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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 시 봐라

(183.96) 2015.09.05 12:57:04
조회 131 추천 0 댓글 0

묘비에 새겨진 세 개의 글귀
(1)

라피스 라쥘리색 바다 위를 기우뚱기우뚱
한 무리의 유리병 전함들이 온다
그 안의 편지들은 나에게 쓰여졌다

'거울을 부숴서 작은 불행을 피해요.'
첫 번째 편지가 재잘댄다 '파도가 모든 발자국을
지워버리는 조용한 섬에 사세요.'
 
두 번째 편지가 노래한다. '새벽까지 항구를
떠나지 않는 방랑하는 청년이 있어요 응대하지 마세요
당신의 운명은 이미 검은 강도와 엮여있으니까'
 
모든 배들이 침몰하면 세 번째 편지가 운다
'물에 빠져 죽는 좋은 방법이 하나보단 많아요.'

(2)
나의 섬 위로 허공을 떠다니는
빛나는 갈매기들 한 무리가 하강한다
정확히 눈만을 노리며 갈매기는
 
폭우 속에서 넘어지는 용감한 선원의 눈과
육지를 잡아뜯는 파도의 허기를 노린다, 초록 정원을
조금씩 조금씩 먹어치우는 파도
 
바다에 가라앉은 남자를 바치려 들어올린 손
에 피가 글리센도로 미끄러지듯 순환한다
하늘 위, 외로운 갈매기 한 마리가 바람 속에 멈춘다
 
배부른 새들이 날아간 뒤에야 알린다
'물에 빠져 죽는 좋은 방법이 하나보단 많네요.'

(3)
 
메뚜기같은 고블린들은 뾰족한 초록귀를 갖고 있다
잎자루 같은 다리로 내 방 문턱을 뛰어 논다
땡그랑거리며 쏟아지는 부서진 별조각의 비를 모욕한다
 
내 방은 쫑알대는 회색 상자인데, 벽 하나가
저기, 저기, 그리고 저기에 있고
하늘이 그냥 긴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창문 하나가 있다
 
긴 하늘이 그 거대한 상자를 우연히 감싸숨긴다
상자 안에 이미 신은 없었고
빛나는 천사들도 없었다
 
한 바닥의 풀들이 비석 위에 새겨져 있다
'물에 빠져 죽는 좋은 방법이 하나보단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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