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분들은 갤주님께서 과거에 왜 일본유학을 가셨던 이유를 아는가?
오늘 반찬 중탕을 하면서... 처음으로 갤주님 책을 펴고 여는 글을 읽었다.
난 몰랐는데...(남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유도 모르면서...)
오늘 갤주님 책에 쓰여져 있는 여는 글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밑의 글은 갤주님 책에 있는 여는 글을 그대로 옮긴다.
여는 글
2002년 월드컵 공식 지정 코미디언 1호
"일본? 또 일본이야?" "연예인들 일본 가는 게 붐인가?"
나도 일본을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새치가 몇 가닥 생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고민했다. 내가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이렇다.
우선 월드컵 때문이다.
2002년에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개최한다는 것은 동네 꼬마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1998년에 프랑스 월드컵이 열릴 때도
프랑스에 한 달 이상 체류하면서 월드컵 열기를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그때 몸으로 직접 체험한 월드컵은 그야말로 '인류 최고의
축제' 그 자체였다. 그 인류 최고의 축제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것이다.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로 보였다. 기획만 주어진다면 2002년 월드컵 전후로 분명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
신감이 있었다. 또한 그런 축제 분위기를 이용해서 일본 코미디계에 진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본에 직접 가서 일본 문화도 익히고
일본어로 배우기로 했다.
물론 한국에서도 준비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일본 코미디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에 간다면 말만 할 줄 알지 일본 문화를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모든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사전에 1년 정도 일본 사람과 살을 부대끼며 살면서 어떻게 하면 일본 사람들 웃길 수 있을까 연구해보기로 했다.
또 2002년 월드컵 전후로 만들 프로그램의 아이템을 일본에서 찾아보고 싶었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우선 우리나라 텔레비전 프로그램 때문이다. 한국의 방송마다 일본의 텔레비전을 표절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일본 텔레비전은 어떤 내용을 방송하기에 우리나라가 죽자살자 베끼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그래야 대응책을 세울 수 있고 일본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가끔씩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서 보곤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단지 일본의 일부분을 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매일 보다 보면 베끼기를 넘어서 무언가 얻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 일본에서 채널을 돌려가면서 일본 텔레비전의 이모 저모를 살펴
보았다. 그리고 현재 내 머리 속에는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리포트가 가득하다.
그런데 내게는 한 가지 더 생각해야 될 게 있었다.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 바로 가족이다. 그것이 일본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였다.
일본으로 유학 가려고 마음먹은 많은 사람이 일본을 택한 이유는 일단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그랬다. 일본은 일단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금방 달려갈 수 있다. 가정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무엇을 공부할지 어디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생각하고 보니. '이제 1년 동안 방송 생활을 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18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방송을 해왔다. 솔직히 쉬고 싶었다. 더 솔직히 얘기하면 더 이상 웃길 수가 없을 거 같았다. 머리가 텅 비어 버렸다고 할까. '너
원래 그랬잖아'라고 다그치지 말기를. 그렇게 텅텅 비어 있지는 않았다.
다른 세상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면 분명 무엇인가 떠오를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와 외모도 비슷하고 같은 동양권 문화권인 일본에 가면
배울 게 널려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년 정도를 계획했다.
그런데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일본 문화 개방이 이루어졌다. 일본 대중 문화가 홍수처럼 몰려오는 것이다. 코미디언
의 한사람으로 여기에 대한 나름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당장이라도 일본으로 가자. 직접 가서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자'
누구도 나에게 그런 것을 일일이 설명해줄 리 없다. 직접 그들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몸으로 배워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에 간 것이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는 가슴이 설레였다. 물론 그런 심정이야 얼마 지나자 눈 녹듯 사라져버리고 말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리 세워둔 목적이 없었더라면
더 비참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혹시 주위에 아무 생각 없이 어디론가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 옷자락을 붙잡고 말려야 한다. 내가 만일 일본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아마 일본에서 끝까지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일본으로 가야만 했던 이유를 밝히고 있다.
내게는 정말이지 중요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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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님은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실까? 아마도 쑥쓰러워 하시겠지? ^^ 새롭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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