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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혼노지에 있다!

유지군(218.54) 2015.10.09 22:25:45
조회 764 추천 28 댓글 2

 

"敵は 本能寺に あり!" (적은 혼노지에 있다) 라는 말이 있다. 아케치 미쓰히데가 오다 노부나가를 치러가면서 절규처럼 선언했던 말이다. 내부의 적, 혹은 배신의 상징처럼 회자되는 말인데, 실제로 역사는 중요한 시기에 내부의 '배신' 때문에 전환점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현대사만 보더라도, 산업화 세력의 결정판 박정희는  심복 김재규의 손에 절명하지 않았나. 4공화국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이었다.  멀리는 이씨조선의 역사에서도 이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당대의 풍운아 정여립은  심복 변숭복에 의해 죽임을 당한 셈이고 '갑오농민전쟁'의 영웅 전봉준도 부하 김경천의 밀고로 관군에게 붙잡혔으니, 제 아무리 영웅이라 한들 '내부의 음모'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셈이다. 각설하고 전봉준 얘기를 꺼냈으니만큼, 그를 붙잡은 이들의 체포보고서 라는 것을 한번 들어보자.

<동비(東匪) 중 고부에 사는 전봉준은 본시 동학도 중에서도 먼저 난을 일으킨 괴수로서 그의 허다한 죄상은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우나, 백성을 속이고 군사를 일으켜 조정에 항거하고, 각 고을을 쳐부수고 창고를 분탕하고, 여염을 침탈하고, 무기고를 부수어 호남 호서의 천리간에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니 이는 모두 악한의 소행이었습니다. 지난날의 역적 이몽학(李夢鶴)이 여섯 성을 함락한 것도 패역이라 했거늘 60개의 성을 함락하고 수만 명의 목숨을 도륙하고 3개 읍의 수령을 해친 것도 이 악한의 소행이었습니다...(이하 생략)>

아무리 조선의 지배계급이 전봉준에 대해 치를 떤다지만, 日本과 연합하여 우금치에서 동학군을 섬멸시킨 주제에,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렇게 써갈긴 셈인데, 하긴, 그게 당시 조선지배계급의 시각이었다. 왜 농민이 봉기했는지에 대해선 그들은 외면했다. 그저 쳐죽일만한 동비들인 것이고 전봉준은 그 괴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조'의 수구들은 전봉준을 서울로 압송하는 미나미 쇼시로 소좌에게 서찰을 보내 "귀군의 동학도에 대한 대우를 보니 전봉준을 죽이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같은 대죄인을 죽이지 않는다면 천하의 큰우환이 될 것이다. 원컨대 신속히 그를 한양으로 압송하기 바란다"라고 최소한의 인권마저 짓밟는 작태를 서슴치 않기도 했다. 왜냐하면 전봉준이 체포당시 입게된 부상이 악화되어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상처가 썩어들어갈 지경이 된지라 미나미 쇼시로가 나주에서 다카하시 �안의 치료를 받게 했기 때문이었다. 상처를 치료하느라 압송이 지연되자 전라감사 이도재가 그와같은 금수의 당부를 한 것인데, 여기에 대해 미나미 쇼시로는 엄정히 거절했다.


"전봉준의 압송에 관한 것은 이미 우리 공사로부터 명령이 있었고 귀국정부의 의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다른 이의 입놀림을 받을 필요는 없다.그렇지만 지금 그의 부상이 크고 몸도 몹시 쇠약해져 즉시 그를 압송한다면 도중에 죽을 염려가 있다. 그러므로 잠시 치료를 해주고 있을 뿐이다"

 

아무튼 그런 면박(面駁) 비슷한 것을 받았는데도 이도재는 넋을 빼놓고 철천지원수와 같은 동학도에 대한 즉결심판의 야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김개남이 잡히자 서울로 압송하지도 않은 채 전주에서 군중을 모아놓고 목을 효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기에 대해 日本이 항의를 하자 조선 조정의 김윤식이 마지못해 이도재를 2등 감봉하는 선에서 사태를 매듭짓기도 하였다.  

봉기를 했든 뭐를 했든 아국(我國)의 인민을 그렇게 금수처럼 다루는 이도재가 과연 미나미 쇼시로보다 나은 게 뭔지... 참으로 개탄할만한 일인데, '같은 민족'이라 하더라도 '이익'에 따라서는 이렇게 돌변될 수도 있으니 계제에 따라서는 주의해야할 일이다.  
연휴 첫날, 뉴스를 보니, 여전히 각 정당들의 내부사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꼴들을 보니, 이거야 원, 아전인수 식의 전봉준 체포보고서를 읽는 기분이들었던 데다가,  각 정당의 눈에 핏발 선 분들에게도 경구 하나 날리고 싶은 방외자의 마음이 불쑥 들기도 해서 한 번 외쳐 보았던 것이다.

 

"敵は 本能寺に あ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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