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면, 너는 내게 말 할 것이느냐

묻는다도, 내게 정적만이라면 말하지 않겠다

소산에 떠오른 우리, 드높은 위상

아이야, 나는 지금 하늘이다 

아이야, 비록 이런 천한 곳에 있더라도 

나는 지금 하늘이다 

내게 죄를 짓지 말아다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는 것이고

하늘을 사랑한다면, 이미 하늘은 너를 사랑하고 있다만

다시, 이번엔 네가 묻거라

답한다면, 그 어떤 물음일지라도 괜찮다

답한다도, 너를 위한 답을 내놓을 테니 

비틀리도록 마른 마음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음에

왕이시여, 소인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왕이시여, 소인을 살릴 수 있으시겠습니까? 

비천한 저를 위하여, 왕께서 소인을 사랑한다 말씀하셨습니다

왕이시여, 감히 묻습니다, 소인을 살리실 수 있으십니까?

(소산에 위에 말라가는 두 생명ㅡ

저무는 저 태양처럼 꺼져 가는 모습에 

신은 눈을 감아 밤을 열었네ㅡ).

묻습니다, 왕이시여. 

답하노라, 아이야. 

저를 살리실 수 있으십니까?

나는 하늘이노라, 불가능하다면 

너와 함께 죽어 가겠노라. 

왕이시여, 묻습니다.

답하노라, 아이야. 

눈물이 차오른 눈을 닮은 달

신은 슬퍼하여 구름으로 눈을 가리니 

아아, 밤은 깊어 가고 

아이는 산이 되어

왕은 하늘이 되어 

소산은 땅에 박히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네.

사람들은 그 산을 오르며 곡소리를 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