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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 성격이 어떤가요

초인실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08 21:33:57
조회 331 추천 0 댓글 14

버스에 타고 습관적으로 뒤통수를 의자 등에 대고, 허리를 굽힌채 쪽잠을 들려고 하는 아침이였다.
상쾌하고 정력을 불어넣어주는 바람이, 내 코로 들어가 나를 마치 불수의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버스에 타기까지 어떠한 일련의 하루 계획따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서
순전히 터벅거리는 발이 인도하는데로 나는 움직인 하루의 시작이였다.
 충동적인 힘을 가져다 주는 바람은, 내 팔다리에 미치지 못하고 그대로 코 위에서 눈으로 올라간 모양이다.
아래로든 위로든 방향을 잃은채 두리번 거리는 자그마한 물방울 한 두개가 내 눈에 고여 있고,
나는 도저히 나의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른채 입을 괴이하게 벌린채 실소를 지었다.
누군가 보고있는가. 모르겠다. 오늘의 하루중 이 버스에서의 일과만큼은 제발, 가위로 오려내서
내 가슴팍에 꽂는 손수건처럼 쓰고 싶다. 눈물을 닦을수 있을만한 손수건.
뱃속에는 무어라 알수없는 희극을 저네들끼리 몰래 짜고라도 있는지, 살살 무게감있게 누르면서 
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이 상황이 계속 아침때마다 번복될때마다, 나는 이 통각이 나의 머릿속 어딘가에 트라우마속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샘솟는다. 그래서 나는 이 대뇌피질을 콕콕 손가락으로 찍드시
냄새, 건물, 허기짐 무엇이든 현재의 감각들과 과거와의 이어진 그런 연결고리를 찾아내려고 한다.
애석히도 나는 왜인진 모르겠지만, 정말로 어렷을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니 어렷을때 뿐만 아니라, 삶에 충실히 살아왔다는 기억이라는것이 없다.
나는 순간속에 아주 자그마한 밑을 가진 면이라는 시간의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에서 다음을 도약할때 마다 예전 기억은 또 바스라지고, 또 새로생기는 기억만 조금식 조금식 덧붙여져서, 
추억이라는것이라는 보편적인 상념이란것이 너무 상투적인것이라는 생각만 든다.
나의 피부는 너무나 얇디 얇다. 토마토 껍질같이 얇다. 토마토. 채소도 과일도 애매한 놈
나랑 닮았다.
아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부패해가는 토마토. 그러니까 악착같이, 이 터질듯한 과육을 누구에게 베여물어지고 싶은
토마토

 버스는 높은 턱이라도 걸렸는지, 머리가 부웅하고 떳다가, 머리가 돌에 수박깨듯이, 타악하고 
의자등의 철제 손잡이에 부딪혔다.
시옷으로 시작하는 된소리의 욕을 나긋히 내뱉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골이 울리고, 정신이 순간적으로 어떤 경지에 도달했는지, 눈을 감기가 힘들정도로 
청아해져 있다. 그러면서도 두개골속 어딘가의 진원때문에 아아 졸리다를 연신 내지르게 할 만큼
이 양가모순적인 감각이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아침이 뒤엉켜져 버렸다. 머리가 까진 이 중년의 기사에게 욕을 내뱉고 싶지만 말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
저 하릴없다는 눈동자의 표정이 거울에 반사되어 보이면  나의 알량한 위선이 나와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만든다.
바짓속에 있는 사탕하나의 옷을 벗긴채, 그 구릿빗 살갗을 혀로 애무한다.
다시 평정심을 갖자. 아아 내 주변의 모든것들을 도려내자.
그렇다면 나는 공(空)속에 나.
하지만 살갗에 거친 소재의 갑갑한 교복이 느껴진다.
눈을 뜨고 내 눈앞에 있는 버스기사를 보여주는 통유리, 그 껍질을 벗겨낸다.
버스안에 있는 모든 전경을 벗겨낸다.
다시 눈을 감는다. 뿌연 안경도 벗는다.
나는 누구인가.
문득 내 머릿속의 뿌연 연기와 장막속에 갇힌, 그 끝을 알수없는 바닷속에서
유일하게 수십, 수백미터로 자라있는 고목의 가지를 보았다.
내가 기억해낼수 있는것은 이것뿐일까

감상평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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