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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리뷰 : 특별한 사람

이응(119.204) 2020.02.16 13:26:33
조회 484 추천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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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




모연은 그렇게 조리실을 나와 숙소로 돌아왔어. 들고 나온 와인은 그저 병 주둥이만 매만질 뿐 입도 대질 못했어.


방금 전의 그 키스 때문에 모연은 미치도록 마음이 복잡해졌어.

아직 준비가 안됐어. 군복을 수의라 생각하고 입는다는 남자, 조국을 위해 죽어가는 곳을 자신의 무덤이라 여긴다는 남자의 손을 잡을 용기가 그녀에겐 아직 없어.

그래서 시진의 입술을 피했던 거야.


그 순간 지독히 상처 받은 것 같은 그의 눈동자에 모연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다 해도 아직은 그를 받아줄 수가 없어.

그를 그저 한 사람의 남자로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모연은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의 키스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시진이 했던 말들이 모연의 마음을 괴롭혀.


-총알이 비처럼 쏟아지는데, 그 총알을 뚫고 전우를 구하러 갔죠, 제가.


-혹시 전쟁 났어요?
-어딘가에선? 여긴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대위님도 무서웠죠?
-나한텐 비교적 익숙한 상황이라.


-동료였어요? 아까 그 추도식.
-전우였습니다. 연합작전을 세 번쯤 함께 했던.


-군인은 늘상 수의를 입고 산다. 이름 모를 전선에서 조국을 위해 죽어갈 때 그 자리가 무덤이 되고 군복은 수의가 된다.
난 그 선배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그 총상, 그때 입은 총상입니다.


모연은 그 모든 말들이 잊히질 않아.

그런 수많은 이유들이 그 사람을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고, 큰 상처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을 해.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자꾸만 그에게로 가고 싶어 하지.


어쩌면 당연한 일이야.

시진은 그녀를 연애 대상으로 보는 게 다가 아니라 그녀가 하는 일과 그녀의 신념까지 지켜주었어.

그걸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했지.

물론 그는 그게 이유의 다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 희생의 결과로 모연은 자기 자신을 잃지 않을 수가 있었지.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하지만 그녀가 시진에게 한 걸음 다가가려고 할 때마다 겁 많은 그녀의 마음이 앞을 가로막고 서서 정말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그녀를 시험해.

모연은 그걸 넘어설 자신이 없어.

그렇기 때문에 남은 거리를 좁힐 수가 없는 거야.


모연의 마음은 이미 시진을 향해 있어서 완전히 뒤돌아 떠나질 못하는데 그렇다고 그 물음들에 답을 하고 앞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그녀는 여전히 제자리야.

모연은 밤새 한 숨도 자질 못했어.


밤을 꼴딱 새우고 다음날 아주 이른 아침부터 발전소 직원들 검진을 나갔는데 메디큐브에 남아있던 치훈이 납중독을 앓던 꼬마 아이가 없어졌다고 콜을 보냈어.

돌아와 어떻게 된 일인지 따져보는데 치훈이 하는 말이 모연을 기함하게 했어.


“그래서 유대위님께 도움 요청을,”
“왜! 안 돼. 꿈도 꾸지 마.”
“이미 오셨는데.”


병사들과 아침구보를 마치고 세안을 하던 시진은 의료팀 쪽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졸아붙는 가슴으로 메디큐브로 왔어.

모연이 그를 찾는 것도 아니었지만 일단 그녀가 있을 만한 장소로 온다는 게 그로선 마음 편하지만은 않았지.


지난 밤 잠을 못 이룬 건 모연만이 아니었어.

수의이며 제복 판타지인 군복을 벗어내며 어젯밤 시진은 한숨을 뻑뻑 쉬었어.


너무 성급했나. 아직도 난 아닌가.
난 이미 다 왔는데 당신 마음은 어디쯤 오고 있는 걸까.
혹시 저 멀리 멀어져서 벌써 달아나버렸나…….


알맞게 조여 두었던 넥타이가 그의 목을 조르는 듯 숨통이 막혔어.

계속해서 거절당하는 마음이 부서지게 아픈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연이 포기가 안 돼.


그가 왔음에도 여전히 등 돌려 서 있는 모연의 모습에 시진도 무덤덤하게 치훈에게 설명을 해주었지만, 내내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어.


“혼자 어떻게 찾아. 길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야지. 부탁 좀 드릴게요.”
“……십분 후 출발하죠.”


