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블레이드와 파라탐 무공

*본편 이전*

“인신족의 신용은 지켜져야 하지.”

정의의 검 즉 저스티스 블레이드라 불리는 인신족 조직이 있었다. 정의의 검의 단장은, 다른 측면에서는 비교적 평범한 인신족이자, 대마계 전문가이며, 인신족의 최상급 전사인 극초인간의 일원인 마력인간 다솜은빛이었다.

정의의 검의 또 다른 주요 인력으로는 무술인간 베나베스가 있었다. 베나베스 역시 여러 측면에서 비교적 평범한 인신족이었다.

베나베스는 자신과 마주선 미신족 강도를 두고 합장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대가 극락영생하길 바라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는 베나베스는 극락영생은 자유민주공화정과 과학적 힘으로 이루었던 길이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후라신족을 찔러 죽이고 도망 다니던 그 미신족 강도가 답했다.

“그대와 나 모두 아후라신족의 압제에 시달리고 있네. 그렇다면 함께 힘을 합쳐 아후라제국에 대항할 일이지 왜 적이 되어 마주 서고 있는 것일까.”

베나베스가 잘 생긴 얼굴에 멋진 미소를 띄더니 말했다.

“지금 인신족은 아후라제국을 비롯한 무수한 신선들과의 사이에서, 인신족 해적단들이 갉아먹은 인신족의 신뢰를 지켜야 할 입장에 있으니 그대를 안 잡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미안하지만 난 극초인간이고 고로 내가 방금 한 말은 그대가 사로잡혔음을 알리는 통보이지 그 이외의 것이 아닙니다.”

미신족 강도가 자신의 파라탐 몸을 강화했다. 미신족이 할 수 있는 강체술이었다. 미신족 강도가 이미지 도법을 부렸다. 파라탐의 강격이 강화되어 이미지로 변해 미신족 강도의 손아귀에 신마탄총이 서렸다. 빛 보다 빠른 속도로 파라탐의 총탄이 미신족 강도의 신마탄총에서 발사되었다.

베나베스도 파라탐 이미지 도법을 부렸다. 베나베스가 뻗은 손끝에서 카타르의 일종이 뻗어 나왔고 곧이어 강격으로 변했다. 파라탐의 강격은 미신족 강도가 쏜 파라탐 총탄을 가루로 만들고 곧이어 강도에게 뻗쳤다. 베나베스의 공격은 지구인이라면 결코 강한 힘을 줄 수 있는 각도가 아니었는데 이는 지구인과 다른 생김새라곤 귀 위의 우윳빛 뿔 밖에 없는 것이 인신족임을 감안할 때 이상해 보일만도 했다. 그렇지만 인신족의 몸이란 이미지만 그럴 뿐 다른 원리로 작동했다.

베나베스가 손에 쥔 카타르가 어느새 올가미로 변하더니 미신족 강도를 휘감아 쓰러뜨리고 허공에 매달았다. 이는 그 미신족 강도가 극초인간은커녕 그리 강하지 않은 인신족 병사 이하 정도 수준의 힘에 불과했으니 자명한 결론이었다.

베나베스는 그렇게 무수한 곳들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색계적 편재 중 하나를 이용해 그렇게 했는데 이는 전력을 다할 상대가 아님을 이미 파악해 둔 바였기 때문이었다.

인신족이 정의의 검이라 칭할 수 있는 데엔 이들 신족들에겐 마음의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심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신족이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윤리적 세뇌 수술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후라신족이 베나베스에게 의뢰한 바가 아니었을뿐더러 실상 인신족은 아후라신족에 대한 반역을 은밀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기에 더 이상의 추가 작업 없이 베나베스는 아후라제국 검찰에 그 미신족 강도를 넘겼다.

[2017.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