. 엘사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손을 거둔다. 여기서 안나를 깨우면... 난 갈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안나가 보내주지 않겠지. 안나를 위해 가야한다. 안나를 깨우는 대신 엘사는 안나의 머리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래, 영원의 입장에선 만남이란 곧 이별을 의미하겠지. 영원 속에서 만남과 이별은 무한히 가까워져 결국은 서로 겹쳐질테니.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말자. 아주 조금, 조금 이르게 이별을 하는 것 뿐이야. 엘사가 억지로 행복했던 어제의 기억을 떠올린다. 4년간에 도피 생활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바로 어제였노라고, 마치 그 4년은 어제 하루만을 위해 준비하고 살아간 것만 같았다고 위안한다. 죽는다면 그 기억을 가지고 죽고 싶었다. 안나에게 망각과 시간의 파도가 들이쳐 기억의 백사장을 지워 영원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엘사는 조금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왜 신을 믿고 영원을 믿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신을 믿지 않았지만 이 순간 간절히 소망했다. 신이 있어 부디 영원히 있기를, 내가 눈을 감는 시간이 끝이 아니기를. 안나를 영원히 다시 만날수 없다면, 죽는 것보다 고통스러울테니. 그녀의 눈가에서 한방울 눈물이 떨어져 아름다운 얼음결정으로 화한다. 그녀가 안나의 손을 한번 잡고 입을 맞추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속삭인다. 



ㅡ안나, 난 깃털처럼 가볍게 잠시 떠날게. 안나는 무거움으로 남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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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덧글로 원작이나 원작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갤러들이 있어서 답변을 좀 할게. 원작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란 책이야. 소위 포스트 모던더니즘을 대표하는 문학이라고도 말을 하곤 해. 불멸과 함께 쿤데라 최고작이기하고. 원작은 체코의 정치적 격변기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책인데, 사실 픽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야. 쿤데라 특유의 시간에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입체적 전개 속에 인물간의 삶을 통해 실존과 삶의 의미, 유의미와 무의미의 경계를 그려내. 소설과 수필, 그리고 철학에서 신학까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책이야. 


책에서는 처음에 영원회귀를 언급하며 삶에 허무함과 무의미를 언급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묘사하려는 듯이 파르메니데스의 무거움과 가벼움이란 개념을 언급해. 그리고 사랑과 섹스까지 모든 것이 가벼운 토마스, 모든 것을 무겁게 느끼는 테레사가 서로 만나고 사랑을 시작하게 되지. 테레사와 토마스의 사랑이 중심 축이긴 하지만 결코 이것이 소설의 전부는 아니고, 오히려 그들의 사랑은 사랑의 '불가능성'과 '무의미함'을 역으로 상징하기도 해. 사랑의 한계와 좌절을 알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쿤데라는 서글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내지. 


사실 내용 자체는 원작과 전혀 상관이 없고,(또 원작은 상당히 야함) 내가 픽에서 따온 부분은 그 가벼움과 무거움의 개념이고, 사랑에 대한 일부 사유였어. 개인적으로 지금 부모님이 샀던 구번역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데, 지금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책을 빌려주고 받지 못해서 원작을 직접 보면서 픽을 쓰지 못한 것이 좀 아쉽네. (민음사 새로 나온 번역이 상당히 별로임.) 원작이 워낙 넘사벽이라 원작을 읽고 픽을 보게되면 오징어로 보임. 


현퀘하면서 주로 폰하고 태블릿으로 짬짬히 쓰고 집에와서 정리했는데... 오타가 쩔어도 이해해주고... 여튼 노잼픽 덧글 일일이 달아주고 추천 준 갤러들 고맙고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했어. 



Bgm에 들어간 앨범들은 


Griems - artangels 


Anathmea - Weather system 


Within Temptation - Hydra 


Leona Lewis - Spirits 


Hikaru Utada - 桜流し(디지털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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