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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독교라는 미신, 그리고 논리성의 결여와 편협성에 대하여.

필자(119.202) 2010.03.10 03:52:32
조회 751 추천 0 댓글 21

 

 

1. 들어가며.

 

 우선 필자의 종교에 대해 밝히자면, 필자는 기독교인이다. 필자는 스스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오만한 시각이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인생 끝날까지 신을 추구할 것이다.

 

 위에 올라온 기독교 비판 3부작은 솔직히 논리적인 반박을 할 필요가 없는 글인데 우리 학교 학생 중 한 명이 왜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똑같은 소리만 반복하느냐는 댓글을 보고 오랜만에 펜을 들었다. 위의 글쓴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논리적인 반박으로 해도 논리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하여 이미 숙지하고 있으나, 혹 몇몇 사람들이 이 글쓴이의 주장의 논리가 너무 완벽한 글이기 때문에 다들 아무 말도 못한다고 생각할까 염려되어 이 글을 쓰니 다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사실 그가 주장하는 많은 논점들은 기독교와 종교의 문제에 있어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에 논리적인 반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은 글쓴이가 토론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아직까지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바르지 못한 그의 자세란, 비체계적인 글 구성과 단정적인 주장, 인과관계의 모순, 반말과 비속어 등이다.


 토론이라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행동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개진하며 합의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정말 긍정적인 행동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토론을 통하여 사람들은 조금 더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조금 더 상대방을 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토론이 이루어지려면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결코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자신이 옳고 맞는 것 같아도 항상 자신이 틀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대방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무언가 완벽한 진리를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으로 존중 받아야 할 것이나, 인류 역사상 누구나 납득하는 완벽에 가까운 주장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밖에 없었다.


 우선 내용을 반박하기에 앞서 글쓴이의 태도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싶다. 그는 자신의 토론 상대방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이미 그에게는 기독교는 코미디라는 공식이 신앙처럼 머릿속에 새겨져 있고, 그것은 “횽이” “한마디로 코미디야.” “똑똑한 애들은 없는 듯 보이네.” 라는 편협하고 저속한 어휘에서 드러난다. 그의 말의 사실성 여부를 따지기 전에 그는 이미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하고 있으며 감정적인 어휘로 상대방을 도발하고 있을 뿐이다. 기독교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은 이 글을 보고 통쾌하고 시원할지도 모르나 그것은 진정한 이성에서 오는 기쁨은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기독교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도 이 글을 보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기독교 미션스쿨로의 전망의 한계.

 

 이 부분에 있어서는 글쓴이의 주관적인 시각이 들어갔기 때문에 비판이 더 쉽다. 기독교 미션스쿨의 한계는 글쓴이가 규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그것은 한동대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다.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학문을 보든 보지 않든 간에 중요한 것은 우리 학교의 한계는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느냐는 것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글쓴이마저도 현재 한동대학교가 95년에 개교하여 지금까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놀라울 만한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기독교 학교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미션 스쿨이기 때문에 발전의 전망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실 그는 한계라는 단어를 모호하게 사용하였다. 한동대학교가 세계에서 활약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말일 수도 있고, 객관적이지 않은 학문을 배우기 때문에 학문적인 한계가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양쪽 모두의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하지만, 글쓴이가 예로 든 것은 학문의 객관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서도 언급하고자 한다.


 한동대가 객관적이지 않은 학문을 하고 있다는 것은 한동대에서 직접 수업을 들어보고 생활해보지 않고서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교에서 2~3년을 다니면서 여러 수업을 들어본 결과, 한동대에서 객관적이지 않은 학문을 두루 가르친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가 기독교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어떤 학문의 개념에 대해서 강의할 때 그 개념을 오도하지는 않는다.


 기독교 사립학교의 특성상 채플과 많은 기독교 필수 과목들이 있지만, 그것은 사실 한동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무가 아닌 선택에 의해서 갈 수 있는 기독교 사립학교에 그 정도의 자유마저 없다면 사실 그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전세계에서 많은 사립 학교들이 다양한 종교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거기에 반대한다면 그것은 종교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에 관한 전반적인 논란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고, 기독교만의 문제로 비판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에 한동대에서 인문, 사회, 자연, 예술, 교육 분야에 있어서 자의적인 왜곡이 있었다면, 글쓴이 그 자신이 직접 강의를 녹음하는 등의 증거를 확보하여 객관적인 주장을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전공 수업이외의 기독교 과목들은 그 특성상 객관성을 유지할 수 없으나, 대학생 정도의 지성으로 스스로 그것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코미디일 것이다. 또한 기독교 과목은 보통 4과목 정도 듣게 되는데 유럽과 미국에 많은 영향을 끼친 기독교라는 거대 종교에 대해서 분석하는데 그 정도의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기독교에 대하여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나중에 기독교를 비판하는 자료를 스스로 더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며, 그게 바로 대학 공부일 것이다.

