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런동 감독이던 시절에 런동 싸인을 받은적이 있거든?

근데 그거 받고 나니까 다음 씨즌에 외국으로 도망가더라고

갑자기 그게 생각나서 서빙고 싸인 받으러 갔다.

근데 싸인 받으려고 하니까

"코치님 싸인 해주실 수 있나요?"

-지금 제가 짐이 많아서 못해드려요

한손에는 가방 다른 손에는 파우치 옆구리에 끼고 커피 들고 있었거든

"아 예.."

이러면서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진짜 이 씨발놈은 끈덕지게 팀에 붙어 있을건가 하는 생각에 암담해졌다.

아무튼 11시부터 죽치고 있었는데 11시 30분 정도쯤에 멀리서 누가 출근하는데 딱봐도 또레기더라

또레기 싸인볼은 이미 있어서 그냥 들여보냈다.

아무튼 선수들 출근하는걸 본거는 진해수, 이천웅, 김재율, 김용의, 이형종 이렇게 본것 같다.

한 두어명 더 출근한 것 같긴한데 젊은 애들은 진짜 실물 보니 모르겠더라...

이형종 빼고는 죄다 얼굴 보고 누군지 못알아봤다.

그리고 나 말고도 싸인 받으러 온 아재들이 있었는데

선수들 출근하는데 싸인 받으려고 가니까 보안애들이 막아서고 그러니까 그 아재 빡쳐서

"에에이!!! 이 씨발럼들!! 오늘 존나 깨져라!!!!"

막 이러더라

그리고 왠 머머리 아재 하나가 회색 정장에 나비넥타이 + 미러 썬글라스 쓰고서  선수들 사진 박힌 엽서 같은 거에다가 싸인 받는데

순간 머머리킴인줄 알았다.

김재율 싸인 받고 나머지들은 다 싸인을 안해줘서 빈정 상했는데

이천웅이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싸인 다 해주더라.

공 2개 사서 아무나 싸인 해주는 사람한테서 2개 받고 가려고 했던지라 돌아가려는데 지하철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이형종이 차에서 내리는걸 봤다.

싸인 받고 싶었는데 공이 없어서 그냥 보기만 했는데 엄청 아까웠다.

그리고 출근을 엄마차로 하는지 차에서 아줌마랑 젊은 여자랑 같이 내려서 배웅해주더라.

1시 정도 되가니까 하나둘씩 출근 하는 모양인데 고참급은 더 늦게 오는지 한명도 못봤다.

다음에는 반드시 서빙고 씨발놈 싸인 꼭 받고 말거다.

1호기나 외노자들 싸인 받고 싶은데 외노자는 언제 뭐타고 출근하는지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