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보기 싫은 뿌리 <유영철>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7.28 03:42:33
조회 591 추천 1 댓글 29

네가 잠겨 있는 밤은 영원히 사라질 수 없는 밤이다. 나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차디찬 빙산 위에 위태롭게 매달린 채로 공허의 거리를 홀로 누볐다. 여러 인파들을 지나치며 수 많은 주황빛 나트륨등燈 뒤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네 자취들의 행렬을 발견함에 나는 소등消燈 했다. 이것은 마치 묵빛 사신 하나가 서슬퍼런 낫을 들고서는 천정이라는 썩은 가식의 동아줄을 나의 우물 위에서 썩둑 하고 내리 끊는 것이었다. 저 멀리 외곽으로 자리 잡은 검은 소나무들이 바람에 휩쓸리면서 아득한 소주燒酒향을 몰고 올 동안 이것은 나를 더욱 비참토록 만들 것이요, 또한 나를 현실 속에서의 퇴각退却으로 매몰차게 내동댕이 쳐 버릴 것이다. 나는 깃발 잃은 자의 설움에 빠져 백지의 거리를 너털 너털 걷다가 오늘 만큼은 처절히도  바랜 그 도로를 나 홀로 질주 하고 나서야 드디어 고삐 풀린 우스운 망나니가 되어버렸다. 사방에는 그저 터져나오는 빛들과 울림 없는 나팔소리들 뿐, 한낱 고개 위로 떠오르는 상념想念들 마저도 연거푸 깨어지면서 나의 어깨 위로 쏟아져 내렸다. 나는 빈 집 마다 누군가를 찾아다니며 노크하는 정신병자 마냥 커다란 소쩍새와 함께 밤 산행을 하기도 하며 그 흔한 생채기들을 자연스레 하나씩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와 그녀의 자취들과 그리고 어설펐던 꿈의 자욱들을 저 솔방울 버려진 어두운  아래에 계음戒飮을 시작하고는 묻어 버리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여러 해가 지남에 따라 그것은 더욱 더 깊은 곳으로 침식해 내리며 골수骨髓에까지 뿌리  뻗음에 나는 결국 해의 마지막 날 마다 그 오만방자한 잎사귀들을 단단히 쥐고서 당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95570 원죄 집가고싶다(117.111) 15.08.11 67 1
95569 잘들 노세요. 저는 이제 영영 문갤을 떠납니다. [3] 즐갤러(183.101) 15.08.11 122 2
95567 애초에 광고글은 [31] ㅇㅇ(110.70) 15.08.11 433 8
95565 세계적인 공포소설 추천 좀 해봐라. [2] 스타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1 100 0
95564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다 유신(119.70) 15.08.11 116 1
95563 영어 원서 읽을 때 고전보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더 어렵다. 스타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1 60 0
95562 니들 진심 무슨생각으로 요즘 시 읽는거냐 [19] ㅇㅇ(143.248) 15.08.11 422 5
95561 세계 10대 추리소설 이거 어떠냐? [4] 스타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1 199 0
95560 도미노 [7] Castro(39.7) 15.08.11 125 3
95559 버섯이 [46] (211.107) 15.08.11 386 1
95556 너희들이라면 어떻게 쓸거냐? [5] 12ㅇㅇ(58.233) 15.08.11 217 0
95555 문갤에서 소설 광고하면 안되는 이유가 특별히 있나? [3] 위래(218.238) 15.08.11 158 0
95549 [2] 림포마(39.119) 15.08.11 99 0
95548 [13] 림포마(39.119) 15.08.11 114 0
95547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8] 미아(175.223) 15.08.11 133 0
95546 스티븐 킹. 미스터 메르세데스 다 읽었따. [1] 스타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1 99 0
95545 머릿속이 피곤한다 [2] 박한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1 197 0
95544 좋은 직업 나쁜 직업 [2] 그늘(114.202) 15.08.10 104 0
95542 오덕후 ㅇㅇ(219.240) 15.08.10 83 0
95541 아아, 골방에 갇혀 천하를 꿈꾼들 무슨 소용 있으랴. [1] 11047(110.47) 15.08.10 90 0
95539 이리저리. [3] 나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0 111 1
95538 야동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내 친구가 될 수 있다. [1] MJ(27.113) 15.08.10 100 0
95537 죽향 자장면을 30번 이상 먹어본 사람만 내 친구가 될 수 있다. ㅁㄹㄱ(223.62) 15.08.10 72 0
95536 뉴턴 땡큐 [5] ㅁㄹㄱ(223.62) 15.08.10 96 1
95534 소설관련 물어볼려면 여기 맞아? [3] 김지갑(124.199) 15.08.10 108 0
95533 밥은 먹었냐 [1] ㅁㄹㄱ(223.62) 15.08.10 70 1
95532 병맛 [8] ㅇㅇ(211.36) 15.08.10 220 6
95528 아는사람 많은거 부러워할 일이냐 [7] ㅇㅇ(180.228) 15.08.10 160 1
95526 니그라토// 아까 말했었는데 웹소설이나 쓰셈 [1] 위래(218.238) 15.08.10 142 0
95524 근데 이거 짤리나? [2] 위래(218.238) 15.08.10 91 0
95523 고료 많이 주는 착한 웹진 크로스로드 주소 [3] 위래(218.238) 15.08.10 182 0
95522 시집 추천좀 해줘라 [2] 단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0 125 0
95520 화형법정 재밌슴?? ㅇㅇ(124.153) 15.08.10 92 0
95517 [퀘스천 챌린지] Green-T.님께 질문할게여. [2] 흐규(80.82) 15.08.10 108 0
95516 문갤 글리젠 활성을 위해서 퀘스천 챌린지를 시작할게여! [4] 흐규(80.82) 15.08.10 111 3
95514 이상 '날개'에 있는 종생기 무슨 내용임?? 이시아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0 142 0
95513 만약 문갤문학상 비슷한거 다시 한다면 [1] ㅇㅇ(180.228) 15.08.10 95 1
95512 문갤문학상 투명한 평가를 위한 방법 제시해줌 [6] ㅇㅇ(77.109) 15.08.10 322 7
95511 문갤 눈팅해봤는데 정상인이 안보인다. 전부 이상함. [3] (104.167) 15.08.10 132 0
95506 `판타스틱 니그리토' 음악 (211.107) 15.08.10 87 0
95505 안녕 [1] 안녕(1.241) 15.08.10 68 0
95503 사전을 찾다가 `니그리토' (211.107) 15.08.10 82 2
95500 장르문학 공모, 출판도 등단으로 침? ㅇㅇ(180.228) 15.08.10 138 0
95498 응응 [3] 마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0 164 2
95495 인간적으로 글리젠 너무 느리다 [7] ㄴ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8.10 142 0
95493 새벽을 감습니다 [2] 집가고싶다(117.111) 15.08.10 84 2
95491 중앙신인문학상 SF소설 내도 될까요? [5] ㅇㅇ(106.248) 15.08.10 247 0
95488 밤거리 [1] ㅇㅇ(219.240) 15.08.10 99 1
95483 공부만 하다가 이제 정말 어디 응모를 하려고 보니 [1] ㄹㅇ(112.169) 15.08.10 114 1
95482 저 짧은시 한편 생각나서 써봤는데 평가좀해주세요 [3] ㅇㅇ(118.33) 15.08.10 126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