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아렌델의 친분은 꽤 깊다.

라푼젤이 마녀에게 납치당했을때 제일 먼저 사람을 보낸건 아렌델이었고 엘사와 안나가 슬픔에 잠겨 있을때 아픔을 나누자며 손을 먼저 내민 이웃 나라는 코로나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친분은 대를 이어 내려오지 못하고 지금의 라푼젤 부부와 엘사, 안나는 표면적인 친분 밖에 되지 못했다.

그들은 어색했다.

"엘사 여왕님. 코로나에서 오셨습니다."

안나가 크리스토프와 공식적인 결혼 발표를 함에 따라 이웃 나라들은 초대를 받았고 마을을 비롯한 산 너머 트롤들까지 파티를 시작했다.

"라푼젤 입니다. 엘사 여왕님."

흐뭇하게 라푼젤 부부를 바라보는 여왕님. 만남 자체가 두번째라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공기의 흐름을 바꾼건 안나였다.

"잘 왔어요. 바쁜 와중에 방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여왕님. 사실 주고 싶은 선물도 있거든요. 이제 곧 결혼 하실 안나 공주님과 아름다운 엘사 여왕님을 위해서요."

"그게 뭐에요? 라푼젤!"

엘사와 라푼젤의 대화 중간에 끼어든 잔뜩 흥분한 안나는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좋아했다.

"안나!"

"그치만 언니, 표면적인 선물들은 질린다고 라푼젤들은 그래도 우리랑 친한 편이니까 뭔가 굉장 할거야! 그치?"

"당장은 아니에요. 안나. 하지만 밤이 깊어지고 별이 뜨면 그때 선물이 도착할거에요."

라푼젤은 이 말을 뒤로하고 파티장으로 들어섰다.

유진과 크리스토프는 뭔가 맞는게 있었다. 신분의 차이에서 느끼는 공주와의 괴리감. 영화 같은 스토리의 첫만남. 잘생긴 얼굴 때문에 피곤하다는둥. 술이 들어가고 평소 쳐다도 못본 담배들을 물기 시작하자 밖으로 나와 맥주, 와인등을 챙기고 본격적인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오, 유진 사실 정말 궁금해. 선물이 대체 뭐야?"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야. 우리에게 필요한건 기적과 믿음. 그리고 날씨지."

알수 없는 말을 하고는 유진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북쪽 산에서 밝혀지는 불. 조그마한 불이 하나둘 생겨났다.

"시작이군. 난 공주님을 만나러 가봐야해서 못다한 얘기는 다음에 하지. 크리스토프."

유진이 사라지고 크리스토프는 성으로 올라갔다.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한 꼭대기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불빛은 많아지고 하늘로 올라갔다. 바람은 적당하고 달빛조차 숨을 정도로 어두운 밤.

그곳에서 크리스토프는 안나의 앞에 서있다. 반지 만큼은 왕국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던 그는 작은거 하나라도 안나에게 해주고 싶었다.

다시 무릎을 꿇었다.

"전에는 이런거 없었지. 미안해 안나."

주머니에서 반지가 나온다. 손에 끼워주고는 말을 잇는다.

"나랑 결혼해줘. 안나. 전에 했던 프로포즈가 거짓이란 얘기는 아니야. 단지 작은거 하나 못해주는 내가 한심하고 없어보였어."

안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신이 좋아요 크리스토프."

등불은 협곡으로 자리를 옮겼다. 눈이 부실 정도의 빛이 왕국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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