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설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잘 팔리는 소설이다.

그런데 무협, 판타지 소설이 불황이다. 

왜 잘 팔리지 않을까.

1

무협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

독자들은 소림사가 나오고 무당파가 나와, 하늘을 나르고 어쩌고 하는데 재미를 느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상에 갇혀, 그저 그런 날들을 보낸다. 
무엇인가 재미있는 것을 찿는다.
그리하여, 장풍을 내지르고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이야기가 어찌 재미가
없을 수가 있겠는가. <일상을 일탈> 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처음에 무협소설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일상 일탈>을 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닫힌 상상력을 열어제낄 수 있는 촉매말이다.

2

그러나 아무리 좋은 노래도 자꾸 들으면 질리게 마련이다.   

무렵소설은 십수년 동안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야기 패턴의 반복으로 독자는 지루함을 느꼈다.
소설에, 무림 최고수가 등장해도 긴장미는 온데간데 없고

"흠, 절정의 무공으로 수십명은 가볍게 죽이겠구나." 하는 예측을 독자는 한다.

이야기 흐름이 예측 가능하기에, 사람들은 무협소설을 읽을 때면, 눈은 이미
반쯤 감기기 시작한다.

뻔할 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눈이 초롱초롱해지는게 이상한 것이다!   

<패턴의 반복>은 반드시 <최면 효과>를 부른다.

처음에는 그 효과가 대단하여 인기가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최면 약발은 떨어지게 마련인 것이다.

3

오늘 가난하더라도, 내일이 열려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사람은 힘이 솟는다.

이것이 삶의 철학이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읽는 독자가  몰랐던 <그무엇>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그무엇>이 뭐요, 하며 묻지마라.

패스트 푸드를 즐겨 먹는 사람은 턱이 약해지고 의지가 약해진다는 연구가 있다.

작가는 모름지기 선승이 화두를 잡고 용맹정진 하듯이, 무엇인가 깊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외롭더라도, 아, 외롭더라도 어미 닭이 알을 품듯이
가슴속으로 <그무엇>을 품을 때, 그때 나온다.

남들이 쓰지 않는 언어가 나온다. 언어는 마음이 먹는 음식이다.

김용?

와룡생?

좌백?

다, 낡은 음식이요, 먹다 남은 찌꺼기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김용의 언어를 깨고, 와룡생의 언어를 깨고,
좌백의 언어를 깨고 네 속에, 네 마음 밑바닥에서 솟아나는 언어로 쓰라!

첫새벽, 우주에 단하나 뿐인 그 언어를 길러 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