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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검.

대인배청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2.26 22:29:54
조회 101 추천 0 댓글 6

말퓨리온 서버의 알버스덤블도어.

헤헷 오시면 50실버 지원해드림여.











객잔의 문이 열리며 죽립인이 들어선다.

졸고 있던 듯, 고개를 꾸벅거리던 점소이가 재빠르게 상황을 인지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입가에 흐른 침을 닦는 오른손, 헝크러진 옷깃을 바로 잡는 왼손.

어디서는 흔히 볼수 있는 광경이지만, 객잔에 들어선 사내, 청풍은 그에게서 또다른 천하를 느낀다.

들어서는 그를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하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점소이.

청풍이 걸어가는 검의 길과는 다르지만, 그 역시 자신의 길에서 완성된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청풍은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으며, 네자루의 신검을 내려놓았다.

"교자 삼인분, 그리고 죽엽청 한병으로 부탁하네."

점소이가 주문을 받고 사라진 직 후, 객잔 문이 다시 열렸다.




맑은 눈동자에, 깎아지른 듯한 외모. 소매에 새겨진 매화문양과 그의 절제된 기도에서

꺾이지 않는 화산의 고고한 매화, 매화검수 매한옥이다.

"사제, 먼저 와 있었구나."

"예. 교자와 죽엽청을 시켰는데, 혹 더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주문 하시지요."

매한옥 역시 청풍의 맞은 편에 자리를 잡으며, 미리 준비되 있던 차를 한입 머금는다.

"아니네. 그것보다 나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서."

"예, 다름이 아니라 석가장 그 일 때문에..."

미처 말이 끝나기 전에, 점소이가 죽엽청 한 병과 만두 두 접시를 내려 놓는다.

그리고, 청풍의 젓가락이 직선보다 빠른 곡선을 그리며 만두를 집어든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돌아서는 점소이. 그 때였다.

청풍의 사방신검이 동시에 하늘로 솟구쳐 오르며 스스로 검집에서 풀려났다.

마치 호위하는 양, 점소이를 둘러싸며 점소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지고한 경지로 수련된 상단전의 공능. 공명결이다.

"점소이, 한가지 물어 볼 것이 있다."

겁에 질렸으나, 그 역시 당당하다. 무력으로 비교조차 불가능할정도의 차이를 보이지만

점소이에게는 숱한 경험이 함께 하고 있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요."

청풍의 두 눈이 정광을 발한다.

"무인이 걷는 길에는, 협, 의, 그리고 인이 함께 하여야만 한다."

청풍은 협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인이라면 응당 상도를 지켜야만 하는 법!"

청풍의 눈과, 점소이의 눈이 마주친다. 맑게 얽히는 시선.

매한옥 역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네만한 점소이가 이런 일을 벌였으리라고는 믿지 았겠네. 숙수를 불러오게나."

네자루의 신검이 부드럽게 청풍의 주위로 다시 돌아온다.

은은하게 어린 자하빛 기운. 화산의 절학 자하진기다.

"무슨일인지 말씀을 해주셔야..."

점소이 역시 물러남이 없다. 정중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일대 거인의 풍모다.

"그렇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나 역시 지킬것은 지켜야지."

만두 접시가 허공으로 떠오른다. 점소이의 눈이 휘둥그레 졌지만 그가 상단전의 효능을 알 리 없다.

"나는 분명 교자를 시켰거늘, 어찌하여 만두가 나오느냐! 조금의 이익을 위해, 손님의 주문을 곡해하고 능멸하려 드는 것인가!"

매한옥 역시 간과하고 있던 사실. 전체적인 커다란 틀을 만들어 나가는 거은 청풍이지만 세밀한 부분을 고려하고 일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는 그가 우위라고 생각했건만 그의 사제는 이제 너무나 커 버렸다.

그가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사제가 아니라, 당당한 화산의 검으로 성장했다.

매한옥 역시 치솟는 호연지기가 있어 죽립을 내리 벗으며 검을 뽑았다.

"이번일은 만두를 교자로 바꿔주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숙수를 불러오라!"

매한옥의 일성! 시들지 않는 겨울의 한송이의 매화.



