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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흐리디흐린 홍차를 마셔봤다면 그 밍밍한 온도가 체내를 통과하는

터널(182.160) 2015.03.27 10:35:41
조회 148 추천 1 댓글 2
														



비 오는 날 태연한 사람. 피부는 검지 않고, 몇 해를 입어 몸에 잘 붙는 중간길이의 코트를 입었다.
 
구두에 약이 꼼꼼히 발라졌고 밑창도 거의 새거라 당분간은 걱정없는 사람. 비가 와도 갈 곳엔 꼭 가야하는 사람. 가려는 곳에 대해 판단의 실수가 없다.
 
자기 뜻 이외의 것에 구애받지 않지만 한 낮 무더위 보다는 비오는 날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비 올 때 언제나 입는 따뜻한 옷을 입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얼굴이 거칠어서 그렇기도 하고, 습기를 빨아들인 소지품이 더 무거워져서 그만큼 오늘따라 피곤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젖은 바지단과 소매끝을 통해 체온을 빼앗겨 15분 쯤 앉아 커피를 마시려는 생각이 들 때에,
100년만에 찾아오는 기회에 말을 해야지.

빗물은 갈라진 우레탄 사이로 들어갔다.

이쪽에서 보니 바깥이 수족관같았다. 우리는 그쪽을 들여다보며-내다보며 차를 마셨다. 우리가 앉은 의자 밖 유리벽에 물이 흘렀다. 작은 엘리베이터처럼 내려가는 그 회색 덩어리는 일그러진 많은 장면을 담고 있었다. 우린 같은 쪽에 붙어 앉아.... 물을 시고 있지만 여기는 물 속이 아니었고 물 속은 바깥이었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나갈 것이다. 또다시 지붕의 덕택이라는 생각이 들 테지. 어쩌면 비는 곧 멎을 것이다. 피할 필요도 없이 마른 공기를 마시겠지. 소리가 멎어 공연의 끝을 알렸다. 아직은 아닌데.....네 입술이 커피 반 잔 만큼 말랐다. 5분 길이의 음악이 잇달아 나와서 몇 번인가 지나갔고, 난 그 사실이 불안하고 온갖 나쁜 예감을 불러들일 것 같이 무서워서 소리가 들리는 게 싫었다. 고객님들과 심야 라디오의 소리, 아름다운 이야기도 필요없다. 집으로 가는 길 하루가 저무려 할 때 웅덩이를 밟지 않게 조심하면서 우리의 기는 자꾸자꾸 끊어졌다. 이게 무슨 짓일까. 이런 밤은 물거품을 헤치고 거북이가 알을 싸러 나오고 누군가 그 알들을 모래로 덮어 주어야 한다.








/ 옛날올렸던 글 비 온 기념.  저거 비슷하게 이제 시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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