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커덩
유치장 창살이 요란스레 닫혔다. 등 뒤로 들려오는 고함소리를 무시하며, 김순경은 근무를 위해 소로 복귀했다.
'후...이바닥 오래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저런 놈은 처음입니다.'
'와? 누구? 김갑식이?'
소 한구석에서 TV를 보던 최소장이 물었다.
'예. 아마 김갑제일 겁니다.'
'딱 봐도 자폐증 환자같이 생깄드만, 와? 금마가 뭐라 카드나?'
'지금도 뭐라고 하고 있네요.'
김순경은 엄지손가락으로 창문 넘어 보호소를 가리켰다. 최소장은 리모콘으로 TV소리를 낮추었다. 그러자 웅얼거리 것 같기도 하고, 흐느끼는 것 같기도한 넋두리가 들렸다.
'저는...섹스를... 한 적이 있습니다...'
'참 세상에 미친 놈 많다. 그쟈?'
'뭐, 자기 나름대로 사는 재미가 있겠죠 뭐. 계속 저리 냅두면 시끄러울 텐데, 한 마디 하고 오겠습니다.'
'냅두라, 저라다 죽긋지. 아무튼 고생했다 김순경. 담배 한 대 피고 온나.'
김순경은 파출소 밖으로 나갔다. 보호실과의 거리가 꽤 되는데도, 김갑제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아직 들려왔다.
'문갤에다 올릴 거야... 으... 삼겹살 먹고 싶다...'
미친 새끼.
김순경은 한 개비를 끄나물고 라이터로 불을 지폈다. 순간 김순경은 무언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길 건너편의 가로수를 바라보았다.

바톤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