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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의 야구탐사] 흥행과 인기를 주도하는 ‘한화 신드롬’

ㅇㅇ(175.203) 2015.06.17 15:24:55
조회 6466 추천 138 댓글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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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KBO리그 흥행과 인기를 주도 중인 한화 이글스. 메르스 한파로 프로야구 전체가 위기를 맞았지만, 한화는 여전히 분전 중이다(사진=한화)

세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찬사가 쏟아지면 비난도 따르게 마련이다. 흔히 우린 동전의 한 면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한화가 ‘딱’ 그렇다. 올 시즌 한화는 ‘숭배’와 ‘비난’, ‘폭발적 인기’와 ‘얼음보다 차가운 냉소’, ‘프로야구계의 새바람을 몰고 온 흥행 효자’와 ‘야구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단아’란 소릴 동시에 듣고 있다. 팬들 사이에선 전자가 우세한 흐름일지 모르나 야구계에선 후자의 목소리도 만만찮은 게 사실이다.

지금 이 시점. 전자의 흐름에 동의하는 이들이 후자의 목소리에 더 주목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일지 모른다. 기자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한화의 빛과 그림자를 저울에 잰 듯 공평하게 따진다손 쳐도 올 시즌 한화는 ‘KBO리그 대세’임에 틀림없다. 왜냐? 만년 꼴찌팀 한화가 올 시즌 흥행과 인기 모두에서 고공비행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홈 평균관중 1만 명 돌파에 도전하고 있는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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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015년 프로야구 구단들의 홈 경기 평균관중. 2014년은 정규 시즌 전체, 2015년은 개막전부터 6월 16일까지 기록임(그래픽=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9,489.

9,489. 올 시즌 한화의 홈 평균관중을 뜻하는 숫자다. LG·두산·롯데·SK처럼 홈 경기 평균관중이 7, 8년 연속 1만 명 이상대를 기록한 팀이라면 ‘별거 아닌 숫자’로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한화는 아니다. 시즌 64경기를 치른 가운데 한화의 홈경기 평균관중이 9,489명이라는 건 대단한 성과다.

이유가 있다. 우선 1986년 1군리그에 합류한 이후 한화는 2014년까지 단 한 번도 홈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을 돌파하지 못했다. 1만 명은 고사하고, 2012년 기록한 7,758명이 한 시즌 최다 홈 평균관중이었다. 여기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한화는 ‘10년 연속 홈 평균관중 4천 명 이하’라는 최악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역대 최장 기간 흥행 저조로, 한화의 이 기록에 도전했던 유일한 팀은 ‘야망(서울 입성)’과 ‘현실(서울 입성금 태부족)’의 괴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비극적으로 증명한 현대뿐이었다.

프로야구 최장기간 홈 평균관중 4천 명 이하 팀
한화 : 1997~2006 10년 연속 홈 평균관중 4천 명 이하
현대 : 1999~2007 9년 연속 홈 평균관중 4천 명 이하
쌍방울 : 1991~1995 5년 연속 홈 평균관중 4천 명 이하

이뿐이 아니다. 한화는 1986년부터 2014년까지 통산 홈 평균관중 4,663명을 기록했다. 이는 현존하는 프로야구 9개 구단(kt 제외) 가운데 가장 적은 통산 홈 평균관중이다.

프로야구팀들의 통산 홈 평균관중
LG(MBC 포함) : 1982~2014 - 12,526
롯데 : 1982~2014 – 11,508
두산 : 1982~2014 – 10,118
SK : 2000~2014 – 9,487
NC : 2013~2014 -7,759
넥센 : 2008~2014 - 6,457
삼성 : 1982~2014 – 6.456
KIA(해태 포함) : 1982~2014 - 5,442
한화 : 1986~2014 - 4,663
+ 쌍방울 : 2,491(1991~1999)
+ 현대(태평양 포함) : 4,403(1982~2007)

물론 그간 한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팀 성적이 좋았을 때도 한화의 홈 평균관중은 늘 제자리였다.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에도 한화 홈 평균관중은 3,309명에 불과했다. 오랜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6년에도 홈 평균관중은 3,884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팀 성적이 내리막을 달리던 2007년부터 2014년까진 야구계에서 최상급으로 인정받는 구단 홍보, 마케팅팀의 노력과 류현진의 호투 그리고 한화팬들의 ‘보살급 응원’으로 꾸준하게 홈 평균관중 5천 명 이상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한화가 올 시즌 6월 15일까지 홈 31경기(시즌 64경기)에서 평균관중 9,489명(홈 총관중 294,165명)을 기록했다는 건 반드시 주목해야만 할 대단한 사건이다. 한화의 홈 평균관중은 리그 6위에 해당하지만, 한화보다 홈 평균관중이 많은 LG, 두산, 롯데, SK, KIA 등은 지난해에도 홈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을 기록한 팀들이었다. 무엇보다 이들 팀은 하나같이 수용인원 2만 명 이상의 ‘큰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참고로 한화는 13,000명이 입장하면 매진이 돼버리는 ‘미니 구장’이 홈구장이다.

