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 너를 다시 찾아가마."

물론 거짓말이다. 천하삼미에도 끼지 못하는 모용세가의 여식 따위, 한번 먹어준 것만 해도 영광으로 알아야 하건만 \'상공\'이란 말로 나를 옭아매려 하는 사갈같은 년.

허나, 당금의 기린아, 협객으로 남기 위해서는 주변의 눈을 의식해야 했기에 여운을 남기며 떠나와야 했다.

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허공을 격해 나는 그렇게 미래를 생각하며 하늘로 도약했다.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그리고 열권. 이내 대기권을 벗어나자 한줌의 공기도 느낄 수 없는 까마득한 우주가 펼쳐졌다.

우주는 이리도 광활한데,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은 왜이리도 미약한 존재인가. 벌레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홀로 뛰어난 나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문득 무림을 벗어나고 싶어졌다. 이미 천하제일에 이른 몸, 무림이 아닌 다른 곳을 경험하고 느끼고 싶어진 것이다.

"큭큭큭.."

그러면 가면 되는 거지.

내 손이 허공을 휘젓자 차원막에 균열이 생기며 틈을 드러낸다. 이 틈으로 들어가면...

어디서 들은적도, 배운적도 없지만 왠지 그 곳을 통과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시공간을 도약해 다른 차원으로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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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소용돌이, 나 조차도 정신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격심한 기의 흐름.

눈을 떠보니, 녹색 피부를 한 두발로 걸어다니는 병신돼지색휘들이 도끼를 들고 크륵거리고 있었다.

적지 않은 수, 허나 느껴지는 기운이 크지 않았기에 나는 안심했다. 마침 배가 고팠는데 잘 되었다라는 생각도 부정할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