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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죽은 남자모바일에서 작성

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08 12: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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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죽은 남자._2015.6

남자는 많이도 죽었다.  이번이 몇번째일까?  남자도 기억하지 못한다. 세어본적이 없고 세어볼 필요도 없으니까. 그 뒤는 공허 뿐이기에 숫자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오늘도 좋지 못한 꼴을 당하였다. 그는 언제나 완벽하지 못했으나 그의 상사는 언제나 그에게 완벽 이상의 것을 바랬다.

언젠가 익숙해지리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상처는 쑤실수록 깊어지는 법이라 절망은  언제까지나 날카롭게 그의 마음을 베었다. 그럴때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상상했다.

남자는 죽는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기도 하고 목을 매달기도 한다. 어떨 때는 손목을 긋고 내키면 몸에 불을 지른다. 사인은 언제나 뒤죽박죽이다.  그의 마음이 그리하듯. 오직 고통만이 오롯이 홀로한다.

남자에게 죽음은 해방감을 선사한다. 죽은자는 무엇도 할 수 없다. 죽음은  무엇으로부터든 그를 자유롭게 했다. 그래,  자유.  그러나 그에게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것은 그 다음이다. 남자는 죽음의 다음을 상상한다. 사실 그는 죽음보다 그 후를 더 바랬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표정엔 하나같이 슬픔이 가득하다. 이건 그의 장례식이다. 그의 지인들은 더이상 숨쉬지 않는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그가 살아있을때 잘해줄걸
그를 사랑했는데
그는 좋은 사람이었어.

그런 상상은 언제나 그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들이 사실 그를 사랑하고 있을거란 상상.  그들 주엔 조금전 남자를 비난했던 상사도 섞여 있다.  상사또한 남자를 좋아했고 남자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걸 후회했다.

남자는 언제나 이런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단 한번도 믿지 않았다.

남자는 희망을 믿지 않는다.  그는 오직 그의 상상이 거짓임 만을 믿는다.  그의 이성은 날카로우나 상상력은 빈약하였으므로 모든 상상은 언제나 패배한다.

남자는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리란걸 잘 알았다. 그처럼 불완전한 사람을 사랑할 이는 세상에 없다. 남자의 상상은 파도앞의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상상보다 더 현실적인 경험과 예측이 그 자릴 대신한다. 남자가 죽거든 누구라도 남자를 비웃을 것이다.

그는 불완전했고, 만일 그가 죽는다면 그는 불완전한채로 완성될 것이다.

불량품.

남자의 아버지는 그런 불완전한 완성품들을 불량품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그리고 남자역시 그랬다. 그의 장례식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남자를 비웃기위해 그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말들을 꺼내었다.  죽은자는 말이 없으니 거리낄건 없다.

멍청이.  병0.  실패자.  사회악.  쓰레기. 무책임한0끼. 또라0. 미0놈.

그들은 욕하고 비웃으며 더이상 변명할 수 없는 남자에게 그제것 품고있던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 그는 책임에 짓눌려 한 번 더 죽는다.

두번째 죽음으로 남자는 되살아난다. 상상의 시간은 끝났다.  남자는 다시 일을 잡는다.  그는 완전해지길 원했다. 아직 죽고싶지 않았다. 그런식으로 끝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희망을 믿지 않았지만 사랑받길 원했다.

남자는 죽지 않았다. 희망은 언제나 그를 유혹했지만 이성은 그를 절망시켰다. 그러나 남자는 사랑을 원했고 몇번이고 다시 상상했다. 남자는 참 많이도 죽었다. 그 모든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스스로도 믿지 않는 희망만 바라보면서. 참 많이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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