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울 거라면

예쁘게 울어야지,

배우니까.

언젠가

어빠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

우는 순간조차

자신이 배우라는 걸

잊지 않는 사람의

삶이라는 건

어떨까?

(무릎의 각도와 어깨의 기울기,

뒤로 뻗은 오른발의 동세로 보아

아마 다음 동작은

왼발 도움닫기일 거야.

그리고

그 몸은 날아오르겠지.)

생각해 봤어.

우리가 보통

경극이라고 알고 있는

중국 전통극의 무대는

관객이 앞에서 보는

프로시니엄 무대가 아니라

삼면에 관객이 앉는

형태를 갖고 있지.

그래서

모든 배우의

움직임은

어떤 각도에서

보든지

아름답게 보이도록

연출된다고 해.

경극 배우들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엄격한 신체 훈련을

하는 것도

그래서

너무 당연한

일이고.

(어빠가 이렇게 턴을 할 때마다

조타는 자꾸만 플라멩코 턴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괜히 그런 게 아니라니까.

플라멩코들의 움직임이나 몸을 선을 봐.

어빠한테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아?)

특히

상체를 세우지 않고

앞으로 숙여서 도는 턴의 경우.

어빤 기본기를 중시하는 사람이니까

더 더욱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꿈이야...꿈. 꿈은 꿔 볼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그냥 뛰는 건

어빠 스타일은 아니지.

뛰기 전에도

턴.

그리고

드디어

몸을 띄워서

봐!!!

공중부양

중이심.

그리고

마치 그림처럼.

그렇게

땅을 딛지.

눈꽃처럼,

살포시.

그

순간의 환희를

어떻게 잊겠어?

오른다리와

왼다리가 이루는 각은

언제나

엄정하지.

이 각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빠는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는 거고.

그냥,

참,

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는데,

그렇게

하는 거잖아.

힘든

내색조차

없이.

그렇게 완벽하면

가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진짜, 진짜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던 것 같거든.

철두철미하고 완벽한데,

그래서

인간미 없이 차갑게

완벽한 게 아니고

말할 수 없이

따뜻하게 완벽한,

그런 사람,

이라고.

근데...

다들 알 거야.

그게 무슨 말인지.

그 말도 안 되는

이율배반적인

특징이

이 한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모든 순간,

완벽한 배우가 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그런 사람이니까,

이 사람은.

배우 이준기가

인간 이준기다.

(* 뭔가...울컥, 하네.

갑자기 고백이라도 하고픈 일요일.

조타는

배우 이준기=인간 이준기를

사랑하는 더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