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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님 문장을 나름 분석해 봤습니다

진돗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0.26 21:17:01
조회 650 추천 10 댓글 12

  나는 니그라토님의 문장이 ‘나쁘다’기 보다는 ‘좋은 점이 별로 없다’고 보는 쪽입니다. 나쁘다는 것은 뚜렷하게 문제점이 드러난다는 얘기인데 니그라토님 문장은 어법적으로 완전히 어긋나는 경우나 문맥적으로 확실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봐요. 그러나 니그라토님의 문장을 읽다보면 은근하게 피곤함을 느끼게 돼요. 오늘 제가 그걸 한번 파고들어 볼까 합니다.  



  <측정은 모든 인신족(忍辰族)들의 관전 아래 이루어질 터였다. 벨리카미는 지혜인간(智慧因間)이라는 호칭을 물인간(水因間) 은하영(銀河永)과의 슬기와 어짐을 겨루는 싸움에서 가져 온 바 있어 자신감이 가득했다. 인신족 사회에 있어 인간(因間)이란 칭호는 극초인간(極超因間)에 도달한 가공할 전사만이 가질 수 있어 명예로웠다.>



  두 번째 문장을 봅시다. 이 문장에는 주어(벨라카미는-자신감이)와 목적어(호칭을-어짐을)가 각각 두 개씩 있습니다. 겹문장인데요. 겹문장은 두 개 이상의 홑문장을 섞은 것이죠. 저는 이 겹문장을 다음과 같은 홑문장들의 뒤섞임으로 봅니다. 



 벨라카미는 호칭을 얻었다. 

 지혜인간이라는 호칭이 있다. 

 (벨라카미는) 은하영과 슬기와 어짐을 두고 겨루었다.  

 (벨라카미는) 그 이름을 (슬기와 어짐을 겨루는) 싸움에서 가져왔다.

 벨라카미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제 분석이 맞다면 이 문장은 무려 5개의 홑문장이 뒤섞인 것입니다. 사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대개 어떤 아이디어는 여러 개의 생각이 뒤섞인 상태로 우리에게 옵니다. 원활한 소통을 하려면 우리는 우선 원초적 상태의 아이디어를 가공해서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지요. 제가 보기에 이 아이디어를 원활하게 표현하려면 최소한 두 개의 문장이 필요합니다. 물론 독서량이 풍부하고 문장을 다루는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면 이걸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다듬어 봅니다. 



☞ 

  벨라카미는 슬기와 어짐을 겨루는 싸움에서 지혜인간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특히 물인간 은하영과의 결투에서 얻은 것이기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여러 개의 홑문장을 억지로 하나의 겹문장으로 만들다 보니 난점이 생긴 것인데요. 이건 주어와 목적어의 중복뿐만 아니라 관형격 조사의 중복 때문에 더욱 도드라집니다. 바로 이 부분,  


  “은하영(과)(의) 슬기(와) 어짐을 겨루(는)”  


  때문입니다. 이것은 수식어 중복이기도 합니다. “은하영과의”가 “슬기와 어짐” 그리고 “겨루는”을 동시에 꾸미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겨루는”이란 표현 역시 “싸움”을 꾸미는 관형어입니다. 여러 개의 문장을 하나로 묶다보면 이렇게 문장성분이 중복되기 쉽지요. 


  몇 문장 건너뛰어서 다음 문장을 봅시다. 

  



  <나드낫셀은 아름다운 남자 인신족으로 산뜻하게 차려 입었으며 등에 날개를 펄럭였다.>



  이 문장 역시 여러 개의 문장이 뒤섞인 구조인데요. 크게 보면 “나드낫셀은 ~ 차려 입었다”와 “(나드낫셀의) 등에 날개가 펄럭였다”가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장을 잇는 과정에서 주술관계가 모호해졌습니다. 즉 이 문장은 형식상으로 주어 “나드낫셀은”과 서술어 “펄럭였다”가 호응하는 구조를 이룹니다. 하지만 펄럭인 것은 주어인 나드낫셀이 아니라 나드낫셀의 날개겠지요. 


  만약 ‘나드낫셀이 (등에 달린) 날개를 펄럭이게 만들었다’는 의미로 구성한 문장이라면 부사어 “등에”의 역할이 모호해집니다. ‘나드낫셀은 (등에 있는) 날개를 펄럭였다’ 또는 '나드낫셀은 아름다운 남자 인신족으로 산뜻하게 차려 입었으며 등에서는 날개가 펄럭이고 있었다’ 정도로 쓰는 게 무난했을 겁니다.  


