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개그스토리를 풀로 본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정말이지 이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뭔가 다른 개념, 다른 차원의 방송을 보고 있는 듯한 몽롱한 기분을 들게 했다. 80년대 토크쇼스러운 쌈마이한 방 인테리어와 더불어 폐급개그로 점철된 개그쇼는 차라리 거성쇼가 명작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수많은 문제점 중 특히 김경민은 비전문가가봐도 정신질환을 확신케 할 정도의 개병신 짓을 방송 내내 했다. 그 병신짓을 열거하자면 석사논문 수준의 분량이 나오기 때문에 가장 큰 똥들만 추려본다면 우선적으로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걸 볼 수가 있다.

사람을 대할 때에 있어서 전혀 상대방의 입장과 분위기를 생각하지 않고 굉장히 원초적인 감정에만 치우쳐 말을 한다. 즉 상대방이 자기에게 기분 나쁜 소리를 하면 똑같이 되갚아주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 더 심각한건 그 받아치는 멘트조차 초딩 이하의 수준이었다. (니가 한번 해봐, 인상이 안좋아, 너나 잘해 등등) 나중에는 엔젤정민이 ‘비난을 못견뎌하는 것 같다’는 뼈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질문에 아예 다른 말을 하거나 무거울 때와 가벼울 때 끊을 때 등 똥오줌을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특히 후반 토크쇼 때 그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는데 ‘스포츠스타들이 은퇴후 예능에 많이 진출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냐’는 김구라의 질문에 ‘그래서 축구를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절명멘트를 싸질렀다. 위 짤이 그때 상황인데 아마 김구라는 당시 김경민을 아메바 이하의 존재로 취급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 때 MC들의 반응을 봤음에도 김경민은 정신을 못 차리고 성형얘기가 나올 때 치질이랑 전립선 드립을 치면서 방송 퀄리티를 노모쇼 수준까지 격하시켰다. 이때도 김구라는 아, 정말, 진짜만 반복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는 김구라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MC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개스트 3명다 공통되는 사항이지만 트렌드에 전혀 부합되지 않은 쌍팔년도 개그와 궁극의 편집으로야 겨우 방송이 가능한 4차원 개그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분장개그는 후반 시작할때만 잠깐 했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PD소개 개그, 불상아재 인터뷰, 야사노래, 과거 에피소드 등 정말 미친 개그를 들고 나왔다. 사실 이건 시청각의 10%만 작동해도 심각성을 알 수 있으니 말이 필요없지만 간과하고 있는 건 과거 에피소드를 얘기할 때 주된 주제가 과거 나이트썰이였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 나와 나이트나 클럽얘기를 최대한 기피하는 것도 그곳의 문화가 그리 깨끗하지 않다는 걸 대부분이 알기에 이미지 관리상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 나이트 가서 생긴 일 특히 여자 꼬시는 것, 말이 좋아서 꼬셨다는 거지 거의... 왜술취한 여자 데려다 줬냐, 부킹할 때 왜 같은 동네 산다고 했냐 등 케이블에서도 C급 개그맨들도 안 하는 얘기를 재밌다고 하고 자빠졌으니 필터링 자체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김정민과 그리까지 있었다.

이 외에도 김경민 본인이 유재석도 시원하게 까겠다고 해서 준비한 예능인 돌림판 토크를 막상 하자 꿀을 쳐드셨고 김수용한테 떠넘기는 비겁함까지 보였다. 그리고 코끼리 아저씨급의 야사노래를 두곡이나 연달아 뽑아주시고 3번째까지 하려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약주를 했거나 청심환을 과다복용 했는지 의심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박치기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시며 제리 스프링거 귀방망이를 걷어붙이는 화려한 쇼의 막을 내렸다.

만약 김경민이 없었더라면 트루개그스토리는 그냥 노잼이었다 선에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김경민을 투입하므로써 다른 개스트들도 디버프를 받았고 지금 이 지경 이 사태까지 이르게 됬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