한화의 도전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만약 한화가 남은 41번의 홈 경기에서 경기당 10,390명(425,990명)씩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불러들인다면 한화의 시즌 홈 총관중은 720,155명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홈 평균관중은 정확하게 10,000명 이상이 된다. 한화의 숙원인 ‘꿈의 1만 명 돌파’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건 프로야구사에 큰 획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1982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한 연고지 팀들은 시즌 홈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을 한 번도 돌파하지 못했다. 2014년 KIA가 홈 평균관중 10.366을 기록한 게 처음이다. 하지만, 이것도 지난해 오픈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의 효과가 컸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수용 인원 2만 명 이상의 대형 구장이다. 관중 2만 명 수용 이하 홈구장을 보유한 구단에서 한 시즌 홈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여전히 ‘0’이다. 덧붙여 역시 2만 명 수용 이하 홈구장에서 한 시즌 홈 총관중 70만 명을 돌파한 적도 전무한 상태다. 야구계가 한화의 흥행 도전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화가 ‘마(魔)의 홈 평균관중 1만 명 이상’을 돌파한다면 기존의 스몰마켓 팀이 향후 빅마켓 팀으로 충분히 도약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한 연고지 팀 한 시즌 최다 홈 평균관중
2014년 KIA 홈 평균관중 10,336명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좌석수 22,244)
1995년 삼성 홈 평균관중 9,904명
2011년 KIA 홈 평균관중 8,980명
1997년 삼성 홈 평균관중 8,618명
1993년 삼성 홈 평균관중 8,557명
1999년 삼성 홈 평균관중 8,354명

물론 남은 41경기에서 경기당 10,390명 이상을 끌어모은다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미션이다. 남은 41경기에서 경기당 7,000명씩의 홈 관중(홈 총관중 287,000명)을 불러모아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홈 평균관중 8,000명 이상(홈 총관중 581,165명)을 돌파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 미션일 수 있다.

한화 구단도 관중 기록에 연연하지 않을 생각임을 분명히했다. 한화는 “만원관중보다 한 명의 관중이라도 우리 경기를 보시면서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록에 쫓겨 무리수를 두기보단 ‘지금의 팬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올 시즌 한화가 있다’는 일념으로 질 높은 팬서비스에 중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정경기에서도 리그 최고의 ‘관중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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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015년 프로야구 구단들의 원정 경기 평균관중. 2014년은 정규 시즌 전체, 2015년은 개막전부터 6월 16일까지 기록임(그래픽=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13,533.

한화의 흥행은 한화만의 기쁨이 아니다. 한화와 상대하는 팀들도 동시에 흥행 호재를 누리고 있다. ‘13,533’이 그걸 증명하는 숫자다. 13,533은 바로 한화의 원정경기 평균관중을 뜻한다. 여기서 잠시 모 구단 마케팅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보통 상대 팀이 어디냐에 따라 흥행 희비가 엇갈립니다. 만약 우리가 홈에서 상대할 팀이 KIA, 롯데, 삼성, LG 등 ‘인기팀’이라면 흥행 여부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원체 인기팀들이라 알아서 손님들이 오시니까요. 하지만, NC, SK, 넥센, 한화처럼 ‘비인기팀’들이 홈 경기 파트너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땐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어떻게든 관중석을 채워야 해요. 그런데 올 시즌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한화가 홈 경기 파트너라면 모두가 내심 환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부서는 모르겠지만, 마케팅팀은 확실히 그럴 거예요. 서로 한화가 우리 홈구장으로 찾아오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왜냐고요? 항상 존재감이 부족했던 3루 응원석이 ‘꽉꽉’ 채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과연 그럴까. 결론만 말하자면 사실이다. 올 시즌 한화는 KBO리그 최고 인기 방문팀이다.

올 시즌 한화의 원정(방문)경기 평균관중은 앞에서 언급했듯 13,533명이다. KBO리그 최다 원정 평균관중 1위다. 여기다 리그 유일의 13,000명대 원정경기 평균관중이기도 하다. 지난해는 롯데가 리그에서 유일하게 13,000명대의 원정경기 평균관중을 기록한 바 있다. 그 자릴 올 시즌엔 한화가 메우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한화의 원정경기 평균관중은 10,521명이었다. 리그 하위권이었다.

