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무슨 인터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하지메가 에렌은 스토리 전개에 끌려다니느라 자기도 이해가 안간다고 했던가? 너무 오래전에 본 인터뷰라 정확한 말은 기억은 안나는데 여하간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느라고 에렌이라는 캐릭터의 심리 묘사가 충분치 못한 면은 있다는 취지였던 것 같음.

나도 예전부터 에렌은 인간같지 않다고 느껴서 위화감이 들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할 공포심부터가 없다는거임.

상식적으로 미카사 부모님을 죽인 인신매매범같은 범죄자들, 어린애가 보면 무서워서 벌벌 떠는게 정상이고, 거인 앞에서는 아무리 강한 사람이어도 몸이 굳는게 정상아님? 근데 에렌은 인신매매범이건 거인이건 맨손으로라도 죽이겠다고 덤벼들고....에렌은 태어날때부터 공포심이 없는 것 같음. 그리고 그걸 뛰어넘어서 죽이겠다고 덤벼들음. 충분히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굳이 달려들어 죽이고 죽이고 나서도 죄책감도 전혀 없음. 아무리 흉악한 인간을 죽여도 살인을 하면 기분이 좋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나는 가축을 죽였을 뿐이라고 너무 당당함.거기다 그리샤가 살인 자체에 대해서 꾸짖은게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내몬 것에 대해서 꾸짖었다는 것도 지금 생각하면 좀 소름이네.

그리고 에렌은 자기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삶의 방식이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음. 초반에 조사병단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세금이나 축내는거 아니냐고 말한 마을 아저씨한테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하냐고 무조건 때리려고 하고(그때는 조사병단이 한 번도 이긴적이 없었으니 마을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말 할 수 있다고 봄), 쟝하고도 사사건건 부딪히고, 리바이 하극상은 말할것도 없고.

결국 에렌의 행동을 통해서 만화의 큰 스토리가 진행되긴 하지만, 그렇게 되다보니 에렌은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가지는 감정들이 없어져버린 캐릭터가 되었고, 독자 입장에서도 에렌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