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총 380가지가 있다.

농담 아니고.

정말로.

나는 감정을 정의하도록 10년 동안 요구 받은 사람이야.

네 마음을 들여다보라. 

지금 너가 느끼는 감정의 근원이 뭐라고 보냐.

이 질문에 10년을 시달리면서 훈련되고 적응해온 사람이지..

나는 현실에서 말이 별로 없어.

말을 해봐야 돌아오게 될 반응은 뻔하거든.

"걱정된다."

"생각이 너무 많다."

그걸 집중적으로 훈련하다보니 

감정상태에 대한 언어 표현이 매우 과해진 감이 없잖아 있다. 

나에게는 아주 작은 정도의 우울감도 

중증 우울증 수준으로 표현되고

아주 작은 분노도

주변에 있는 물건을 다 내던져 부숴버리는 정도로 느껴질 정도의 수준으로도

표현이 가능하다. 

왜 그러냐면

내가 현실에서 말이 거의 없다보니까

유일한 출구가 문자로 표현되는 글이야. 

글이든 댓글이든 전부 다.

보통 내가 현실에서 입을 닫아버리는 이유는

사람들이 함부로 내 380가지나 되는 내 감정을

분노 짜증 우울 기쁨으로 단순히 분류해버리기 때문이지.

그게 싫어서 글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지. 

1의 분노도 내 언어를 거치면 100의 분노로 표현된다.

맥박수 호흡수 모두 정상이나 

사람들은 내게 화내지 말라고 그러지. 

난 진짜 화나면 글을 제대로 못써.

머리가 아예 블랙아웃된다. 그야말로 정전.

며칠을 거의 잠만 자.

내가 나라는 인식 자체가 사라져.

몸만 있는 사람인 거야. 

고시원 총무일 했던 게 다행인 이유이지.(지금은 총무일 안하지만)

일을 해야할 때만 잠깐 깨서 하면 되니까 말이여.

작가가 작중인물의 분노를 묘사할 때,

화난 건 인물이지

작가가 아니잖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