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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갤 노잼

ㅇㅇ(211.212) 2015.07.01 19:49:26
조회 172 추천 0 댓글 11

물론 이름 없는 시는 대충 읽는다지만

그래도 좋은 시는 눈에 띄는 걸





목재소에서

박미란



  고향을 그리는 생목들의 짙은 향내

  마당 가득 흩어지면

  가슴 속 겹겹이 쌓인 그리움의 나이테

  사방으로 나동그라진다

 

  신시벽,

  새떼들의 향그런 속살거림도

  가지 끝 팔랑거리던 잎새도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

  잠 덜 깬 나무들의 이마마다 대못이 박히고

  날카로운 톱날 심장을 물어뜯을 때

  하얗게 일어서는 생목의 목쉰 울음

 

  꿈속 깊이 더듬어보아도

  정말 우린 너무 멀리 왔어

  눈물처럼

  말갛게 목숨 비워 몇 밤을 지새면

  누군가 내 몸을 기억하라고 달아놓은 꼬리표

  날마다 가벼워져도

 

  먼 하늘의 그대,

  초록으로 발돋움하는 소리 들릴 때

  둥근 목숨 천천히 밀어 올리며

  잘려지는 노을

  어둠에도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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