 사실 한동대의 진정한 문제는 학문의 비객관성보다 학교생활에서 비기독교인의 소외에 있다. 이것은 필자가 크게 통감하고 있는 문제이고, 분명히 개선해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3. 과학과 종교의 문제에 대하여.

 

 사실 종교는 절대 과학으로 다가갈 수 없는 분야이다. 과학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객관적 도구 중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도구이다. 과학의 목적은 진리를 규명하는 것이며, 과학 그 자체는 아무 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공리를 이용하여 조금씩 진리를 쌓아 나아가는 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과학이라는 틀로서 종교를 규명할 수 있는가? 사실 그것은 아직까지 모르는 일이나, 여태까지의 발전 속도와 방향을 보자면 그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과학이 사후 세계의 존재나 영적인 세계의 존재까지 규명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으나, 필자는 그러한 때는 결코 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종교는 무엇인가? 종교는 과학과 달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다. 처음부터 진리를 믿는 것이며, 초자연적인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종교는 비이성적인 것이다. 비이성적인 것이 비과학적인 것을 뜻하는 용어라면 분명히 그것은 옳다. 그렇다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분명 비과학적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욕할 수 있는가? 사실 절대 그러할 수 없다. 왜 그런지는 "6. 파스칼의 담론"에서 설명하기로 하겠으며, 여기서는 우선 종교는 비과학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서 그치기로 하자.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숨을 쉬면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신의 존재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생활 속에서 신의 섭리를 느끼면서 그들은 존재를 확인하고, 마음 속에 느껴지는 뜨거움과 여러 기적을 체험하면서 종교 생활을 해나간다. 혹자는 인간의 뇌 안에 종교를 관장하는 어떤 부분이 있으며, 그러한 체험들을 화학적인 작용의 하나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밝혀지지 않았으며, 과학적으로 볼 때 종교는 단지 미지의 영역일 뿐이다.


 그렇다면 창조과학회는 비과학적인 것인가? 그것의 답은 "아니다"이다. 과학이 발전하려면, 사실 인간은 무조건 객관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과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과학의 전부는 사실 "가설의 검증"이다. 예전에 필자는 이중나선을 발견한 왓슨이 쓴 책을 본적이 있다. 그리 긴 책은 아니었지만 그 중에 왓슨이 한 단 한 가지의 말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왓슨이 이중나선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그의 단순한 "직관" 때문이었다. 그 직관이란, 세상의 모든 것은 쌍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DNA도 쌍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아주 심한 비약이다. 그 때 같이 연구하던 한 과학자는 이 말을 듣고 왓슨을 심하게 비웃었다고 한다.


 사실 창조과학회에서 주장하는 많은 것들은 이미 그들에게 믿음이 되어버린 "가설"이다. 이미 그들은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 비판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이 과학적으로 볼 때 단순히 "가설"일 뿐이며 아직 검증이 안 된 가설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4. 기독교의 역사와 진실성.

 

 기독교의 역사는 글쓴이가 말한 것처럼 다양한 굴곡을 거쳐 왔고, 다양한 복음서가 존재하며, 다양한 해석이 존재했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주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또한 받아왔다. 글쓴이는 다양한 버전의 복음서와 이론이 많기 때문에, 또한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파생된 종교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존재 가치를 아예 무시하고 있는데 엄청난 인과 관계의 오류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한 사람이 어떤 감정과 사상을 지니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도 엄청나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같은 사건을 동시에 경험해도 나중에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 하물며 위대한 성인이라고 평가 받는 예수의 행적에 관해서이랴! 분명히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파생된 종교이지만, 엄격히 따지면 유대교인이었던 사람들이 그들의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생각하면서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이며, 그들에게 반대했던 사람들은 그대로 유대교를 믿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의견이 서로 다르고 여러 가진 논란이 분분하다고 해서 그것의 진실성 자체를 폄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진실이 아니라는 가정에 기초하여 그에 맞는 증거를 모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진실이라는 가정에 기초하여 증거를 모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글쓴이의 방식대로 기독교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그것이 거짓되었다는 결론을 낸다면 비약도 그러한 비약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예수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처럼 다양한 해석과 소문들과 많은 복음서, 편지 등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들은 이에 기초하여 예수 시대에 엄청난 일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는 진실성을 띤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그것 또한 비합리적인 말이다. 무언가 맞고 틀리다는 아주 극단적인 주장을 할 때에는 정확한 사료와 다양한 해석들을 종합하여 최대한 객관적인 주장을 하여야 한다.