이렇게 청홍무적검, 그리고 화산질풍검 그리고 교자만두검의 이야기는 이름없는 화산 아래에 위치한 객잔으로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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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비할 수 없을 무력의 차이 앞에서도, 정도를 어긋난 일이 아니기에, 그래서 스스로 떳떳하기에 점소이의 말에는 망설임이 없다.

"대협께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허나  숙수님께서는 절대 아무런 생각없이 일을 행하실 분이 아닙니다."

숙수라는 자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천하에 다시 찾아 볼 수 없는 절대적인 믿음이었으나, 그 끈은 하나가 아니었다.

매한옥과 청풍 역시, 석가장을 비롯한 수많은 생사의 난관을 헤쳐가며 쌓아온 신뢰가 있었다. 그 신뢰 역시 그 누구도 끊을 수 없는 견고한 인연의 끈이었다.

청풍에 대한 무조건 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매한옥이 입을 연다.

"그대의 눈빛을 보니 그 숙수라는 분도 나름 뜻을 세우고 행하신 일이겠지. 허!나! 그렇다고 하여 스스로가 확인하지 않는다면 물러날수가 없다네. 만약 교자와 만두를 바꿔서 내온 뜻이 정도를 거스르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사과하겠네. "

망설임 없는 말투. 세간에 알려진 명성이 적지 않음에도 쉽게 스스로를 굽힐 줄 안다. 그러기에 화산의 협명이 천하를 감싸 안으리라.

청풍은 한걸음 한걸음,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은 적당한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돌고 돌아 태극이라. 만두가 곧 교자요, 교자가 곧 만두이니 어차피 먹어서 똥이 되면 매한가지이거늘..."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천태세와도 비슷했으며, 선현진인의 목소리와도 같았다.

선기, 아찔할 정도의 현기가 실려 있는 말.

태산과도 같은 거대한 기세지만, 스스로를 굽혀 청풍을 감싸않는다. 결코 압도하지 않는 기운에 청풍은 스스로의 기운을 싣는다.

화산의 어느 누구도 이 노인보다 천도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리라. 말하는 것은 똥이나 그것은 똥이 아닌 자신이었으며 우주였다.

자신보다 완성된 존재,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으며 스스로 가르침을 청하는 청풍.

"무언가 하실 말씀이 있는 듯 합니다. 화산의 청풍, 고인의 가르침을 가슴에 담겠습니다."

노인은 아직 모습을 감춘채 주방에서 말을 이었다. 막힌 벽을 휘감고 돌아, 노인의 목소리는 청풍의 귓전으로 전해졌다.

"만두와 교자의 차이는 간단하다네. 교자에는 속이 있고 만두는 속이 없지. 자네들은 아직 나의 교자를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네.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는 법. 내가 굳이 자네들에게 만두를 준 것은, 자네들이 그 만두를 통해 그릇을 완성하기를 바란 마음이라네."

쿠웅!

순간적으로 휘청이는 청풍의 몸. 그 만두에는 비록 속이 들어있지 않았으나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은 바다와도 같이 넓은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청풍은 깨닫는다.

"너무나도 감사한 가르침. 숙수분과 같은 분께 받은 가르침이라면 응당 스승으로 모셔야 겠지요. 허나 제 마음속에는 이미 사부가 있습니다. 사부로 모실 수는 없지만 평생 그 가르침 간직하겠습니다."

짧은 시간, 그러나 성장한 청풍.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청풍은 선현을 잊지 않는다. 또한 예, 역시 져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매한옥은 가진 바 재능이 모자란 지라,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기에 아직 교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의 말을 듣던 숙수가 허허로이 웃으며 손에 쥔 식칼을 청풍에게 내민다. 아무런 변화가 없이 평범한 식칼이었지만 청풍의
손이 닫으니 황룡의 문양이 빛을 발한다.

"과연 만검지련자. 이제야 황룡검에 걸맞는 그릇이 되었구나."

자연스레 황룡검을 받아든 청풍

"황룡검, 다른 이름으로 황룡식도. 자네가 가진 사방신검의 중앙에 위치하게 될 도이니라."

문득 청풍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다.

"그럼 노사께서는..."

숙수가 자애로운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인다.

을지백, 남강홍, 북진무, 천태세 그리고 이 노인...

"내가 자네에게 황룡을 전해줄 자라네."






청풍은 노인에게 황룡을 전수받고 전 중원에서 제일가는 교자를 만드는 숙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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