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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는 이유

키보드배터리매우부족(112.164) 2015.09.05 02:22:56
조회 143 추천 2 댓글 2

여행을 다니는 이유



나의 모든 작품의 밑천은 비현실이다.


어떤 소재이건, 그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노력해도, 매달려봐도 닿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내 모든 작품들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항상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야기한다.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는가’라고.



그럼 나는 


‘현실성을 따진다면 직접가서 보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 사진 작품들이 내 글에 쓰인 적은 한번도 없다.


왜냐하면 그 사진들이 이미 내가 경험한 현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것 자체로 쓰기는 무리다.



비현실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지만


여행을 통해 맞닥뜨리는 모든 것들은 모두 현실이 되어버린다.


이건 가끔 심각하게 고민하게되는 딜레마다.



하지만 그런 현실과 비현실의 딜레마 속에서도 내가 계속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더 나은 상상을 하기 위해서.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비현실이지만, 이를 발판 삼아 더욱 더 새로운 비현실을 창조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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