 기독교가 수많은 파생 종교 중의 하나임은 분명히 맞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많은 파생 종교 중의 하나라고 해서 그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굉장히 비논리적인 주장이다. (물론 참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문선명을 믿든 하나님을 믿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다만 그들이 그것을 믿는 데에는 그들 나름대로의 치열한 고민이 있다. 오히려 나는 자신만이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인 것처럼 웃음 기호를 덧붙이며 비웃는 글쓴이의 태도가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고대 기독교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논란이 굉장히 많은 부분을 설명하는 학설, 다시 말하자면, 사실의 단계까지 승격하지 못한 기독교에게 불리한 사료만을 가지고 "~일 뿐이야." 라고 설명하는 모습은 그의 배타성과 독단성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 보통 확실하지 않고 다양한 학설이 난무하는 역사를 증거로 들어 주장을 할 때는 "이러이러한 영향을 받아서 이러이러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전세계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일부 학설을 가지고 진리로 만들려는 행위는 스스로 편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사실 그가 말한 여러 가지 문제 중에 주목할 만한 사안은 조로아스터교에 관한 것을 빼면, 나머지는 기독교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만한 큰 증거가 없다. 그는 기독교가 조로아스터교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였다고 말했는데 조로아스터교가 이원론적이라고 해서 기독교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는 그의 담대함에 경의를 표하며 기독교인이 아닌 종교학자들조차 기독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뿐이지 시초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나마 기독교에 영향을 주었느냐 아니냐는 상당히 많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것을 따지자면 성경의 연대에서부터, 조로아스터의 상세한 교리와 종교학에 관한 많은 논문이 필요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구약 성경의 연대를 더 길게 잡으면 조로아스터교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 자체가 무산되며, 그렇기 때문에 연대에 관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조로아스터교는 선한 신과 악한 신의 대립을 말하는데, 기독교에서는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한 신이며, 사탄은 대적할 만한 존재로 나오지 않는다.


 글쓴이가 비판한 것에 어떤 체계가 없고 유명한 사안들 몇 개를 이것저것 끌어와서 한 마디씩만 언급한 것을 보니 인터넷 매체에서 조금씩 많은 것을 접한 것 같은데, 인터넷에서 떠도는 영상물이나 자료들만을 보고 기독교를 비판하기 전에 대학 도서관에 가서 종교학에 관한 많은 저서와 논문을 읽는 것이 더 섬세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말꼬투리를 잡는 것 같아서 불편하긴 하지만, 니케아공회의가 아니라 니케아공의회라고 정정해주고 싶다.



 

※ 도마복음은 지금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료이다. 글쓴이는 도마복음에서 예수가 어떤 사람을 병아리로 바꾸었다는 내용을 언급하였는데 사실 이것은 필자로서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증거를 첨부하여 주길 원하는 바이다. 그저 글쓴이가 어디서 잠깐 주워들은 지식으로 출처가 분명치 않은 글을 올린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고 어디 인터넷 사이트의 출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원사료를 밝혔으면 한다.


 

5. 불가지론의 문제 -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실재 여부를 논할 수 있는가?

 

 또한 글쓴이는 아주 재미있는 언급을 하였다. 그것은 신이 정말 있느냐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다. 그는 불가지론이 정답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독교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 확신을 믿음이라고 고쳐주고 싶다. 그는 대단히 큰 믿음을 가진 반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성적으로 보자면, 신에 관한 질문에서 불가지론 이상의 답이 있을 수는 없다. 신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초자연적인 부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없고,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 미지의 영역일 뿐인 것이다. 그런데 글쓴이는 이렇게 합리적인 답에 도달하였으면서, 어째서 기독교의 신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는가? 그가 많은 설명을 하였지만, 단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는 단지 그런 신을 믿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에게 있어 기독교의 신은 굉장히 편협하고 불합리한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기독교의 형성 과정을 비판하면서 믿지 않는다고 말한 부분이 더 이성적으로 보인다.


