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앞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여자 김지연. 

대한민국 음악관련 상을 휩쓸고 연기까지 진출해 2개 방송사 연기대상과 각종 영화제까지 섭렵한 괴물.

신입 기자인 내게 인터뷰를 따게 될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터뷰를 계속 하면서도 내가 질문을 하는지 답을 하는지 이게 인터뷰인지 잊을 정도로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 것 뿐일까.

점심시간의 여고생 같은 밝고 낭랑한 말투,

저녁을 준비하시는 어머니가 생각나는 온화한 미소,

유치원 다녀온 꼬마아이보다 더욱 넘쳐나는 생명력.

30대 중반의 여자이지만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여기 앉아있는 사람이 김지연 한 명인 것도 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요? 이제 슬슬 끝내야겠어요.”

그녀의 말에 난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그녀와 마주할 수 있었다.

“아, 네 그럼 마지막 질문으로 끝내겠습니다.”

완전히 망했다. 제대로 된 질문 하나 없이 10분 가까이 날려버렸다.

환상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원할 기사거리가 필요했다. 생각하자.

“저...그러면 김지연씨의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은 언제인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지금까지 그녀와는 다르게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입을 떼었다.

“글쎄요. 뭐라 할 수 있을까요. 아 그래 기자님이 제게 하나하나 던져주시겠어요? 저도 같이 고민해볼께요.”

그럼... 역시 이번 년도 음반, 음원부문 그룹 대상과 솔로부문 대상 싹쓸이에 성공하셨을 때인가요?

흠.. 분명히 이번 년도는 제게 과분할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빛났던 순간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럼 데뷔 이후로 처음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성공하셨을 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인가요?

처음 1위를 했을 때 정말 뛸 듯이 기뻤어요. 그때부터 핸드폰도 쓸 수 있게 되었구요. 

정말 많이 울고 기쁜 날이었지만 그 날도 아닌 것 같네요.

그럼 러블리즈가 아이돌 걸그룹 최초로 예술의 전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 그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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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돌은 꿈꿀 수 없는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건 정말 멋진일이지요.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단 뜻이잖아요? 하지만 그날도 아니에요,

어 그렇다면 혹시 당신이 처음으로 멤버들과 함께 데뷔한 그날 인가요?

최정상 걸그룹 러블리즈와 아이돌 가수 케이가 태어난 역사적인 날이죠?

다시 없을 최고의 멤버들과 한 팀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인생의 행운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날도 아닌 것 같네요. 그 날은 지수언니도 없었구요.

오 이런 그럼 도대체 당신의 최고로 빛났던 순간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힌트를 드리자면.. 저는 가수예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게 무슨 뜻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노래는 제 인생이고 인생에는 희로애락이 담겨있습니다.

데뷔할 때 제 자신부터

공중파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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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