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시절이 끝나자마자 받았던 심해바리.

갓 해저로 내려온 어(魚)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은신처 배치받고나서 선임들앞에서 고래사체나 플랑크톤 덩어리를 그냥 입에넣고 제대로 씹을새도없이 악으로 몇덩이씩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유어(幼魚)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임들 앞에서 고래사체와 각종 플랑크톤들 거의 일곱덩이를 먹어야했고

뻑뻑한 고래사체를 허겁지겁 물도없이( ???: 야 이 좆병신 쉐키들아 바닷속인데 왜 물이 없...따흐악!!!!)

계속 삼키느라 입천장이 까져서 계속 아렸다


세덩이째 먹는데 아가미에 고래살점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고래살점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고래살점를 입에 물고 얼굴이벌게져서 있는데


비키니시티 해병대의 최고선임 근출루 해병님이 그레이트 올드원처럼

달려와서 내 아가미를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머금고있던 고래사체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근출루 해병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근출루 해병님이 바닥에떨어진 고래사체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심해저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근출루해병님의 감독 하에 남은 고래사체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뭐, 수심 6974미터의 심해에서 어떻게 밤을 구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렴 어떠하랴!)

근출루 해병님이 나를 불렀다


고래뼈 두개비를 물고 플랑크톤을 붙여 한개비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먹이를 아무도 돌려주지 않는다. 여기는 얕은 바다가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비키니시티에서뿐만이 아니다.심해저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먹이를 친절히 돌려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심해어는 자신이 선택한 먹이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날 나는 해조류를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고래사체 몇덩이에 비키니시티정신을 배웠고 비키니시티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