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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비치와 곰탕집 성추행 사건 (남킹 풍자 수필)

남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05 0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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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비치와 곰탕집 성추행 사건




올해 스페인 <알리칸테>의 겨울은 꽤 더웠다. 원래, 제주도보다 좀 더 더운 도시지만, 올해 겨울은 거의 반 팔 차림으로 돌아다녀도 될 만큼 더웠다. 정말이지 지구 온난화 때문일까?


아무튼 집 베란다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지중해의 파란색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사는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스쿠터 몰고 꽤 여러번 바닷가를 돌아다녔다. 


이름하여 San Juan Beach. 공식 스페인어 명칭은 Playa de San Juan. 길이는 6.2km. 무척이나 길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1.5km라고 하니 네 배 이상의 크기. 그래서 그런지 공식적으로 절반씩 나뉘어, 각자의 해변 이름이 따로 있다. (굳이 알 필요 없는 상식)


이참에,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인 <자크 프레베르>가 쓴 <알리칸테>를 잠시 감상하고 가자.


탁자 위에 오렌지 한 개

양탄자 위에 너의 옷

내 침대 속에 너

지금의 부드러운 현재

밤의 신선함

내 삶의 따뜻함.


짧은 시지만,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휴양도시를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늘 푸른 하늘, 사계절은 봄, 여름, 봄 그리고 봄. 지진도, 태풍도 없고 하얗고 고운 모래 해변은 끝없이 뉘었고, 파도는 온순하고, 바다로 제법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도 여전히 허리춤에서 철벅 이는 미지근한 물. 지나치게 넓어 아무리 많은 관광객이 와도 한적해 보이는 곳.


온통 푸른 하늘과 바다를 눈 뜨면 마주할 수 있는 비치 호텔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다면 정말이지 시인의 표현대로 이것이야말로 <내 삶의 따뜻함>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 우연히 유튜브에서 영상분석 전문가가 다룬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접했다. 예전에 얼핏 듣고 보기는 했던 뉴스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왔다고 하니, 괜히 나무 위키도 뒤져보고 관련 글도 찾아 몇 개 더 읽어 보았다.


15년 넘게 유럽에 사는 나로서는, 솔직히 말해, 이게 재판까지 갈 사건이 된다는 게, 너무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영상분석 전문가의 조심스러운 의견대로, 찰나와도 같은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그냥 사과하고 가면 될 일이었다. 정말이지 아무 일도 아니다. 도시에서 부대끼며 사는 우리에게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 타인과의 신체 접촉 아니겠는가? 출, 퇴근길 지옥철, 만원 버스에서 매일 겪는 일이지 않은가? 


나의 의견에 혹여 누군가는 발끈하며 내게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가 일부러, 의도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만졌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그가 일부러 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CCTV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좁은 통로에서 접촉이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우연히 혹은 일부러 했다는 증거는 절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재판 결과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어긋나는 일이다. 죄를 입증할 수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될 수 있는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묻고 싶다. 


도대체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도대체 인간살이가 뭔가? 우리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잠시 왔다가 영원히 떠날 텐데, 그게 그렇게 분하고 억울하고 원통해서 재판까지 간단 말인가? 도대체 포용과 용서, 화해와 아량은 어디로 내팽개치고, 독선과 아집, 비난과 힐책에 매달려, 옹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단 말인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섹슈얼리티(영어: sexuality) 즉, 성(性)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하고 과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곳, 알리칸테의 해변으로 돌아가 보자. 


해변을 거닐다 보면, 나는 종종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걷거나 선탠을 하는 여자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 해변의 끝에는 팬티마저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물놀이를 하는 <누드 비치>도 있다.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면 우리는 서로 양쪽 볼을 번갈아 가면서 맞대며 인사 (소위 볼 뽀뽀) 하고 모두 벗고 물에 들어가서 장난을 치며 놀았다. 남자던 여자든 상관없이. 놀다 보면 신체 접촉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 때문에 마음이 상하는 일은 없다.


과연 어떤 게 자연스러운 일인가? 


수만 년 동안 진화해 온 우리 세포 속 DNA는, 남자와 여자를 사랑과 끌어당김의 대상으로 여기지 미움과 반목으로 서로를 내팽개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게 중한 것이다.


내 침대 속에 너

지금의 부드러운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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