 실재를 두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실재 여부를 논할 수 있는가? 절대 그럴 수 없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사실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부모님을 보지 못한 자식이 있다고 상정하자. 그 자식은 부모님에 대해서 자신의 기준을 준거하여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해도 이미 있는 부모님이 그를 위하여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미 어떤 신이 있다면, 아무리 스스로에게 편협하다고 느껴져도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글쓴이가 이미 편협하고 독선적인 사고에 갇혀서 진실 그 자체를 규명해보려는 생각조차 안 하고 부정하는 그 "신앙"에서 빠져나와, 이성적으로 종교를 비판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6. 파스칼의 담론.


 프랑스의 위대한 두 철학자가 있으니, 한 사람은 몽테뉴요, 다른 한 사람은 파스칼이다. 몽테뉴는 굉장히 인본주의적이며, 이성적인 사람이었고, 파스칼은 굉장히 신본주의적이며, 비이성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초반의 사고 과정은 비슷했다.


 몽테뉴는 인간이란 스스로 자신을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비참한 존재라고 규정한다. 아무리 스스로에 대하여 고민하고 또 고민을 해봐도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확실한 것 또한 아무것도 없다. 마치 신에게 버림 받은 것처럼,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때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과학이 발전하여 달까지 가는 세상에 되었지만, 이 우주에 관해 알면 알아갈수록 우리는 점점 더 모호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몽테뉴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그의 해결 방법은 상당히 인본주의적이다. 요즘 시대에 하는 유행어로 말하자면, 쿨(Cool)하기까지 하다. 인간은 비참하게 내던져진 존재이니 그 비참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반전을 일으킨다. 그 반전이란 그 비참한 상태에서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비참을 인정하고 인생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요즘에 리처드 도킨스가 낸 영국의 버스 광고처럼(아마도 신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인생을 즐겨라.) 그는 인생을 즐기라고 말한다.


 파스칼 또한 몽테뉴와 마찬 가지의 사고 과정을 거친다. 그는 인간이 비참한 상태에 있다는 것까지 견지했다. 그런데 그 해결 방법은 몽테뉴와 참 다르다. 그는 그 상태에서 신음하고 추구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우리의 존재는 무엇인지, 신은 과연 존재하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냐고 그는 되묻는다. 그러면서 알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알다시피 그의 진리는 기독교였다. 그는 스스로 기적을 체험했으며, 하나님의 존재를 뜨겁게 느꼈다고 기록한다. 이성적으로 보자면 그는 분명히 틀릴 수 있다.


 파스칼은 그의 팡세에서 그 유명한 "신에 관한 도박"을 이야기하였다.

 "우리가 신을 믿을 때, 신이 있다면 모든 것을 얻지만, 신이 없다면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신을 믿지 않을 때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물론 그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해서 종교를 꼭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파스칼이 말한 도박에서처럼, 두려워서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제대로 된 믿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참종교가 반드시 기독교라는 보장도 없다. 결국엔 수많은 종교 중에서 자신의 선택일 뿐이다. 그리고 신을 선택했든, 선택하지 않았든, 그것은 그의 자유이며, 인간이 스스로에 대해 완전히 알고 사후 세계를 정복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신을 추구하거나 부정할 것이다. 어쨌든 사람은 결국 자신이 느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글쓴이는 기독교를 비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는데 그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그는 조금 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치는데 많은 훈련을 기해야 할 것이며, 스스로가 편협하고 오만한 생각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더욱 자신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그의 유치한 태도부터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약에 그가 진정으로 이성적이고 예의 바른 태도를 가지고 어떤 토론에 임한다면, 글쓴이는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7. 마치며.

 

 그는 기독교가 인간에게 죄책감을 들게 하는 종교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Excellent" 를 외친다. 아마도 그는 죄책감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좀 다르다. 나는 인간에게 죄책감이라는 것이 아주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본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에 개신교가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들에게 죄책감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진정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버리고 모든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죄를 떳떳하게 저지르는 몇몇 기독교인들 때문이다.


 나는 사실 마지막에 기독교는 인간에게 죄책감을 들게 하는 종교라는 인용을 읽으면서, 속으로 정말 맞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떻게 그 이상으로 기독교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사실 그것이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죄를 뉘우치고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려 애쓰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신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을 즐겨라." 라고 말했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말을 더 추가하고 싶다.


 



 "어쨌든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며 증명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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