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 불펜이 마무리 손승락(35)의 분전 속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우완 포크볼러 조정훈(32)도 후반기 셋업맨으로 활약 중이고, 베테랑 좌완투수 이명우(35)도 본 모습을 되찾았다.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5강 울타리를 넘기 위해 믿음직한 불펜투수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그런 의미에서 베테랑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39·이상 롯데)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1군 무대에 돌아오면 롯데 불펜의 훌륭한 조커가 될 수 있다.

롯데는 후반기 안정적인 투수력을 과시하며 역전의 명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최근 10경기에서 8세이브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손승락 덕분에 롯데 선수단 전체에도 끝까지 해보자는 투지가 넘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없지 않다. 7년 여만에 1군 마운드에 다시 선 조정훈은 연투 없이 관리를 받으며 등판하고 있다. 후반기 잘해주고 있는 박진형도 아직 어리다. 장시환의 컨디션도 100%라 볼 수 없다. 매 경기 접전을 펼치다보니 필승조의 과부하도 걱정하고 있다. 불펜을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계속될 후반기 순위싸움에서 베테랑 불펜요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롯데는 정대현의 컨디션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정대현은 지난해까지 16시즌을 뛰며 통산 방어율 2.21, 106세이브, 121홀드를 기록 중이다. 2013년부터 하락세이지만 워낙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투수여서 중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다. 최근 10년간 가장 롯데의 불펜진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 양승호 전 감독 시절에도 정대현은 불펜의 만능 조커로 활용됐다.

물론 정대현도 흘러간 세월만큼 나이를 먹었다. 올시즌 정대현은 퓨처스리그에서만 등판했고 10경기에서 1홀드, 방어율 3.72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16일 kt전 이후 두 달 가까이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 관계자는 “골반이 좋지 않아 그동안 3군과 재활군에 계속 있었다. 하지만 큰 부상은 아니고 현재 3군에서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곧 2군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대현은 100% 몸상태가 아니면 공을 던지지 않는 유형의 투수다. 실전에 등판할 단계라면 본인 스스로 몸상태에 대한 확신이 섰다는 얘기다.

정대현은 언더핸드 투수이면서도 좌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고 있다. 그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원포인트 릴리프, 셋업맨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곧 나설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5강 싸움의 분수령이 될 시즌 막판 1군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정대현 역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의미없이 보내기를 원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