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내가 쓰고 있는 퓨전물 첫 부분인데....

니그라토(61.109) 2008.03.12 21:20:47
조회 68 추천 0 댓글 2

어떠냐??
 ***

“나 보다 더 강한 자가 되어라. 그래야만 너희는 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거다. 오직 한 사람만이 내 뒤를 이어 황제가 될 수 있다.”

양자강 변의 거대한 궁전에서 대오황제(大吳皇帝)는 자신의 아이들을 굽어보며 말했다. 한 황제의 핏줄인 남매들은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남매들은 한결같이 건강했고 똘똘한 눈매를 갖고 있었다. 다른 어머니를 둔 자녀들도 많았다. 황제의 처첩들은 서로 이간질했고 그 영향은 자녀들에게도 이어졌다.

북소리가 크게 울렸다.

황제의 등 뒤에서 울린 북소리는 궁전 내부의 벽을 타고 흘렀다. 지평선 너머까지 길게 뻗친 붉은 양탄자의 양옆에 도열한 창병들이 창들로 이루어진 벽을 열었다.

황제의 자녀들이 뒤돌아섰다.

황제의 목소리가 그들의 뒤에서 우렁차게 울렸다.

“가거라, 내 아이들아. 강해져서 돌아와라.”

같은 어머니를 두고 있더라도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일도 있다는 걸 황제는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미련은 없었다. 자신의 정권이 후계자가 있음으로서 더 단단해지는 의미만 없었다면 황제는 결코 자식을 낳지 않았을 것이다.

오나라 3대 황제 진국성(辰國成)은 그렇게 매년마다 하는 의례적인 행사를 끝냈다. 동년배인 아이들이 매해마다 수련을 위해 황궁을 떠났던 것이다. 황제 진국성은 거꾸로 치솟아 오른 턱수염을 슬쩍 매만지곤 자리를 떳다.

황제의 자녀들에게 환관들이 왔다. 어릴 때 남성을 거세당한 젊은 환관들이 황제의 자녀들에게 따라붙었다. 한 사람당 한 환관씩 따라붙었다.

황자(皇子)들 가운데 진성헌(辰星獻)이 있었다. 진성헌은 함께 떠나는 다른 황제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만 13세였다. 중요한 맥인 임맥과 독맥이 뚫린지 오래였고 공청석유와 만년설삼을 여러 차례 먹은 바 있었다. 13세 치고는 당당한 육체였다. 진성헌의 온몸엔 기운이 넘쳤지만 눈에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었다.

20세까지 황궁을 떠나 변방에서 백성을 다스리고 군대를 지휘해야 한다. 그것도 하급 지휘관으로 신분을 속인 채 그렇게 해야 했다. 밑바닥에서부터 세상을 배우고 익히라는 취지인 것이다. 지금껏 황궁 안에서만 살아온 이들에겐 낯선 운명이었다.

그렇지만 진성헌에겐 다가온 운명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오직 달려들어 뛰어넘어 볼 뿐이었다.

진성헌은 옆에 따라붙은 환관을 믿음직스러운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환관 서문혜(西門彗)는 고환에서 성장을 방해하지 않은 덕분에 키가 7척 가까이나 되었다. 가슴도 둥그스름하면서도 앞으로 기운차게 벌어져 있었다. 늠름한 체격이었다. 어릴 적부터 진성헌을 돌봐 온 환관이었다.

“혜, 인피면구를 썼네.”

“예, 황자님. 보다시피 턱수염도 붙어 있어 다소 험악하게 보이는 인상입니다. 제 잘 생긴 얼굴이 완전하게 가려지지는 않지만 말이지요. 전 황자님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것입니다. 대부분의 일은 황자님께서 처리하셔야 합니다. 전 그저 멀찍이서 지켜보고 경과를 황궁에 보고할 것입니다.”

진성헌은 서문혜가 낯설어 보였다.

“혜가 내 곁에 있으면 안 되나?”

