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각(韓時覺)의 북새선은도(北塞宣恩圖), 17세기 한시각 선생님은, 18세기 진경시대가 열리기 전대인 17세기 인물로서 정통 도화서 화원의 한 사람이죠? 효종 시절에는 통신사 수행원으로 일본에 가서 그림 좀 그려주기도 하고. 한시각 하면 딱 떠오르는건 달마도 같은 느낌의 선종화(禪宗畵) 종류인데.... 우암 송시열의 초상화 원본 작가이기도 하죠? 위 그림은 정통 도화서 교수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위에 것은 무과 시험 장면이고. 아래의 것은 문과 시험 장면. 함경도 길주에서 벌어진 문무 양과의 과거시험을 함께 치른 것을 그린 것이라네요. 이 작품에서 미술적으로 주목할 점은, 배경의 산악 표현에서 단선점준(短線點皴)이라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인데 해설을 보니 이 기법은 16세기 한국에서만 유행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작품은 17세기 것이기는 하지만, 16세기의 정통 한국식 기법으로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게 배려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동양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딱 봐도, 배경의 산악의 분위기부터 조선색이 화악 풍겨 납니다. 격조가 높아요. 무과 시험 장면은, 무과 응시자가 주루룩 배열된 짚으로 만든 인형을 말타고 달리면서 사격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멋진 파르티안샷(배사법) 자세를 뽐내고 있습니다. 17세기에 유명했던 조선의 마상재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장효인(張孝仁), 김정근(金貞勤) 같은 분들인데 통신사 수행원으로 한시각 선생님이랑 같이 일본에 가서 일본의 3대 쇼군이었던 이에미쓰(家光) 앞에서 시범을 보였다고 되어 있군요. 그외에도 이세번(李世蕃), 인문조(印文調) 같은 본좌급 마상재인들이 있었구... 18세기로 넘어가도 지기택, 이두홍 같은 본좌급 마상재인들이 나타납니다. 이런 전후 시기에 조선에서는 이정도 기술을 가진 마상재인이 400명 정도 존재했었다는걸 본적이 있는데 이 정보의 출처는 잊어먹었어요. 무예도보통지이던가에서 본 것 같은데 마상재의 기예를 습득하면 창검(槍劍)이 밀집한 적진(敵陳)으로 단신(單身)으로 돌진하여, 적의 진영을 헤집고 들어가 모든 창검(槍劍)의 공격을 회피하고, 깊숙이 있는 적장(敵裝)의 머리를 잘라서 가져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묘사되어 있던거 같아요. 암튼.... 아시안 게임에서 마상재 같은 것이 종목으로 채택되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서양식 마장마술 같은게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떡하니 들어있는 것을 보니 좀 그래서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몽골이 금메달 휩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