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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모바일에서 작성

몽당연필심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7.14 15:26:20
조회 128 추천 1 댓글 5


너는 웃었네
나를 보며
나도 웃었네
너를 보며



ㅡ 동물원에 다녀왔습니다. 동물원을 좋아하는 그녀들의 말처럼 나도 동물원을 좋아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하지만 동물원은 너무 나른하고 과하게 연인들이 많았으며 짐승들의 커다란 몸이나 날카로운 이빨은 무서웠어요. 날은 심하게 덥고 멀뚱히 보고만 있으니 나도 동물원 우리의 동물 중 하나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터키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의 나홀로 고성방가. 매점 앞 벤치에 늘어져 잠을 자는 길고양이. 혼자서도 잘 웃는 건강한 청년. 모든 게 평화롭고 얼마간 무의미한 시간들. 저는 동물원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애인을 사귄다면 이런 곳을 데이트 코스로 삼지는 말아야지 싶었고요. 검은 우산을 펼치고 뚜벅뚜벅 잘도 걸어가던 통통하고 뽀얀 다리의 여자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대체 나는 어떤 경험을 하고 오는 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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