마침내 돌아본 모연의 얼굴을 유심히 보던 시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했어.

속에는 많고 많은 말을 감추고서 그렇게.


시진은 운전하는 내내 조수석에 앉은 모연에게서 눈을 떼질 못했어.

그를 피하는 게 느껴지는데 무슨 마음으로 피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시진은 답답해.


“앞에 보세요. 사고 나요.”
“……길은 여기 하나라 가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다행이네요.”


뚫어져라 자신을 바라보는 시진의 눈동자가 처음이 아니지만 모연은 오늘만큼 그게 신경에 콕콕 박힌 적이 없었어.


두 사람 모두 지난밤의 일을 후회하는 건 아니야.

시진은 자신이 성급했고 모연이 아직은 그를 받아줄 수 없다는 걸 알아들었지만 그 키스를 미안해하지는 않아.


“잠은 좀 잤습니까?”
“자게 안 하셨어요, 유대위님이.”
“……어젯밤 일은,”
“그 얘기 안 하려고 피하는 중인데 티가 안 나나 봐요.”
“왜 피합니까?”
“마음이 복잡해서요. 뭔가 정리가 될 때까지 최대한 피해볼까 합니다.”


시진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건 아니야.

그의 키스가 불쾌했던 것도, 무례하다고 느껴서 화가 난 것도 아니지.

시진은 억지로 강요하지도, 물러나달라는 그녀의 신호를 무시하지도 않았으니까.

다만 그저 아직은 마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그를 마주볼 준비가 안 된 것뿐이야.

하지만 시진은 그 마음을 알 수가 없으니 속이 타들어 가.


“피해도 좋고 화내도 좋은데, 나쁜 일 당했단 생각은 안 했으면 합니다. 천 번쯤 생각하다 한 번 용기 낸 거니까.”


시진은 분명하게 밝혔어.

어젯밤 일은 한 순간의 충동 같은 게 아니었다고.


당신의 마음을 착각했고, 내가 성급해서 당신을 놀라게 했지만 내 마음은 절대 순간의 충동이 아니에요.
천 번도 더 당신한테 가까이 가고 싶었어요.
나를 피해도 좋고 내게 화를 내도 좋지만 내 마음을 오해하진 마요.


시진의 말을 들은 모연의 눈이 마침내 그를 돌아보았어.

화가 난 것도 사과 받고 싶은 것도 아니었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시진을 꺼려하려던 그녀의 마음까지도 그는 전부 날려 버렸어.


모연의 마음을 괴롭히는 것도 복잡하게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 시진의 일은 아니야.

그가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그와 함께 한다면 분명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그에게 가고 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거지.


현실만을 생각한다면 시진과의 인연을 끊어내면 그만인데, 그런 마음을 먹으려고 하면 시진은 그가 가진 모든 것으로 모연을 끌어당겨서 도저히 그에게서 떠날 수가 없게 만들어.


밤을 새워 생각을 하고 아, 역시 이 사람과는 힘들겠다 결론을 내도 다음날 아침 시진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누면 그 결론이 다 무용지물이 되는 거야.


멀어질 수도, 달아날 수도, 떠날 수도 없게 끊임없이 그녀를 불러대는 남자를 모연은 하염없이 바라다봐.

모연의 눈동자는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시진만을 보고 있어.


그 시선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시진은 그 시선을 거두어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아.

그가 모연을 바라듯이 그녀 또한 그랬으면 하니까.


* * *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오케이?”


시진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아이 엄마에게 복용방법을 일러주는 모연의 모습을 미소 가득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어.

아픈 아이가 치료도 다 안 받고 집에 가버렸다고 굳이 아이 집을 찾아와 약을 챙기는 모연이 따뜻하고 예뻐서 계속 보고 있고 싶었어.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거겠죠?”
“이 상황에서 갖고 꺼져 하면 이상하잖아요.”


시진은 순식간에 고개 돌리고 언제 예뻐했냐는 듯 능글능글 또 모연을 놀렸어.


“어? 전에 고철 줍던 꼬마들 아니에요?”
“기억력 좋네요?”
“그래서 뭘 잘 못 잊어요.”
“뭘요?”
“뭐든요. 그러니까 나한테 인상적인 말, 인상적인 행동 하지 말아요.”


