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1호 작전에서 본 일이다.

 쪼랩 뉴비 하나가 깡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갑종훈장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훈장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깡갤러의 입을 쳐다본다.

깡갤러는 뉴비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훈장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훈장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이번엔 네덕까페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훈장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올갑으로 딴 훈장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네덕들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스샷을 어디서 주작했어?" 뉴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돈을 주고 계정을 샀다는 말이냐?"

 "누가 이벤트중에 계정을 팝니까? 로마는 안 먹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뉴비는 손을 내밀었다. 네덕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훈장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훈장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훈장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딜을 잘 넣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주작이 아닙니다. 돈주고 산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팁을 줍니까? 추천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리플 달아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자원으로 잠수함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잠수함을 오룔을 돌았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주를 하여 겨우 이 귀한 '갑종훈장' 한 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훈장을 얻느라고 여섯 주가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훈장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훈장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훈장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