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했던 - 문학 갤러리

말하지 못했던모바일에서 작성

로사리오(39.7) 2015.04.18 19:02:59

조회 1514 추천 2 댓글 2

그러니 얼마나 가소로웠을까 지리멸렬하게 나일 수밖에 없는 나를 지켜봐 주느라고, 고생한 네게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내가, 언젠가 네게 보여주고 싶은 내가 있다고 한다면 참 좋을 테지만, 언제나 나일 수밖에 없는 나를 용서해주길 바라.
말할 수 없음을 말하는 시시한 언어가 어떤 자기장을 중심으로 뭉친다면, 아마도 네가 아닐까 해. 그러니, 네게 건네지 못한 말들이 피부처럼 너를 구성하고 너를 통해서 나를 바라보았던 나는 이제, 없어.
행복이 복수라면 가역적으로, 불행은 용서가 아닐까? 그러니, 너도 나를 용서하길 바라. 나를 통해서 너를 바라보던 너를, 네가 나에게 건넨 말들로 묻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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