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이사 온 지 2달 째입니다.

원래 까탈스러울 정도로 맛집 따지는 성격이고,

여기저기 검색해서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별로면 되게 짜증내는 성격인데,

암튼 정말 제 스스로 여기저기 찾아가서 발견한 맛집, 정리해봅니다.

알바도 광고도 아닌데 그렇게 오해하실까봐 업소명 끝은 * 로 처리합니다.

일단, 일산은 서울에 비해서 '가격대비 맛집'은 많은 편이네요.

1. 큐슈 울트라아* (일본라멘집)

오늘 가본 곳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먹어본 베스트 라멘집 탑 3에 듭니다.

일단 이 가게는 겉에 '이게 진짜 라멘이다' 였던가, 문구가 적혀 있는데

이 자신감부터가 맘에 들었고, 역시나, 실망스럽지 않네요.

맛 없게 하는 집은 보통 육수에 물을 섞어서 거기에 어거지로 소금을 넣어서 싱거움을 채우는데,

여기는 사골육수 그대로입니다. 거기에 비린 맛을 잡아주는 재료를 잘 넣은 것 같고,

제가 인정하는 라멘집 답게, 국물까지 다 마셨네요.

심지어 곁들이는 소금,백후추,시치미 등 모두 일본산이었던 것도 뭔가 일본 정통 느낌이었음

게다가 단무지도, 오돌오돌 일본식 단무지였어요.

양은 딱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적절량을 줘서 좋았네요.

2. 파주 닭국* (닭국수집)

역시나.. 국물 진국이고 거기에 불에 그을린 파기름을 베이스로 해서 그런가

닭비린내 하나도 없네요. 적절하게 넣어주는 닭고기 덩어리도 좋고요.

여긴 닭고기 탕수육도 맛있네요. 김치도 직접 만든 겉절이고요.

단, 양이 너무 많아요. 배불리 든든히 주는 건 좋은데,

남기는 거 아까워하는 저로서, 또 그게 환경오염이 될 거를 생각하면 아쉬워요.

게다가 맛있게 잘 만든 음식은 버리기 더 아깝잖아요.

심지어 김치도 양은 적당히 줘도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어쨌든 맛은 정말 굳

이거 일산/파주 체인점인가요? 서울에선 못 본 거 같아서

3. 니취8로* (중국음식)

여기 차돌짬뽕은 제가 먹어본 짬뽕 중 거의 최고였어요.

원래 짬뽕 안 좋아해요. 근데 여기 짬뽕은 맛있더군요.

차돌이랑 파 충분히 넣어서 국물 제대로 우린 거 같고,

물론 조미료를 아예 안 넣진 않았겠지만,

조미료 범벅으로 승부하는 중국집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네요.

여긴 고기간짜장도 맛있네요.

단, 역시나 양이 너무 많아요, 늘 남깁니다.

양 많은 건 이 집 마케팅인가봐요, 이렇게 우리가 후하게 준다는 걸

어필하는 거 같으나, 역시나 남기는 건 아까워요.

단, 중국어 전공자로서 '너 밥 먹었니?' 라는 뜻의 가게이름의 정확한 발음은 '니츠팔러마' 임

4. 오복떡* (떡)

여기 백설기 중에 천연재료로 물들여서 밤이랑 곡물 같은 거 넣어서 만든

보라색, 노란색 등등 백설기 떡 진짜 맛있네요.

가격은 3천원이고, 맛없는 5천원 케이크보다 훨씬 낫네요.

맛있다 싶어서 보니 여기저기 TV에서 소개된 집인가봐요.

여긴 직접 담군 장으로도 유명한 거 같던데 궁금하군요.

5. 떡갈비* (떡갈비)

이건 웨스턴돔 근처 노점상인데, 아저씨가 일단 재밌구요.

보통 막 공손하고 착하고 말투 막 부드럽고 이런 걸 서비스가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이 아저씨는 재밌는 동네 아저씨처럼 말을 막 내뱉으시는데 그게 사람을 즐겁게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서비스마인드가 지나친 곳보단 이런 곳이 더 정감이 가요.

암튼 여기 정말 맛있네요. 2,500원의 행복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비린내도 안 나고 떡도 굉장히 쫀득해요.

소스에는 마늘,생강 등의 향이 나는걸 보니 어디 공장에서 떼온게 아니라 직접 만드신 거 같네요.

역시 생활의 달인 등 TV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곳 같네요.

좋은 건 오뎅 하나 먹으면 하나 더 먹으라고 하면서 가격도 700원이라 적어놓고 500원만 받으세요.

게다가 카드결제도 받으심

6. 오 케이* (케이크)

웨스턴돔 근처 케이크 집인데, 우유생크림을 쓰는 곳이네요.