“성헌 황자님, 저 또한 비밀감찰에게 감시를 받고 있는 처지입니다. 함부로 어명을 어기신다면, 제가 죽는 걸 황자님께서 바라고 계신 걸로 알겠습니다. 황궁 밖으로 나가면 일단 저와 황자님은 여행을 떠나는 무사 형제입니다. 아시겠지요? 그때엔 황자님이 제게 존대를 하셔야 합니다.”
***
참고로 배경은, 지구 중원에 무협지 설정의 세상이 펼쳐졌을 경우의 상황.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6074 좌백.좌백.좌백. [5] ㄴㄷㅇ(221.154) 08.03.14 103 0
36073 좌백 인정할껀 인정하고 잘못된건 잘못된거고.. [3] 쉐다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09 0
36072 난 좌백 학점이 궁금하다 [17]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31 0
36071 까야되는 건 좌백이 아니다 [2] 타로(惰魯)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71 0
36070 단편 출품한 이들 면면을 보니까.. [9] 도살기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31 0
36069 그래 이제 우리 좌백 까지 말자... [2] 왕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86 0
36068 좌백은 원래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하지 [3]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6 0
36067 심사위원이 왜 6 명임 `ㅡ` ? [7] Di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89 0
36066 좌백떡밥이라. [10] (125.57) 08.03.14 95 0
36065 근데 좌백의 논리책 읽어봤는데 [3]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85 0
36064 좌백 까지 말자 [5] 음침한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58 0
36063 좌백 그동안에 책 내지 않았음? [4]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93 0
36062 니들이 지금 호연지기 좌백을 까냐? [5] 도살기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29 0
36061 무협갤러리 단편소설대회 관련 글. [16] 반문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39 0
36060 내가 아는 최고의 근성작가는 [5] 흑제(220.72) 08.03.14 117 0
36057 좌백까는중? [9] 볍횽(122.44) 08.03.14 85 0
36056 좌백까지마라 [2]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6 0
36054 전 뉴비입니다. [5] 풍류협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44 0
36053 양판작가들 중에서 볼거 없냐? [6]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77 0
36052 무협영화중에서 아라한장풍대작전도 좋았던거 같아 [4]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83 0
36051 그러고 보니깐 생각나네..좌백이 금시조랑 싸웠다던대? [4] 쉐다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288 0
36048 점퍼 영화가 내용이 병맛이긴한데 말이지 [6]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82 0
36047 tmg님의 좌백의 난 자료글 (삼도끼의 전설과 좌백의 난) [6] 쉐다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595 0
36045 부좆하는 무갤러 있냐? [13] StoneCol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35 0
36044 무갤 동도들!! [4] 새옹지마(59.15) 08.03.14 52 0
36043 실종어린이 소식 듣고 비분강개 하고 있음... [8] 왕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71 0
36042 norain의 정체는 과연??? [5] 왕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06 0
36041 단편대회... [3] jedi1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72 0
36040 좌백까지마라... [9] 백마린(122.100) 08.03.14 127 0
36038 나 슬슬 판타지가 땡겨... [2] 왕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7 0
36037 점퍼 영화 봐봐 [4]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98 0
36036 근데 디시에서 번자라는 말이 언젯적 용어냐? 이미 사어 아니냐? [3] 도살기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71 0
36035 부랄번자가 무갤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한 고찰 5 [3] 주갤러(121.124) 08.03.14 67 0
36034 헐리웃 애들이 무협영화 지대로 찍어봣으면 좋겟다 [6]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5 0
36032 주갤러 이 병진은 뭐냐? [6] 도살기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3 0
36031 급소 공격이 왜 편하지 않냐에 대한 정리 쯤 [2] 산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56 0
36030 부랄번자가 무갤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한 고찰 4 [1] 주갤러(121.124) 08.03.14 63 0
36029 게시판에 갔다가... [7] 왕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7 0
36027 부랄번자가 무갤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한 고찰 3 [1] 주갤러(121.124) 08.03.14 91 0
36026 군림천하랑 황제의 검이랑 뭐가 더 재밌음? [6] (211.49) 08.03.14 181 0
36025 점퍼 감상하러 갔다옴~ [1] 낙양야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53 0
36023 부랄번자가 무갤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한 고찰 2 [2] 주갤러(121.124) 08.03.14 50 0
36021 오늘 따라 글들이 [6] 부정(父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1 0
36020 부랄번자가 무갤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한 고찰 1 [1] 주갤러(121.124) 08.03.14 72 0
36019 이연걸 주인공으로 [4]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11 0
36018 맨손으로 콘크리트 부수고 하는 것에 대하여 [11] 산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08 0
36017 무협의 언벨런스 [29] 흑제(220.72) 08.03.14 142 0
36016 근데 좌백은 완전하게 절필한거 일수도있어 [46]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255 0
36015 단편은 정말 어려운데 ㅋㅋㅋㅋ [5] 뽈따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66 0
36013 신작은 왜 없는것인가. [7] 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14 10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