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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에 남의 문장 고쳐준다 어쩐다 하는 거 보고 써봄.

엠제이(27.113) 2015.11.05 18:38:48
조회 148 추천 6 댓글 0

완벽하게 옳은 문장이란 게 있긴 있을까? 난 없다고 생각한다. 있는 건 오직 최선의 문장이지. 그 소설에 어울리는, 그 소설의 부분부분에 완벽히 어우러져, 그 소설의 그 장면에 가장 적절한 그런 문장 말이지.


문법적으로 옳은 문장? 그야 문법적으로 옳은 말이야 있지. 근데 그게 최선일까. 문법이 엉망인데 매력적인 소설과 문법이 다 맞는데 매력적이지 않은 소설이 있다면 난 주저없이 전자를 택함. 대표적으로 박솔뫼 소설을 언급해보고 싶다. (단편집 '그럼 무얼 부르지' 읽어봄.) 박솔뫼 소설은 떼놓고 보면 어딘가 어색한 문장이 많지만, 같이 두고 보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다.


만약 쓰는 소설의 한 부분에 문법적으론 어긋나지만,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문장이 있으면 포기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예시를 들자면 필경사 바틀비에 나오는 말, I Would Prefer Not To" 같은 게 있다. 일견 어색해보이는 문장이지만, 그 소설에서 눈부시게 작용하는 문장이 분명히 있다. 문법에 의존하면 그런 문장들을 놓칠 수 있다. 위의 문장의 묘한 맛에 대해선 내가 직접 설명하면 별로일 거 같다.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보는 게 좋을 듯 함. 잘 설명해낼 자신이 없다.


남이 써놓은 소설을 조목조목 고치면서 자기 방식이 맞다고 주장하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 자신만만해야 할 지 감이 안 온다. 기껏해야 문법이나 어색한 문장 잡기 정도나 가능할 텐데, 그런 어색한 문장이 쓸모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단 말이지. 작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넣은 어색한 문장을 맘대로 고칠 수 있을까? 또한 어색한 문장 자체로 만들어지는 개인의 문체는 또 부정할 생각인가?  


결국 댁이 한 건 피드백이 아니라, 자기가 옳다는 가정을 바닥에 깐 채로 생각으로 생각을 찍어누르는, 폭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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