한화의 원정경기 평균관중이 많다는 건 한화 경기를 대전 홈팬들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숨어있던 대전 지역 외 한화 팬들이 올 시즌 들어 부쩍 야구장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리고 ‘중도 팬’들과 ‘다른 팀 팬들’이 한화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수도권 팀의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정밀한 조사를 해야겠지만, 한화전 때 우리 구장을 방문하는 분들 가운데 적지 않은 관중이 ‘이 팀도 저 팀도 응원하지 않던 중도 팬’”이라며 “체감상 올 시즌 그런 중도 팬들이 대거 한화 팬으로 흡수됐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지난해까지 한화 원정경기엔 많은 팬이 몰리지 않았던 것일까. 이 관계자는 “절대 한화를 폄훼하는 게 아니다”란 단서를 달고서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한화전 관중이 부쩍 늘어 우리 팬들에게 여쭤본 적이 있어요. ‘왜 지난해까진 한화전 때 자주 구장에 오지 않으셨냐’고요. 대답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아니 우리 팀이 이길 게 뻔한데 뭐하러 (구장까지) 옵니까’였어요. 어떤 분은 농담조로 ‘한화 경기 보면 눈 버린다’는 말씀까지 하셨는데요. 지난해까지 한화가 워낙 약체라, 한화전엔 별 관심이 없으셨던 거 같아요. 제가 구단 직원이 아니라 일반 팬이었다고 해도 이길 게 뻔한 경기를 바쁜 시간 쪼개 구장까지 찾아와 관전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이 관계자는 같은 논리의 연장 선상에서 올 시즌 한화전 관중이 부쩍 증가한 것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일단 경기 자체가 재밌어요. 올 시즌 한화 경기는 제가 봐도 무척 재밌습니다. 경기 막판까지 뒤지고 있어도 끝까지 쫓아가고, 김성근 감독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예전처럼 한화전을 두고 ‘이길 게 뻔한 경기’로 생각하는 분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되레 다른 팬들 입장에서 요즘 한화전은 ‘질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극대화된 경기가 아닐까 싶어요. 한 가지 재미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예전 한화전은 한화가 7회까지 지고 있으면 8회부터 관중이 대거 빠져나가곤 했어요. 우리 팬들이나 한화 팬들이나 ‘당연히 한화가 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을 겁니다. 하지만, 올 시즌엔 한화가 계속 지고 있어도 경기 종료 때까지 구장 밖을 나서는 관중이 거의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제 한화전은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드라마’가 돼버렸어요.”

사상 첫 시청률 1위 등극에 도전하는 한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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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5년 프로야구 구단들의 생중계 시청률 순위. 2013, 2014년은 정규 시즌 전체, 2015년은 개막전부터 6월 16일까지 기록임(그래픽=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한화의 흥행 호조를 구장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한화 인기는 구장 밖에서 확인 가능하다. 가장 좋은 예가 TV 시청률이다.

방송가에서 한화는 그리 인기가 많은 팀은 아니었다. 다른 팀에 비해 시청률이 떨어져 한화전 중계를 기피하는 방송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사정이 달라졌다. 한 케이블스포츠 편성팀장의 말을 들어보자.

“방송가에선 롯데, KIA, 삼성, LG 등이 전통의 시청률 효자 팀이에요. 기본적으로 4개 팀 중계를 내보내면 기본 시청률 이상은 나옵니다. 반면 두산, SK, 넥센, NC, 한화는 좀 반대죠. 그래선지 중계 1순위를 잡은 방송사들은 대개 롯데, KIA전을 선택하고, 2순위 중계사가 삼성, LG를 찜하게 마련이었습니다. 한데 올 시즌엔 이 판도가 ‘확’ 달라졌어요. 방송사들이 너나 할 거 없이 한화전을 1순위 대전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3, 4순위였을 한화전이 이젠 ‘야구중계의 블루칩’이 된 거죠.

이유요? 당연히 한화전 시청률이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관심도 그만큼 높고요. 어차피 방송은 ‘대중의 관심’이란 불빛을 향해 날아가는 불나방 신세기 때문에 대중이 관심 있어 하는 팀 중계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건 매우 당연한 현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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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막전부터 6월 16일까지의 팀당 평균 경기시간, 역전승, 연장횟수 순위(그래픽=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현장 PD들은 한화전 중계가 ‘고(高) 시청률’을 유지하는 실질적인 배경으로 3가지 요소를 꼽고 있다. 많은 역전과 잦은 연장전 그리고 긴 경기 시간이 그것이다. 한 PD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올 시즌 한화가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뒀을 겁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야구팬 사이에서 ‘한화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어요. 그래선지 경기 막판까지 한화전에 주목하는 야구팬이 부쩍 증가한 것 같습니다.

여기다 한화 연장전이 많은 것도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 증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보통 야구팬들은 자기가 응원하던 팀의 중계가 끝나면 다른 팀 중계를 지켜보게 마련이거든요. 만약 다른 팀 경기가 다 끝나고 연장전 경기 하나만 남는다면 야구팬들의 시선이 동시에 그 연장 경기에 ‘확’ 몰리게 됩니다. 당연히 연장 경기 순간 시청률이 ‘팍’ 오를 수밖에 없죠.

