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흐흐흐 ! "

어두운 밤하늘 아래의 숲, 녹빛의 풀을 밝고 서서 달빛을 받고 있는 청년이 있었다. 전체적인 얼굴은 그럭저럭 평범하다 할수 있겠지만, 양 광대뼈가 살짝 튀어나와 있어 어딘가 모르게 간사한 느낌을 풍기는 청년 ..

그 청년의 이름은 비엽홍. 작금 무림에서 가장 악명을 떨고 있는 , 천하 삼대 마인중 하나 였다.

ㅡ 그의 별호는, 다름 아닌 견색광마 ! 이 괴이한 마인은 우습게도 인간의 여성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성 불구자 였던 것이다 .

그의 별호가 말해주듯이, 그가 색정을 느끼는 대상은 다름 아닌 개였다.

할짝, 피를 바른 듯한 견색광마의 새빨간 입술에서, 그의 입술과 같은 빛깔의 설육이 튀어나와 그의 입술을 핥았다. 그와 함께 비엽홍의 입에서 음산한 괴소가 흘러나왔다.

" 흐흐흐 .. 저..정말이지 아름답기 짝이 없구나 .. ! "

아래로 내리깔린 비엽홍의 시선, 그 끝엔 .. 아아 ! 개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육체를 가진, 한마리의 미견이 그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기다랗게 빠지면서도 육감적인 몸매 .. 늘씬하게 뻗은 기다란 다리 .. ! 그리고 가느다란 목을 감싸고 있는 가느다란 흑빛의 털 ..

미동도 하지 않은체 쓰러져 있는 이 미견의 목에는, 금으로 만든 듯한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ㅡ 팽미견 ! 놀랍게도, 미견의 목에 걸린 황금 목걸이에는 팽 미견 이라는 세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팽미견이 누구인가? 하북 제일의 명가인 하북팽가의 가솔들에게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아, 결국엔 \'팽\' 이라는 성마저 얻은 하북 제일 견이 아닌가 ? 그런 팽미견이 비엽홍의 눈앞에, 그것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쓰러져 있는 것이다 .

비엽홍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침을 소매로 쓰윽 닦아내며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

" 흐흐 .. 너..너무나도 아름 답구나 ! 이것이 진정 개란 말인가 ? "

어태껏 숱한 개를 거쳐온 비엽홍이었지만, 이렇게 까지 아름다운 개는 처음이었다. 특히, 늘씬하게 뻗은 기다란 다리와 육감적인 몸매는.. 여태껏 수많은 개를 거쳐오며 나름 견색이 극에 이르렀다 자부하는 비엽홍으로서도 아찔함을 느낄 아름다움이었다.

비엽홍은 지금 당장이라도 옷을 벗어 던지고 저 미견에게 달려들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러 냈다. 밤은 아직 길다. 즐거움은 오랫동안 끌수록 그 희열이 배가 되는 법 !

비엽홍은 떨리는 손으로 팽미견의 검은 털을 쓰다듬었다. 손가락 사이 사이로 가느다랗고 보드라운 팽미견의 털이 흘러가는것이 느껴졌다.

" 으음 .. !"

단지 털을 쓰다듬은것 뿐인데도 아찔한 희열이 느껴졌다. 수맣은 견색에 단련될대로 단련 됬다 자부한 비엽홍이 . 단지 개의 털을 쓰다듬은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

" 흐흐 .. 이런 느낌은 정말이지 오랜 만이로구나 ! 과거 중원 삼대 미견중 하나였던 야생견화 마저도 내게 이러한 희열을 주지 못했거늘 .. ! "

한참동안 팽미견의 털을 쓰다듬던 비엽홍의 눈이 순간 이채를 발하였다. 팽미견의 양 뒷발 사이 .. 이 아름다운 몸매완 너무나도 대조되는 추악한 육봉이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

그러나 비엽홍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샐쭉 하고 눗웃음을 지으며 품속에서 날카롭기 짝이 없는 단도를 빼들었다. 이 아름다운 미견, 팽미견이 실상은 수컷이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 흐흐 .. 본좌와 교섭 하는데엔 이런 추악한 육봉 따위는 필요 없느니라 ! "

비엽홍의 날카로운 일갈과 함께, 단도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이 쾌속하게 움직였다 . 피슛 ! 날카로운 칼날에 바람이 갈리며 투확 하는 파육음이 울펴졌다.

펄떡 펄떡 .. 마치 살아있듯이 펄떡이는 육봉은, 한참 펄떡이며 피를 쏟다 추욱 늘어져 버렸다 .

비엽홍은 음산한 괴소를 흘리며 피묻은 단도를 혀로 핥았다. 아아 . 간악하게도 이 천고의 악인은, 팽미견이 품고 있던 우수한 종자들이 미처 세상에 태어나 빛을 발하기도 전에 그 씨를 끊어버린 것이다 .

" 흐흐 .. 불필요한 살덩어리도 떨어졌으니, 슬슬 극락을 보여주도록 하마 !"

비엽홍은 음산하게 중얼거리며 걸치고 있던 장삼을 훌훌 벗어던졌다. 그런 비엽홍의 아래에 늘어져 있는 팽미견은, 앞으로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찾아올지 알지 못한체 미동도 않고 쓰러져만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