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주거·교통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으로 여겨졌던 구로구가 각종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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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구로차량기지 이전 용역을 진행하며 복합시설 건립이 예정됐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주택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구로구의 경우 신도림동 정도를 제외하면 거주지으로는 크게 선호되지 않던 지역이다. 주거환경이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곳이 않고, 서울 중심 업무지구인 시청·을지로·종로나 강남 등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학군이나 편의시설 등도 서울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연히 집값에도 이런 단점들이 반영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1㎡당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849만원에 이르는데, 구로구의 경우 572만원으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강북구와 도봉구, 은평구, 중랑구, 금천구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개발 호재가 나오면서 집값 기대가 커지고 있다. 먼저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구로철도차량기지가 경기 광명으로 이전한다. 25만3224㎡ 면적에는 복합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서울시는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활용 구상을 담은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지난 3월 구로구와 공동 발주했다.

1986년 6월에 입주한 2100가구짜리 구로주공도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일대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으며 조건부 재건축 판정이 떨어졌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 본격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다만 현지 중개업계 관계자는 “정부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규제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당장 사업이 가시화하기보다 시간을 두며 재건축 절차를 하나하나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생기면서 활기를 띠는 고척동도 도시정비사업이 한창이다. 고척4구역이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했는데, 이 지역에는 지하 4층~최고 25층, 10개 동 1000가구짜리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2010년 이전에 개발이 끝난 고덕 1·2·3구역과 달리 이 지역은 글로벌금융위기로 사업이 계속 미뤄졌던 곳이다. 옛 서울남부 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용지도 지하 3층~지하 45층 11개 동 2205가구짜리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동택지개발지구 역시 분양이 한창이다. 항동지구 ‘우남퍼스트빌’, ‘제일풍경채’, ‘수자인’ 등 민간 단지가 분양된 데 이어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달 공공주택지구 3단지 732가구의 청약을 진행했다. 항동지구는 마곡지구와 천왕지구 등과 더불어 서울에 남은 마지막 공공택지지구로 꼽힌다. 항동 일대 66만2525㎡ 면적에 총 5221가구, 1만2477명이 거주하게 되며 총 11개 아파트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구로구는 아직 서울에서도 집값이 낮은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여의도 업무지구를 이용하기 쉽고 목동과 광명 등지의 기반시설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