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를 세마리 정도 베자 오크들도 내게 쉬이 덤벼들지 못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모두 일초식이면 다져버릴 수 있겠지만, 나는 살려두고 데리고 댕기면서 필요할 때마다 먹고 싶었다.

일부 지식인들만이 보일 수 있는 냉철한 판단, 역시 나의 오성은 따를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남을 다시 한번 느끼며 오크무리 사이로 발을 내 딛었다.

"야 이 시-발 돼지색휘들아. 날 따라온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설득이다. 이 녀석들은 멍청하기에, 충분히 내게 속을 것이다. 돼지가 사람말을 알아듣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무기도 들고다니는데 혹시 모르지, 또 말도 할지.

"쿠룩, 쿠룩.. 인간 이미 오크, 죽였다. 쿠룩... 오크 용서 못한다."

오오.. 진짜 하는 구나.

뭐 설득은 실패한 것 같다. 그냥 죽여버리고 가다가 또 이런놈 나오면 그때 잡아먹으면 되겠지.

내가 검을 들고 오크를 향해 발을 내딛자 말을 하던 오크가 당황한 듯 뒤로 물러서며 말을 이었다.

"쿠룩, 인간 강하다. 쿠룩. 나, 말고 족장이 상대, 쿠룩.."

수십의 오크가 갈라지며 한마리의 오크가 늑대를 타고 당당히 걸어나온다. 일제히 부복하는 오크들, 돼지들에게도 왕이 있었다.

걸어나온 오크는 일반 오크와는 달리 번쩍거리는 망치를 들고 있었다. 뭐지.. 뇌전의 기운 같기도 하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저 대장돼지새퀴만 잡는다면 저 식량들은 죄다 내것이 될 수 있다.

이형환위에 이은 이기어검. 공포를 자아내기 위해, 처음부터 나는 최선을 다했고, 날아가는 검을 보며 나는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은 채 떨어질 대장돼지의 목을 생각했다.

차앙-


헉!
대장돼지의 망치가 이기어검을 튕겨내었다. 말도 안되는... 이 공격은 무림에서도 막아낼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절대무적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잠시 당황한 사이, 상대방 오크는 망치를 통해 번개를 내게 쏘았고 나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이어지는 발길질에 쓰러졌다. 침을 흘리며 바닥을 기고 있는 나를 묶으며 대장 돼지가 입을 열었다.

"호드의 명예를 위하여! 록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