이어지는 부분은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확실히 나드낫셀은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나드낫셀도 벨리카미도 무기로 파라탐(Paratam, 초월적 빛)이 집중되어 만들어진 짧은 창을 이용했다. 이 창으로 겨룰 일은 아마도 그들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둘은 확신하고 있었고 이는 인신족 사회 전반의 분위기였다. 나드낫셀도 벨리카미도 엄청나게 빨랐기 때문에 적진에 뛰어 들어가 짧은 창으로 찌른 뒤 몸을 빼는 작전이면 만사형통이었다.>




  어법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러운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어요. 두 번째 문장을 볼까요. 


  <나드낫셀(도) 벨라카미(도) 무기(로) ~>


  주격조사 ‘-도’가 반복된 다음 발음상 유사한 부사격 조사 ‘-로’가 이어집니다. “나드낫셀도”의 경우 앞 문장에서 이미 나왔으니까 앞의 문장을 포함해 문장을 새롭게 구성하든가, 그게 번거로우면 ‘두 사람 다’ 정도로 쓰는 게 좋았을 겁니다.   


  세 번째 문장은 순전히 시를 쓰는 저의 오지랖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 겨룰 ~ 그들 ~ 않을 ~ 둘은 ~ 이는 ~ ” 등으로 이어지는 성분들의 어감이 읽기의 피로감을 느끼게 해요. 이건 어법의 문제는 아니고 뉘앙스의 문제겠지요.  



<벨리카미는 자신의 속도의 원동력인 로켓 글라이더를 손보기 시작했다. 벨리카미는 이 로켓 글라이더가 자신이 그동안 갈고 닦은 파라탐 도법(道法)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에, 과학과는 달리 복제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뜻에서 이 괴우주(怪宇宙)는 마법적 세계였다.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가 고도의 과학적 계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도 잘 알았고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첫 번째 문장. “자신의 속도의 원동력인”이 관형격 조사의 중복입니다. “자신”이 “속도”를 꾸미고 이 두 개가 다시 “원동력”을 꾸미고 있죠. 마지막 문장.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도”에서 주격조사 “-도”가 중복돼 있습니다. 




<벨리카미는 로켓 글라이더를 쓸 때면 사용하는 속도 쟁기도 잘 손보았다. 벨리카미의 속도 쟁기는 엄청난 속도를 낼 때면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장치였고 투구에 설치되었다. 벨리카미는 그렇기에 로켓 글라이더를 쓸 때면 투구를 썼다. 관성제어장치는 벨리카미의 허리띠였다.>



  첫 번째 문장. “쓸 때면”과 “사용하는”이 중복된 것처럼 읽힙니다. “쓸 때면”을 ‘착용할 때면’ 정도로 바꾸어 쓰는 게 좋겠고요. 

  

  두 번째 문장. 역시 겹문장 처리에서 어색해졌어요. “낼 때면”은 ‘낼 때(에)’ 정도로 바꿔 쓰는 게 어땠을까요. 그리고 이 문장 전체는 “장치였고”를 중심으로 대등하게 연결된 겹문장입니다. 그러나 “장치였고” 뒤에 오는 “투구에 설치되었다”는 앞의 문장과 대등하게 연결되기엔 부속품의 의미가 강합니다. (앞의 문장 포함해서) 저라면 이런 식으로 썼을 겁니다. 



☞ 

  벨라카미는 로켓 글라이더를 사용하기 전에 속도 쟁기 손보는 일을 잊지 않았다. 속도쟁기는 초고속이 유발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투구에 설치된 장비였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여기까지 쓰는 데에만 거의 3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 시간을 들여서 니그라토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쓴 거지만,

니그라토님이 알 수 없다고 한 이유를 나름대로 밝혀보려고 애를 쓴 글입니다. 


전 니그라토님이 당장에 극적으로 전향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압니다. 

그저 다른 이들이 지적해 온 문제점의 구체적 양상의 일부를 제 나름대로 밝혀 본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노선을 택할 것인지는 니그라토님의 몫입니다. 

타인의 지적을 수용하면서 발전적으로 가느냐

자폐적 정당화에 침전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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