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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단편] 얼음마녀

숙련된조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17 02:34:24
조회 3107 추천 51 댓글 18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vcf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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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어느 왕국에 두 어린 공주가 살았어.

 

 

 

언니는 마법을 타고났는데 처음엔 그 능력이 두려웠지만 3살 어린 동생이 곁에서 같이 있어준 덕에 마법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대.

왕과 왕비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 마법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도 들키지 않았거든.

성문은 열린 상태였고 공주들은 행복했어. 왕국 곳곳을 누비며 즐거운 어린시절을 보내.

국민들도 첫째 공주의 비밀을 모두 알게 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어릴땐 아직 귀여운 수준이었거든.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언니의 마법은 강해져. 그 아이가 바라는 정도 이상의 마법이 왕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몇번의 사고를 일으킨 언니를 국민들은 두려워하고 비난하기 시작하지. 그 애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호소해. 제어를 할수 없다고..

동생과 왕비가 그녀를 감싸고 왕은 고민해. 이미 알려진 왕위후계자를 이제와서 숨길순 없었어. 민심을 잃게 되는것도 골치아팠지.

 

 

 

아슬아슬하게 버텨왔지만 끝내 첫 희생자가 나오고 말았어. 언니 나이 18세. 중요한 행사로 인해 타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어.

우연히 듣게된 시민들의 매도에 제어력를 잃은 언니의 마법이 그들을 덮쳤어. 하지만 죽은건 그들이 아녔어.

통제가 안되는 채로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내는 언니를 꼭 껴안고 왕비는 생전 그 모습 그대로 얼어붙어 세상을 떠났대.

 

 

 

왕비의 장례식날. 시민들과 신하들, 타국의 사람들이 모두 모인 그 자리에서 왕은 큰 딸을 추방해.

동생이 경악하며 반대했지만 분노에 혼을 빼앗긴 왕에겐 들리지 않았어.

언니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녀를 보호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시민들은 그녀에게 돌을 던지고 그녀는 쫓겨나듯 왕국에서 도망쳐.

동생의 외침은 비난소리에 묻혀 그녀에게 닿지 못하고 언니는 얼어붙는 협곡의 물위를 달려 북쪽산으로 향해.

도중에 발밑의 얼음에 비친 자신이 마치 예언의 얼음마녀같아서..

애써 눈을 피하고 달리는 그녀는 두번 다시 돌아보지 않았어.

 

 

 

언니는 북쪽산 꼭대기에서 혼자 살아갈것을 결심해. 모종의 해방감을 느끼며 얼음성을 짓고 문을 닫아버리곤 안에 쳐박힌 그녀는 생각해.

슬프지만 이게 제일 바람직한거야. 세상을 멸망시킨다는 예언의 마녀보다는 북쪽산의 외로운 공주로 사는쪽이 나으니까.

그 성은 이제 그 아이가 그 아이로서 있을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어.

하지만 그녀는 몰랐지. 그 날 이후로 세상에 겨울이 찾아온것을.

 

 

 

타국의 신하들은 얼어붙은 바다에 발이 묶여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갈 수 없었어.

그들은 왕에게 따지기 시작해. 모든 것은 별다른 조치없이 그녀를 추방한 왕의 탓이라고.

책임을 강요하는 그들은 겨울을 멈출 수 있다면 어떤 도움이라도 주겠다며 왕을 압박하고..

왕은 머리가 아파져. 이제와서 큰 딸을 설득할 수단이 있을리가..

그런 그에게 성 구석에서 울고있는 작은 딸이 보였어.

 

 

 

언니는 어이가 없었어. 자신의 성을 둘러싼 수많은 병사들은 아무래도 좋았지만 그 가장 앞에 서있는 동생의 모습에.

그 인간은 큰 딸이 버리는 패가 되자마자 미련없이 놔버리곤 이번엔 그녀의 동생이란 카드를 내밀고 있었어.

언니는 문을 열지 않아. 그녀를 잠식해가는 분노를 꾹꾹 누르며 그들을 외면해.

설득에 응할 능력 그 이전에 응할 의사 자체가 생기지 않았어.

하지만 아래의 병사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설득이 아니었어.

 

 

 

각국에서 모인 병사들의 부대가 얼음성의 공략을 시작해. 동생은 깜짝 놀라. 이런건 들은적이 없었어.

왕국의 국왕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대국의 입장에선 이런 소국의 편의를 일일이 봐줄순 없었어.

그 결과가 타국의 공주를 시해하는 결과를 불러오더라도, 이 왕국과의 국교가 끊기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겨울을 끝장내.'

처음부터 생각할 필요도 없을정도로 해야할 일은 명확했어.

 

 

 

언니는 눈사람들을 불러내 맞서 싸워. 자의로 사람을 해친적은 없었기에 그녀의 손속엔 망설임이 남았고 결국 몰리게 돼.

체력이 다하고 도망갈 곳도 막힌 채 언니는 끝이 다가왔음을 느껴. 날아오는 칼날에 눈을 질끈감은 그녀에게 다음순간 느껴진 건 몸을 덮치는 뜨거움.

