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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강의'가 대학생 잡네~

항공인(121.64) 2007.07.27 2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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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6기 인턴 기자] 취재 : 김미정 김주현 차예지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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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강의가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서점에서 원서를 읽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원서를 고르고 있는 학생
ⓒ2007 김주현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진섭(04학번·가명)씨는 요즘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영어\' 때문이다. 졸업을 단 한 학기 앞둔 최씨는 졸업 전까지 영어강의(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세 과목 더 이수해야 한다.

\'까짓것 영어강의 들으면 되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영어에 대한 \'끔찍한\' 두려움이 있는 최씨에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2학년때 한 학기 동안 휴학까지 하고 학원 다니며 공부를 했지만 최씨에게 남은 것은 "영어실력은 단기간에 키울 수 없구나"하는 생각뿐이었다. 심지어 복학 후 수강했던 \'대학영어\' 과목에서는 F를 받기도 했다.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최씨는 교사를 꿈꾸며 교육봉사활동도 했고, 학과공부에도 충실해 평점 4점대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우수한\' 학생이다. 그런 그에게 \'영어강의 때문에 졸업을 못 할 수도 있다\'는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얼마 남지 않은 임용고사에 매진하기에도 바쁜 상황에서 영어강의 생각만 하면 한숨이 나온다.

최씨에게는 엉뚱한 미래 상상 버릇까지 생겼다. 내년 2월 졸업식장에서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다.

"졸업 축하! 04학번 새내기로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드디어 졸업을 하는구나."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진섭이는 안보이네? 어디 갔어?"
"어머, 너 몰랐어? 걔 영강 이수 못해서 한 학기 더 다닌다잖아."
"진짜? 당연히 같이 졸업할 줄 알았지. 걔 진짜 불쌍하다. 어떡하니."


영어 잘 해야 졸업! 울상짓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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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인기만화 <골방환상곡> 한 장면. 영어강의 이수로 달라진 강의실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강의를 영어로 하고 있는 교수를 외계인으로 풍자했다.
ⓒ2007 박종원(워니)
\'그놈의\' 영어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는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 도서관은 토익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넘쳐나고, 각종 어학원에는 방학을 앞두고 수강신청을 하려는 학생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대학가에 위치한 한 유명 회화학원은 등록개시 3분 만에 전 강좌 신청이 마감되기도 했다. 영어가 대학생의 졸업, 취업에 필수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대학의 영어교육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졸업을 위해서는 영어강의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고, 토익점수가 졸업의 조건이 된 학교도 여럿 있다.

고려대는 04학번부터 영어강의 다섯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카이스트는 07학번 신입생 대상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에서도 전공과 일반교양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2006년엔 전체 강의 5%였던 영어강의를 2007년 1학기에 10%까지 확대 실시했다. 연세대는 현재 21%인 영어강의를 2010년에는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어강의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학교는 고려대다.

박노형 고려대 교무처장은 "2012년까지 전 강의 50%를 영어 강의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교측에서는 이를 위해 영어강의가 가능한 신규 강사를 초빙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교수-학습 능력 개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 유럽의 교수들이 실시간으로 인터넷 영어강의를 하는 \'Global G Class\'를 영어강의 확충 방침으로 지정, 더욱 활성화 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영어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2006년 3월, <고대신문>에서 37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의 학생이 "영어강의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불만족 한다고 응답한 학생 중 45.6%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실력 차"를 꼽았다.

한편 "영어강의 의무화가 필요한가"는 질문에 63.8%의 학생이 \'학생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A대 이지혜(21·가명)씨 역시 같은 생각이다.

"2007년 1학기에 영어강의 \'대학영어Ι\'을 수강했어요. 수강생 절반이 영어교육과 학생들이였는데, 아직 성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C학점 이상 받기 힘들 것 같아요. 수강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졸업요건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었죠."

B대 민경아(21 ·가명)씨 역시 "영어강의 수강여부는 학생들의 자유에 맡겨야지 학교에서 강요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C대 김소현(22·가명)씨는 "영어강의 때문에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가 없어 수업선택권이 제한된다"며 영어강의 의무화에 반대했다.

\'부실수업\' 부작용... 강의 내내 맨뒤 앉아 \'자습\'

또한 영어강의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면서 \'부실 수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학생들의 영어 수업 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각종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대 한 전공 수업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어강의를 맡은 A교수는 학기의 1/3이 지난 시점에서 별안간 한국어로 강의하겠다고 학생들에게 공표했다. 학기 직전 영어강의 시행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A교수는 "평소 학교의 영어강의 의무화 방침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다니고 있는 C양은 지난 학기 전공필수였던 영어강의 시간에 내내 \'자습\'했다. 교수의 영어 실력이 별로인데다 원서를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C양은 한글 번역본 책을 보고 강의실 맨 뒤에서 혼자 공부했다. C양은 "교수가 자신의 강의에 들어와도 배워갈 것이 없다며 출석 점수를 없애기도 했다"면서 "심지어 부족한 강의를 보충하기 위해 한국어로 된 강의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공과목을 영어로 수강한 이화여대의 D양은 기대했던 영어강의가 자신의 영어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끝날 때쯤 교수님이 한국말로 강의 내용을 요약해 주셨는데 그것이 없었다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재미교포 E씨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해 1년 동안 영어강의만을 골라 들어야 했다. 교수들의 영어 수준에 대해 묻자 그는 "소수의 몇몇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정말 영어를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국사 관련 과목까지 영어로 강의

이같은 영어강의 열풍에 문제를 제기하며 점진적인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교육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이진한 교수는 "\'대동법\'이나 \'균역법\'같은 역사용어의 경우 영어로 정리된 개념이 없다. 따라서 이를 영어강의로 접근하면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조건에서는 제대로 된 강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한국사학과 전공자라고 해서 영어를 등한시하라는 뜻은 아니다"고 언급해 영어 공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님을 밝혔다.

이러한 지적을 반영해 현재 고려대에서는 한국어 강의가 불가피한 과목을 영어강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대상과목은 한국사학과와 역사교육과에서 개설되는 한국사 관련 전공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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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김미정 김주현 차예지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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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기 인턴 기자 네 명이 \'영어강의\'를 소재로 \'조삼모사\'패러디를 만들어 봤다.
ⓒ2007 김미정 김주현 차예지 최재인
대학의 영어강의 확대 움직임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대학학무과의 이승재 교육행정주사는 "대학종합평가시 영어강의 실시여부가 약 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에 교육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각 대학에서 확산일로에 있는 영어강의가 지나치게 성급하고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려대학교 김기영(24·가명)씨는 "무조건 영어강의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영어 강의 확충은 조금 늦더라도 먼저 매끄럽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의 교수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이진한 교수는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수업 그리고 전공 수업, 이 둘은 별개가 되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영어강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영어실력이 졸업의 조건으로까지 되어버린 시대. 수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위해 영어학원을 찾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안 들리는\' 미국 방송을 쳐다보며 애타는 방학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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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않하나..??
공대 공부하기 한글로도 이해 못하겠는데...영어하라고 하면...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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