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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펄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5 10:37:28
조회 90 추천 0 댓글 2

한 여름날의 이야기다.


그 해의 여름은 완전한 불지옥이 었지만

짖궃은 태양의 불길 질이 더욱 심하던 날이었다.


갓 부화한 매미들이 마른땅을 박차고올라와 울부짖고 있었고

더위는 무거운 족쇄마냥 내 온몸에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 날은 유독 목이 탔고 음료수가 너무나도 마시고 싶었다.  이토록 목이 마른적이 있었던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몇 시간 전부터 심각하도록 목이 마르기 시작했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조그마한 몸집을 가누며 전력으로 집을 향해 뛰어갔다.


" 어머니!! 어머니!! 동전 좀 주세요 "


짤랑


커다란 500원 짜리 동전이 어머니의 손에서 떨어지는 찰나

이상하게 그 순간 나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만 같았다.


500원이면 시원한 주스 한 병은 거뜬하겠지라고 생각하였고

어떤 맛 주스를 먹을지,빨대를 꼽아서 조금씩 빨아 마실지

한 손을 허리춤에 얹고 남자답게 벌컥벌컥 마실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음료수 자판기로 달려갔다.


탁탁탁탁!


그래

이미 나는 달려가는 짧은 순간 동안에 무슨 맛 주스를 먹을지 정했다

이 갈증을 해소할만한 건 싱그러운 사과맛 주스야! 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도착하자마자 동전 투입구에 급하게 동전을 쳐박아 넣었고

상큼한 사과맛 버튼을 구타하듯 때려눌렀다.


짤랑


덜컹


개봉박두 그렇게 기대하던 음료수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투입구에 떨어졌다.

뻘뻘 흐르는 땀을 뒤로하고 재빠르게 투입구를 열고 주스를 꺼냈다!


" .... ?"


이상해 무언가 이상하다고

상상하던 1L짜리 거대한 사과주스가 아니였다

쪼그마하고 나약한 팩쪼가리가 나를 맞이하였고 주스팩은 마치 내 손에서

말라 비틀어져 죽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큰 실망을 했지만

갈증은 금세 실망을 때려눕혔다.

나는 힘없이 빨대를 뜯어 팩에 꼽아 넣었다



쉬이.......


입으로 힘차게 돌진해야할 시원한 사과주스는 온데간데 없고

공허한 수소만이 내 입으로 흘러들어 온다.

그렇다.  내가 뽑은 주스는 불량품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기대했던 내 머릿속의 1L짜리 주스의 환상은

조그마한 빈 팩주스로 나에게 돌아왔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어버렸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내리쬐는 햇빛은 살기를 담아 온 대지를 불태웠다.

한 낮중의 한 낮이었음에도 이상하게 사람은 없었다.  그저 한 아이만이 자판기 앞에 주저앉아 서글프게 울고 있었고

아무도 그 슬픔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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