하지만 아프지가 않았어. 눈을 뜬 그녀의 앞에 동생의 얼굴이 보여. 몸에 뿌려진 피는 언니의 것이 아니었어.

"언니는 마녀가 아냐." 동생이 스르르 기울어 바닥에 쓰러지고 언니는 다음 순간을 기억하지 못했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언니는 그녀의 동생과 얼음성의 가장 안쪽에 있었어. 얼음으로 된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는 동생.

보통사람이라면 추울테지만 언니는 걱정하지 않았어. 이제 동생은 추위따윈 괴롭지 않을 거란걸 알고 있었거든.

그 평온한 얼굴을 마지막으로 쓸어내리고 언니는 성을 천천히 걸어나와.

성주변은 마치 묘지였어. 많은 병사들이 마지막 모습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어.

언니는 헛웃음이 나왔어.

그녀의 아버지가 딸들을 버리면서 지키려 한 자리는 기껏해야 이정도 밖에 안돼.

다른 대국의 뜻에 그 의지 따위는 너무도 쉽게 묵살당하는 소국의 왕의 자리, 그리고 그 자리를 위해 버려진 자신과 이용당한 동생.

언니는 모든게 하찮아졌어.

 

 

 

그녀의 주변에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하고 얼음성에 금이가기 시작해.

휘몰아치는 냉기에 언니의 몸이 얼어붙고 얼음성이 흔들거렸어.

성은 그녀가 그녀로서 있을 수 있었던 마지막 장소였지만 이제는 아니었어.

이젠 그저 흉물스럽게 커다란 하나의 관이었지.

 

 

 

완전히 얼어붙는 자신을 느끼며 언니는 생각했어.

'언니는 마녀가 아냐.'

그래 나는, 언니는 마녀가 아냐. 동생도 나도 오늘 여기서 죽었어.

 

 

 

여기저기 금이간 얼음성이 동생을 품은채로 무너져 내리고..

그 충격에 언니를 감싼 얼음에 균열이 생겨.

 

 

 

그들은 내가 하는 말따위 단한번도 듣지 않았어.

그러니까 대화는 없을거야.

바란다면 되어줄게.

 

 

 

성이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번데기에서 부화하듯 누군가 얼음속에서 눈을 떴어.

그곳에 더이상 언니는 없었어.

 

 

 

나를 마녀라 매도하던 사람들.

바란것이 그것이라면 기꺼이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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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마녀가 차갑게 미소지었어.

 

 

 

 

 

 


--

 

 

 

 

 

 


어느새 자신이 집중해버려 정신없이 글을 읽어내려가던 엘사가 고개를 들었다.
아까부터 묘하게 조용한데 듣고 있는건가..?
시선을 들어올린 엘사의 눈에 조그만 소녀가 보였다.
적갈색 머리칼을 양쪽으로 쫑쫑 묶은 사랑스러운 그녀의 동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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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근새근-

 

 

자고있네..
엘사는 김이 빠져 눈을 내리깔곤, 책을 덮어 모서리부분으로 안나의 정수리를 툭 쳤다.

 

 

"악!"
"네가 읽어 달랬잖아."

무방비상태에서 받은 충격에 비명을 지르는 안나.

 

항상 밖에서 놀자던 그 아이가 왠일로 서재에서 책한권을 들고 왔다.
그것도 그림이라곤 하나도 없는 글씨만 빽빽한 오래된 책.
아직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안나는 어려운 책들도 뚝딱 읽어내는 엘사를 부러워 했고,
그걸 알고 있기에 요청에 응한건데 졸고 앉았어?

 

 

"듣고 있었어!!"
"허, 그래? 그럼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는데?"
"으음.. 어린 두 공주는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입을 다물고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엘사의 시선에 안나는 미안한 표정으로 씨익 웃곤 말했다.

 

 

"근데 그거 재미 없는걸."
-그러니까, 네가 읽어 달랬잖아. 목구멍까지 말이 튀어나왔지만 엘사는 꾹 참곤 삼켜버렸다.
사실 중간부분쯤 부턴 이 책을 골라온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으니까.
책을 툭 내려놓고는 미소지으며 엘사가 입을 열었다.

 

 

"피곤하니? 좀 잘래?"

안나는 대답없이 침대위로 기어올라가 눕고는 옆자리를 팡팡 두들겼다.

 

-이리와-
눈으로 말하는 듯한 안나를 보며 푹 한숨을 쉬면서도 고분고분하게 침대위로 올라가 옆에 눕는 엘사.

 

 

"저기, 언니."
"응?"
"난 역시 행복한 이야기가 더 좋아."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안나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나도 그래."
엘사는 빙그레 웃음 짓곤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바로 곁에서 들리는 동생의 조그만 숨소리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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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올리네.

 

700에서 정신놓고 부른노래 개년글에 올라가서 두들겨 맞아 정신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염소창법 ㅋ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그렇게 떨줄은 몰랐어.

 

다음엔 좀더 잘불러볼게.

 

전에 쓴 장편 영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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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겨울. 프갤연재 1-13완 + 외전

3년전 아렌델에 들이닥친 겨울을 다룬 원작기반 팬픽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38367

 

장편 하나 더 쓰고있는데 구상단계라 언제 시작할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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