한화전 경기 시간이 긴 것도 연장전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어요. 다른 경기 다 끝나고 한화전만 남으면 역시 시청자의 눈이 한화전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시청률도 치솟게 되죠. 방송 스탭 입장에선 경기가 늦게 끝나 힘들지 모르지만, 회사 입장에선 한화전이야말로 확실한 시청률 효자가 아닐까 싶어요.“

‘한화 신드롬’, 우리 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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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를 가득 메운 한화 야구팬들. 오랜 기간 팀이 침체했을 때도 이들은 변함없이 한화 야구에 성원을 보냈었다. 한화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와 응원이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이유다(사진=한화)

한국교통대학교 구강본 교수는 “올 시즌 한화전에 쏠리는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고려할 때 지금 한화의 흥행과 인기는 일종의 문화적 신드롬(syndrome)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전 흥행과 인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김성근 감독 개인의 인기와 흥미진진한 경기 흐름, 높아지는 승리에 대한 확신, 오랜 정체기간을 극복하고 올 시즌 눈에 띄게 도약한 팀 성적 등 많은 이유가 도사리고 있을 거예요. 그 가운데 제가 집중한 건 문화적인 이유였어요.

일단 개인적으로 김성근식 야구와 대전·충청 지역의 스토리가 문화적 교감으로 승화했다는 생각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김성근식 야구는 ‘약자의 야구’란 이미지가 강해요. 따지고 보면 대전·충청 지역도 그동안 정치적, 사회적으로 약자에 가깝지 않았나 봅니다. 영남, 호남과 비교해 ‘캐스팅보트’ 역할만 했지, 한국 정치·사회·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인상은 없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김성근식 ‘약자의 야구’가 승승장구하고, 대전·충청 야구팬들이 그걸 보면서 ‘우리도 정치·사회적 약자에서 시대의 변화를 이끌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지역 한화 팬들 역시 패배에 익숙했던 팀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지금의 한화 야구에 열광하고 있다고 봅니다.

여기다 문화적 동조란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요즘 한화전 관전은 일종의 트랜드가 된 느낌입니다. 예전 로이스터 시절의 롯데 야구가 그랬듯이 요즘 야구팬들을 보면 ‘한화전을 봐야 시대의 흐름에 잘 따라가는 것이고, 문화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자칫 군중 심리에 의한 거품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에요. 하지만, 최근 한화전을 보면 많은 사람이 한화 경기를 보며 문화적 동조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어 ‘거품으로 끝날 것 같진 않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화를 좋아하지 않던 팬들조차 왜 요즘 한화 경기를 보며 열광하는지를 알아야 할 거 같습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언제 살아날지 모르는 경제, 늘 어수선한 정치와 날마다 반복되는 사건 사고 속에서 많은 사람이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젊은 층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꽤 심각한 상황이에요. 이런 시기에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무장한 김성근 감독이 만년 하위팀 한화 수장을 맡아 팀을 대변신시키면서 사람들이 그 속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삶의 희망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쩌면 많은 사람의 마음속엔 ‘우리도, 나에게도 저런 강력한 지도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한화처럼 우리도, 나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텐데’하는 기대감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 기대감을 한화를 통해 대리 만족하고 있는 게 아닌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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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이 손을 들어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사진=한화)

야구적으로만 본다면 한화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건 대중은 지금 한화 야구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한화 열풍’을 이끈 일등 공신은 김성근 감독임이 틀림없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그가 팀의 변화를 이끈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자는 김성근 감독 못지않게 팀의 혁신을 기꺼이 수용하고, 그 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끈 선수들의 노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라운드에서 뛰는 건 선수고, 제아무리 좋은 작전도 선수가 그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면 ‘실패한 작전’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 역시 정당한 평가에서 소외돼선 안 된다. 한화는 전임 정승진 사장 시절부터 구단 혁신을 위해 2군 훈련장 건립에 나섰고, 팀 전력 극대화 차원에서 FA 선수 영입에 정성을 쏟았다. 여기다 보다 좋은 관전 문화 조성을 위해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리모델링에 나섰으며, 많은 이벤트와 획기적인 마케팅을 통해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다른 구단 관계자들이 “지난 몇 년 간 한화 구단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흥행과 인기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닥친 ‘메르스 한파’로 KBO리그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시련에 봉착했다. 한화가 꿈꾸는 관중 동원 기록도 메르스 한파로 좌절될지 모른다. 그러나 한화전을 보며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는 이들이 갑자기 줄어들 것 같진 않다. 그러기엔 올 시즌 ‘한화 신드롬’이 너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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