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의 명예를 위하여, 그리고 아제로스를 위하여.

전장의 붉은 귀신, 적혈귀赤血鬼 츄릴 블레이드큐렙은 자신의 최후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전투를 통해 갈고닦아온 살육의 본능은 그를 고위 지적생물체에서 혈향에 중독된 한마리의 붉은 오크로 만들었다.

월야참! 크게 외치며 검을 휘두른다. 검이 가는 곳에 그가 있으니 뜻이 곧 행함이요, 천지사방이 그의 검격이라 할 수 있었다. 검과 함께 상대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기세가 음속에 가깝다.

수많은 구울과 보이드 워커를 베어 넘기자 전신에 충만하던 마나역시 바닥을 드러낸다.

"베어도 베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구나. 이!"

허공을 향해 크게 \'이\'를 외친다. 찰나의 순간 허공에 정육면체의 비행물체가 모습을 드러내어 마나포션을 건네주고 다시 갈아진다. 바닐라맛 물약을 들이키자 조금씩 마나가 회복 되며 전신에 활력이 돌아온다.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검을 움켜쥔다. 그의 검은 "혈검", 블러드 소드라 불리우는 검이다. 치명상에 특화되게 만든 검이라 공격적 성향을 띄는 츄릴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애검이었다.



"호호호호호. 센티넬 진형에 무식하게 검을 들고 빙글빙글 돌다가 포탈도 못타고 뒈지는 병신 오크가 있다고 하더니 그게 바로 너인가 보구나. 호호호호호"

바로 뒤, 분명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취한 자리이거늘 기척도 없이 적이 다가왔다. 분명히 \'블링크\'였다. 단거리 순간이동스킬이 아니고서는 자신의 이목을 피할 수 없다.

"고통의 여왕... 아카샤..."

버거운 상대다. 고통의 가시는 자신으로 써도 감당할 수 없는 절학이었다. 하지만...

\'프로도 : 쓔ㅣ발 고통의가시, 포탈탔는데 뒤졌네...\'

그는 이미 30초전에 프로도의 파워메테오에 대항하기위해 절초를 이미 낭비한 후다! 승산은 충분하다!

츄릴은 재빨리 뒤로 돌아 혈검을 크게 휘둘렀다. 재빠르게 상대의 빈틈을 노려 흐름을 거슬러 치명상을 입힌다.

"헛!"

아카샤가 경호성을 내며 예의 그 \'블링크\'로 거리를 벌렸다. 이어지는 독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한 츄릴의 보법이 흐트러지며 아카샤에게 접근한다.

뒤로 물러나며 가시를 쏘아내는 아카샤, 무빙샷이라 불리우는 고급기술에 근접기술 밖에 없는 츄릴은 답답함을 금치 못했다.

\'구결을 따라, 금기가 성하니 구궁을 점하며 사상의 양괘를 일원이 초도한다.\'

절정의 심법, 목신운형이다. 이내 그의 전신에 녹색의 쉴드가 생기며 독기운이 해소되어 간다.

"호호호 제법이구나! 하지만 나의 피는 독으로 되어있으니 해소하면 다시 중독시키면 그만이란다!"

독기운이 사라지기 무섭게 다시 쏘아내는 공격이다.

"월야참!" 츄릴의 신형이 가볍게 흔들리며 검과 함께 아카샤를 관통한다. 가까스로 치명상을 피했지만 검사에게 거리를 내 준 것은 치명적인 실책, 아카샤의 눈빛이 흔들리며 이내 자신의 기운을 대지에 심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