겉에 홍보도 그렇게 하고 있구요.

일단 생크림이 느끼하거나 터부룩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나는 걸 보니 우유 생크림은 맞는 거 같아요.

당도도 너무 달지 않게, 약간 단맛이 나는 듯 마는 듯 해서 개인적으로 딱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대기업 체인점 빵을 싫어하고, 이런 개인이 좋은 재료로 운영하는 빵집 좋아하는데

이 집 케이크는 완전 베스트까진 아니어도 가격대비 좋네요.

7. 돈돈* (일본 가정식)

이 집은 메뉴 첫번째 두번째 빼곤, 충족감 대비 가격이 비싸다고 결론이 지어져, '보류'로 변경합니다

8. 아임 돈부* (돈부리)

제가 먹어본 돈부리 중 제일 맛있음

참 신기한 건, 보통 이런 튀김 먹으면 속이 터부룩하고 그런데, 여긴 한 번도 터부룩한 적이 없음

기름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 같고, 튀김 안에 실물 고기 양도 꽤 많음

겉에 '돈부리는 그 한그릇으로 든든해야 한다'라고 쓰여있는데, 정말 든든함

밥에 밑간을 하고 그 위에 튀김 얹은 것 뿐인데 맛있음

개인적으로는 '가츠동에 치즈추가' 추천

밥의 약간 짠내를 모짜렐라 치즈가 중화시켜줌

치즈 역시 진짜 모짜렐라고, 보통 치즈 추가하면 다른 데는 노란 치즈 절반 잘라 주거나 모짜렐라 코딱지만큼 주는데,

여긴 치즈도 막 쭉쭉 늘어나게 줌, 그리고 치즈 자체도 더 고소하고 맛있음

단, 여기 나가사키 짬뽕은 너무 별로였음

9. 통큰 왕만* (만두)

니취8로마 바로 옆에 있는 곳인데, 튀김만두와 새우만두가 맛있네요.

개인적으로 2-3천원짜리 만두 안 좋아합니다. 왜냐면 10에 9 속이 부실하거든요.

어쩌다 만두 가격은 2천원이어야 돼라는 인식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3-4천원대의 만두여야 속이 좀 실속이 있죠. 제가 체인점 북촌 손만두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이 집 고기만두는 솔직히 보통인데 (가격 맞추느라 속이 약간 부족해요)

대신 튀김만두와 새우만두는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여기 찐빵, 팥이 보급형 중국산이 아니라, 덜 달면서 약간 팥조각이 씹히는 게

딱, 직접 고은 팥이더라구요. 그래서 여쭤보니, 직접 국산팥으로 고은 팥 맞다고 하시네요.

찐빵 맛있는데, 가격은 겨우 하나에 800원, 또 여러개 하면 할인까지 해줘요.

하나에 천원 받아도 될 듯, 맛있게 만들어주셨으면 더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200원 더 준다고 생활 힘들어지는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안에 팥이 너무 많이 들어있는 건 별로예요, 겉에 빵과 조화가 될 정도의 '적당한' 양의 팥이 좋습니다.

10. 일산의 명물 호* (호떡)

마두 지하철역 출구 쪽에 있는 노점상인데,

이 집도 재료 쓰는 게 어마어마하시더라구요.

싸구려 식물성 마가린이 아닌, 무려 우유버터를 쓰시고..!

안에 앙금도 국산, 심지어 식용유도 다른 곳보다 비싼 어디 식용유만 고집하신다고 하더라구요.

식용유가 좋아야 호떡이 맛있다고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시더라구요.

호떡 크기가 두툼하고 거기에 해바라기 씨 등 곡물도 묻혀줘요.

보통 호떡이 500원, 비싸야 700원 이랬는데, 솔직히 몇백원은 옛날 시대 얘기지

이젠 이런 것도 한국 물가 생각하면 천원 이상 받는 게 정상이죠.

이 집은 그래서 1,000원 1,500원 이랬던 거 같은데 그만큼 맛있으니 좋습니다.

생각보다 막 알려지지 않은 거 같아서 안타까워요, 그래서 이렇게 홍보해드립니다.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집이라고 해서 맛없다라는 뜻도 아니고,

다음 번에 또 몇 군데를 소개해드릴 수도 있을 거 같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돈 받고 맛없는 집 홍보해주긴 싫어서, 아무런 보상 없이 개인적으로 맛집을 추천하고

지극히 사심으로 홍보해드립니다. 왜냐면 열심히 노력해서 맛있게 파는 곳이니까요.

역으로 제가 아직 못 가봤을 듯한 맛집 좀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