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르..


도경의 발 밑에 도달한 물체는 다름아닌 작은 구슬이였다. 대문 밑에서 굴러들어온, 소리만큼이나 앙증맞게 작은 구슬은 얼룩덜룩 색이 섞여있었고 흠이 마구 파여있는 모양새가 험하게 굴려진 듯 안쓰러워 보였다. 살며시 감싸올리자 그 위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머리를 긁적긁적. 누군가에겐 소중한 구슬이구나. 짐작만 할 뿐이다. 문을 연 순간 느껴지는 인기척에 놀라 움찔.

고개를 들자 얄쌍하게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가 있었다. 공의 주인인듯 잔뜩 경계하는 낯으로 도경을 쳐다보는 일곱살 정도의 작은 여자아이. 이쁘다. 이렇게 예쁜 애는 우리 동네에서 못 봤는데. 잠시 쭈뼛거리며 망설이던 아이가 손을 뻗어 구슬을 달라는 시늉을 한다.

'...구슬..'

'이거 달라고?'

'..응. 구슬 줘. 내 동생꺼야.'

아이의 목소리가 작아지나 싶더니 어느새 그 큰 눈망울에 물이 아름아름 맺혔다. ...가지려는 건 아니였는데..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 당황했지만 그것도 잠시, 여기. 가져가. 도경은 그 나잇대 아이답지 않게 담담한 말투로 구슬을 건네줬다. 누구든 감정적으로 깊게 엮일 필요 없다는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아이였으니. 이런 단순한 일로 귀찮은 오해 따위 만들어서 좋을게 없었다. 도경은 귀찮은 일이 생길라치면 항상 이렇게 대처했다. 어떠한 일이 생기기도 전에 한발 빼는. 그게 편하니까. 도경이 등을 돌리려는 순간, 작은 목소리가 그를 붙잡는다.

'고마워 오빠.'

하고 이 하나 빠진 잇몸을 훤히 드러내며 웃어보이는 모습. 눈이 시렸다. 쨍하게 비춰지는 4월의 햇빛 때문인지. 날리는 벚꽃가루 때문인지. 무언가에 홀린 듯 그 자리에 우두커니. 아이는 잠시 뒤를 돌더니 금방 돌아서서 꽃 하나를 도경에게 건넸다.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 빛난다. 동시에 흘러나오는 목소리.

'이름이 뭐야?'

'지안. 서지안이야.'

눈꺼풀을 팔락이며 도경을 바라보던 눈은 어느새 가늘게 휘어져있다. 안녕- 잘있어 오빠. 손을 휘이 내젓고는 달려가는 작은 두 발. 타닥타닥. 아이가 서 있던 자리를 채우는 바람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내려앉는 햇빛이 더 간질간질한 그런 기분. 잠시 그 자리를 내려다보던 도경은 몸을 돌려 걸어간다. 이제 곧 5월이다. 끝나는 봄이 아쉬운 듯 햇빛은 더 쨍하게 비춘다. 환하고 반짝이면서.

도경의 손에는 봄이 남겨둔 작은 흔적 하나가 꼭 쥐어져있다.
앙증맞게 작은 꽃잎들이 방울방울 달려있는 벚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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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봄도 끝인데 너무 아쉬워서 한번 써본거야ㅎㅎ

도경이는 12살이고 지안이는 7살일때 둘이 만났다는 가정하에..

만난 것도 아니고 잠깐 스친(?)거에 불과하지만..크흠..

어렸을때 무슨 일이 있었을지 아무도 모르잖아?ㅎㅎㅎ

상상의 나래 한번 펼쳐봤어 요즘 현생이 너무 힘들어서ㅜㅜ

혹시 원하는 주제나 이야기 있으면 의견 내줬으면 해!

글 쓰는게 내 취미라서..크흠

많이 내줘~!

모두 좋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