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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구두모바일에서 작성

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29 1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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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구두_2012.11
승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그는 거짓말쟁이다. 그는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그때마다 거짓말로 살아남았다. 승은 거짓말쟁이다. 그는 여지것 죽을 고비를 넘겨왔던것처럼 이번에도 거짓말로 고비를 넘길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라고 승은 또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거짓생각이다. 그는 스스로를 기만하고있다. 그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대해 심사숙고해봤지만 자신이 처한상황에대한 이해 이전에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멀리서 다시 걸음소리가 들려온다. 여러개의 탁한 구둣발 소리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인원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인원은 알 수 없지만 피아의 구분만은 명확하다. 지금 승에게 아군은 없다. 몇명이 되었던 저 구두들은 승의 적이다. 하지만 승은 판단을 미뤘다. 그는 다시 기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거짓으로 무지를 가장하고 다시 헛된 희망을 가진다. 상황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는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알고있다. 그는  지금 죽음의 문턱에 한 발을 걸치고 있다.
승은 단한번의 실수가 자신을 죽음으로 이끄리란걸 안다. 원인은 알 수 없고 상황의 이해도 부족하지만 명백한 적들과 이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조금씩 천천히 기어오는 죽음은 그에게 뚜렷한 공포를 안겨주었고 동시에 그의 마음속에 까맣고 무질서한 분노를 만들었다. 이는 상황에대한 분노이며, 적에대한 분노이고, 죽음에 대한 분노인 동시에 공포에 대한 분노다. 그리고 이는 승이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동안 깊이 가라앉아 무지에 대한 증오가 되었다.
승은 뱃속부터 차오르는 듯한 무력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상황은 거대했고 그는 작았다. 그 자신은 보잘것 없었다. 상황이 이럴진데 그가 세치혀로 거짓을 논한들 어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운이 좋아서 여지것 살아남았지만 그것도 이젠 끝이다. 죽음이 목전에 왔다. 라고 그는 또 거짓생각으로 자신을 속였다.
사실 그는 죽음을 믿지 않았다. 죽음을 믿지 않는다는건 사후세계를 믿지 않는다는게 아니다. 그는 죽음의 존재자체를 믿지 않았다. 그는 죽음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생물이 작당하고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죽음이란 허상에 불과하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이란 이름의 허상은 그를 분노케한다. 죽음이 거짓일 지라도 그는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며 무엇때문에 자신이 속고있는지 알지 못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하여도 변질된 무지가 남았다. 그는 거짓말쟁이다. 거짓말쟁이는 무지해선 안되는 법이다. 거짓말쟁이는 속이는 사람이다. 무지란 속는 사람의 속성이다. 승은 언제까지고 거짓말쟁이로 남고 싶었다.
구두들의 걸음소리가 그치고 잠시뒤 구두는 홀로 다섯발자국을 걸었다. 승은 소리가 가까워짐을 들었다.
승은 구두를 불신했다. 그가 자신을 발견했으리란 사실을 믿지 않았다. 구두는 자신을 속이러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야할 일은 명백하다. 더이상의 생각은 불필요하다. 승은 죽은듯 숨을 죽이고 눈꺼플 아래의 어둠만을 응시했다.  승은 구두가 다섯발자국을 더 움직이는 동안 무념하였지만 구두의 여섯발째 발걸음과 함께 다시 불길한 생각을 시작했다.
구두는 자신을 발견했을 지도 모른다. 구두는 열한걸음을 망설임 없이 걸었고 구두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귀에 울리는 구둣소리는 커지기만 했다. 그는 이쪽의 무언가를 향해 걷고있는 것이다. 구두의 목표는 무엇인가? 승이 생각하는 동안 구두는 또 세걸음을 가까이 왔다. 승은 초조해졌다. 거리는 가까워졌다. 가깝다.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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