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오락기 성지 영등포 유통상가 다녀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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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오락기 성지 영등포 유통상가 다녀온 후기앱에서 작성

폴라리스

2023.08.24 21:55:57

조회 1791 추천 73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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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볼일 보고 돌아가려던 길에 이곳이 눈에 띄어서 홀린 듯이 들어가봤다

서울에는 아케이드 게임기를 전문으로 유통하던 대규모 상가가 세 군데 있는데

청계천 종합상가,

을지로 대림상가,

그리고 이 영등포 유통 전자상가다.

나에게는 약 25년 전, 외삼촌의 사무실이 이곳에 있어 집에서도 가까운 편이었기에 아주 가끔씩 놀러가던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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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다 오락기 천국인 것은 아니고, 게임기 유통 상가는 2층부터 3층까지 분포해있다. 그 외에는 재봉기 등 각종 기계가 즐비하여 있는데, 나는 2-3층만 둘러보러 갔음

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엘레베이터에, 앞뒤로 던전의 갈림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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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금연건물이다.

예전에 이곳에 갈때만해도 사람들이 사무실 안에서 그냥 담배를 태워댔다.

그러다보니 담배냄새와 납땜냄새가 뒤섞여 풍겨오곤했다. 납땜냄새는 지금도 건물 전체에 배어있는 듯 했다. 기계 전문 유통상가다보니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때와 같은 냄새를 맡으니 정겨운 기분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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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옆 엘레베이터 앞뒤로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미로같은 던전이 펼쳐진다.. 블럭으로 여러구획이 촘촘하게 나뉘어있어 각자 기업이 그 사무실을 임대하여 쓰는 곳이라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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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어있는 오락기들이 상당히 많았다

사무실 바로 옆에 테트리스 오락기가 있어서 그 앞에서 시간을 자주 때운 기억이 난다. 지금은 없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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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크라이시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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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판 마리오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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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 기기 껍데기들. 스틱도 안박은 목재 물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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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앞에 있을 것 같은 소형 오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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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다가 웬 선교사라는 세1끼가 말걸어서 도망가느라 혼났다. 왜 이런 곳 까지 와서 포교활동을 하는거지 어이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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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돌아다녀봤지만 가동하고 있는 기기는 없었다

일본에서도 코로나 여파로 게임센터들이 많이죽었는데

한국은 오죽할까.

우습게도 성인용오락기가 더 많았다

바다이야기 같은 류들 말하는거 맞다. 그거라도 해야 연명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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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케이드 게임기보다,

노래방 반주기기

성인용 오락기(도박)

동전교환기 같은게 대부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크게 죽어있었다

사무실들도 둘러보니 사람 거의 안보이고 머리벗겨진 할배가 의자에 기대 입을 벌리고 낮잠자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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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과 완전히 그대로인건 상가 내 매점 뿐이었다

글자폰트만 봐도 세월이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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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곧 무너지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건물이 낡았다. 1987년 준공인데...

생각해보니 은마아파트도 아직 멀?쩡한데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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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길에 눈에 띈 것은

그날 본 오락기들 중에 가장 최신(?)오락기였다

어딘가 오락실로 팔려가기 직전 내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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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테트리스 춤에 맞춰 스틱을 돌리며 기뻐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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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그하다가 적한테 붙잡혀 탄식을 내지를 일도 없겠지만

추억의 단편을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던 장소를 다시 확인해 볼 기회가 있었단 것에 감사하고 그만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월광보합 좀 뽐뿌오네

고정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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