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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무인도에서

공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08 01:09:51
조회 85 추천 1 댓글 0

아빠, 아빠. 아빠다리 앉아서

배꼽보다 낮은 상 다리 펴놓고

플라스틱 망치들로 내려칩니다.

네 면이 바다 외딴 섬이 완성되었어요.

횃불을 치켜 들고

가족들을 비춰봅니다.

얼굴 없는 가족들과 홀로 비친 나는

숟가락에 맺힌 그림 안에서 밥을 먹을 준비를 해요.


무인도가 선물하는 갈증이

혀 끝에 외로운 맛으로 비벼대는 통에

밥을 얼른 먹고 치웠으면 좋겠어요.


기러기가 웃고 가네요. 지는 하루 밖에 못 살면서

나보고 오래도록 혼자 산다고.


나홀로 베테랑이라 편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얇은 벽 너머 적을 두고 사는 위험한 생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문 앞에서 신발이 나태하게 보초를 서고 있음에

안전을 맡길 정도니까요.


나는 아직 정복하지 못한

햇볕의 날카로운 턱밑 선을 긋는 그림자를 두려워해요.

우리 땅은 선을 따라 나뉘죠.

대낮에 국경을 침범하는 날갯짓을 몇번 봤어요.

은밀한 주도권 경쟁에 숨은 약속을 깬 초조한 댓가.

본보기로 강력한 능지처참을 휴지로 싸서

바다로 흘려보냅니다.


쿠쿠- 어, 기침하는 배가 이제 신호를 주네요.

여럿 나눠 먹을 식량 있지만

한끼 쌀만 가져올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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