이미 박힐 대로 박혀버린 인상이 이제와 흐릿해지긴 힘든 일인데도 모연은 이제와 아무 소용없는 짓을 하고 있는 중이야.


오늘도, 어제도, 이제까지의 시진과 함께 한 모든 순간도 모연에겐 인상적이었어.

그가 한 말, 그가 한 행동 모두가 잊어지지 않았어.


아마 앞으로도 인상적이기만 할 것 같아서 괴롭지.


먹먹하게 그녀를 보는 시진의 눈동자를 외면한 채로 기왕지사 만난 김에 모연은 아이들에게 위생교육을 하기로 했어.

뭘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또 고철을 빨다가 블랙키처럼 납중독 같은 병을 얻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알파팀 팀장을 통역사 삼아 세워놓고 모연은 교육을 시작했어.


“이런 거 빨면 배가 너무 아파. 앞으로 이런 건 절대 빨아먹지 말기로, 누나랑 약속! 알았지?”


아이들을 챙기는 데 여념이 없는 모연의 따뜻한 마음을 시진은 지켜보았어.

예쁜 사람이 예쁜 짓만 골라하는 게 신기해서 그녀를 줄곧 뚫어져라 보다가 시진도 기꺼이 그녀를 돕기로 해.


“//이런 거 빨면 총 쏠 거야.//”
“밥 먹기 전에는 손을 꼭 씻어야 해.”
“//밥 먹기 전에 손 안 씻으면 총 쏠 거야.//”


말이 끝날 때마다 깔깔대는 아이들의 모습에 의아해하는 모연을 뒤로하고 시진은 아이들이 절대 잊지 못하도록 재밌고 유쾌하게 위생교육을 해주었어.


심각하게 말해봐야 아이들은 기억 못해.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 조금이라도 기억에 오래 남게끔 재미있게 해주어야 하는 거지.

그래야 장난 삼아라도 아이들이 지킬 생각을 할 테니까.


“애들이 왜 웃죠? 통역 이상하게 한 거 아니에요?”
“웃음이 헤플 나이죠.”


지금 상황이 참 수상한데 이 수상한 분위기를 증명할 방법이 없기에 모연은 그저 시진을 샐쭉하니 흘겨보았어.

그녀의 눈초리에도 시진은 빙글빙글 미소만 지어.


특별할 것 없는 모든 일상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가슴에 새겼어.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떠올리고 생각하고 회상할 만큼 깊게.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했다면 오늘의 일기에도 쓸 말이 없을 만큼 평범하고 소박한 일들이 그걸 함께 하는 게 서로이기만 하면 두 사람에게는 더없이 특별하고 소중해져.

그 이유는 분명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모연은 부대로 돌아가는 길에 시진을 따라 다운타운의 한 술집 겸 식당에 왔어.

주인 여성분, 발렌타인의 비주얼이 아주 남정네들을 흡족하게 할만 해서 모연의 마음이 아주 언짢지.

그녀의 서릿발 같은 눈초리에 시진의 자세만 점점 뻣뻣해져.


“식당 고르는 취향이 아주 남자답습니다?”
“서상사 단골 가겝니다. 전 맛의 명가 PX를 좋아합니다. 음식은 역시 인스턴트죠.”
“퍽이나.”


사실 두 사람의 대화는 좀 웃기지.

시진의 애인도 아닌데 모연이 그에게 눈치를 주는 것도 웃기고, 애인도 아닌 여자가 눈치 준다고 땀을 뻘뻘 흘리는 시진도 이상해.

오직 두 사람만 이 어색한 상황에서도 이상하다는 걸 못 느끼고 있어.

이미 마음을 준 사람이라 관계 정립이 안 됐어도 눈치를 주고 눈치를 보는 걸까.


“제가 사는 거니까 불리한 질문 하나만 해도 돼요?”


모연은 시진에게 알고 싶은 게 많아.

그에 대한 마음에 답을 내려면 이것저것 들어야 할 말들이 많거든.

하지만 시진은 말할 수 없는 게 많은 사람이지. 묻고 싶은 걸 다 물을 수가 없어.

그래서 그녀는 일단 딱 한 가지만 묻기로 해.


“전부터 궁금했는데, 왜 군인이 됐어요?”


그의 마음을 받을 수 없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

시진이 하는 일. 그 일을 하는 ‘이유’를 물은 거야.

시진은 담담하게 답을 했어.


“누군가는 군인이 되어야 하니까요.”


요즘 세상에 군인을 직업 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정말 별로 없지.

엄격한 규율에 어느 집단보다 강한 연대책임에, 더더욱 휴전 국가의 군인이라 느껴야 하는 위험 부담까지 감당하며 그것을 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내 직업이 마음에 안 드나 봅니다. 그래서 혼자 복잡한 거고.”


틀린 말은 아니야. 모연은 그가 그냥 군인도 아니고 특수부대 소속의 군인이라 싫어.

무섭고 괴롭고 두려워.

왜 꼭 그가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이 하게 두면 안 되는지 그녀로 하여금 비겁한 생각을 하게 하지.


“얼마나 투철한 애국심이면 목숨을 거나 싶어서요.”
“애국심이 뭔데요?”
“나라를 사랑하고, 국가와 민족에 충성을 다하고,”
“그런 건 왜 군인만 해야 합니까.”
“…….”
“강선생이 말하는 애국심이 뭔진 모르겠지만,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한다는 믿음.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긴 하지만 한 소리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 내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그런 겁니다.”


시진이 군인으로 살며 지키고자 한 건 바로 그런 것들이었어. 마땅히 지켜져야 하는 것들을 지키는 것.


약자를 보호하고, 그릇된 행동을 지양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세상사람 모두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그런 일.

그것이 불행히도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일일 뿐이야.



다른 사람들보다 스스로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선택한 것이 하필이면 생사를 넘나드는 일이라 사랑하는 여자를 슬프게 하는 게 시진으로서도 괴로워.
“나도 하나 물어봅시다. 내가 군인이 아니라 평범한 재벌 2세였다면 우린 좀 쉬웠습니까?”
“……아뇨. 그건 너무 평범해서.”
“그죠. ‘잘생긴’을 빼 먹고 평범하게 물었네요, 제가.”


아마 유시진이 평범한 재벌2세였다면 모연은 지금의 그를 사랑하듯 그 ‘재벌2세 유시진’을 사랑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 유시진은 돈도 많고 차도 좋고 옷도 좋겠지.

그녀와 일상을 함께하며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할 거야.

기념일에는 스카이라운지에 가서 저녁을 먹고 명품목걸이를 선물하겠지.

그녀를 신데렐라로 만들어 줄지도 몰라.


그것도 썩 나쁜 일은 아니야.

그걸 싫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매너와 멜로를 기대하며 이사장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던 거니까.


하지만 ‘그’ 유시진은 결코 진짜 유시진처럼 매력적이지 않아.


‘그’ 유시진은 장례식장 앞에서 맞고 있는 도둑놈을 구해주지도 않을 거고, 환자를 살렸다는 모연에게 멋있다는 말을 해주지도 않을 거야.

수술실에 있을 때의 그녀가 제일 섹시하다고 말해주지도 않을 거고, 총을 들어 그녀의 수술실 앞을 지켜주지도 않겠지.

그것들은 전부 시진이 명예를 쫒는 군인이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총을 드는 군인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니까.

그걸 아는데 어떻게 ‘재벌 2세 유시진’을 진짜보다 더 바랄 수 있겠어.


모연이 시진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만이 아니야.

그녀는 시진을 존경해.

그의 인류애, 도덕심, 이타심, 의협심, 정의로움, 헌신, 희생…….

그 모든 것을 그녀는 존경해.

거기에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데에서 동료의식도 느끼지.

시진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우애’라고 할 수도 있는 그런 감정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더 그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는 거야.


시진이 모연을 전우라고 느끼고 그녀의 일을 돕는 이유 또한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뚜렷한 모연을 존경하기 때문이야.

그가 살아오며 어떤 여자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전우애와 존경을 모연에게서 느끼고 있는 거지.


사랑하는 사람을 존경할 수 있다는 건 사실 흔치 않은 행운이야.

그런 행운이 두 사람에게 찾아온 거지.

그런 두 사람이 서로가 아니면 어느 누구를 만나서 자신과 같은 영혼의 색깔을 볼 수가 있겠어.

서로를 첫눈에 알아보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그런 특별한 사람을 말이야.


그토록 여러 번 차이면서도 시진이 모연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무서운 현실에도 모연이 시진에게서 완전히 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엔 같아.

두 사람이 서로에게서 사랑만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감정의 총천연색을 모두 느끼기 때문이야.

아주 특이하고 평범하지 않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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