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독수리의친구들앱에서 작성

ㅇㅇ(210.106) 2024.04.24 13:03:57
조회 92 추천 0 댓글 0



[남기고] 청춘은 맨발이다 (67) 독수리의 친구들

중앙일보입력2011-07-26 00:04수정2012-01-03 11:57

좋아요0

댓글0글꼴 크기 변경공유

이만희·문희·송재호 … 최고의 짝을 만나다


신성일·문희가 주연한 영화 ‘흑맥’(1965) 포스터.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중 한 명인 문희의 데뷔작이다. 아쉽게도 필름은 남아있지 않다.

마음이 맞는 파트너를 만나면 실력을 120% 발휘할 수 있다. 그 사람이 누구였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만희 감독”을 꼽는다. 그와 처음 만난 영화가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이문희 작)을 각색한 ‘흑맥(黑麥)’(1965)이다. ‘흑맥’(검은 보리)은 당시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은어였다. ‘썩은 보리’라고도 했다.

1960년대 서울역 맞은편(현재 대우빌딩 자리)은 집창촌이었다. 그 부근의 염천교는 호객 행위를 하는 입구였다. 나는 서울역 집창촌 뒷골목의 작은 보스인 독수리 역을,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중 가장 먼저 등장한 문희는 서울역에서 헤매다 부하들의 안내로 날 만나는 청순한 처녀 역을 맡았다.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나와 이 감독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하드보일드한 청춘영화를 만드는 데 우리보다 더 어울리는 단짝은 없었다. 우리의 만남은 이 감독의 스타일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그 전까지 이 감독은 주로 장동휘·박노식·최무룡 등 선배 배우들과 작품을 많이 했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63) 등 대단한 작품도 만들었지만 그는 작품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 이후 나온 ‘만추’(66), ‘원점’(67), ‘휴일’(68) 등은 우리의 호흡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Advertisements

Play

Loaded: 2.54%

Unmute

Remaining Time -28:58

Fullscreen


X

‘흑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연극배우 겸 탤런트 송재호다. 그는 이 영화에서 내 조직원 중 하나로 출연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찾아왔다. 나는 부산에서 장사하는 송재호의 누나와 잘 아는 사이였다. 그 분은 “우리 재호, 잘 좀 봐 줘요”라고 부탁하곤 했다.

송재호는 ‘흑맥’을 연극 무대에 올리고 싶어 했다. 연극배우인 그에게 여유가 있을리 없었다. 내가 이문희 작가에게 연극 저작권을 사서 송재호에게 주었다. 나보다 두 살 아래인 그가 TV의 터줏대감이 된 걸 보면 무척 흐뭇하다.

‘흑맥’은 문희(본명 이순임)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이 감독은 여배우 문정숙의 성과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서 ‘문희’란 예명을 지어주었다. 한국영화는 당시 연인의 하룻밤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없었다. 나와 엄앵란은 몇몇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여자가 아침에 남자의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하곤 했다.

이 방식은 ‘흑맥’에도 적용됐다. 문희는 옷이 없어서 독수리의 옷을 빌려 입은 채 비 맞는 연기를 해야 했다. 모든 스태프가 지켜보고 있었다. 신인배우 문희로선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섹시한 설정이었다.

여주인공은 브래지어를 차지 않고, 앞 단추를 모두 푼 채 남자의 와이셔츠만 걸쳤다. 남자 와이셔츠여서 문희의 몸에는 다소 헐렁했다. 지붕 위에서 화분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 비를 연출했다. 문희는 빗속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런데 물이 한 쪽으로 쏠려서 옷이 붙어버리는 바람에 다른 한 쪽이 열렸다. 문희는 그런 줄도 모르고 연기를 계속 했다. 깜짝 놀란 이 감독이 다급하게 외쳤다.

“컷, 컷!”

연출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자연스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심의 규정 때문에 이 장면은 극장에서 틀 수 없었다. 신인배우 문희는 그만큼 촬영에 열중했다. 그만한 집중력이 있었기에 톱스타가 될 수 있었다. 좌로는 이 감독, 우로는 문희·송재호. 나 역시 촬영장에서 독수리가 돼 신나게 날아올랐다.

정리=장상용 기자

▶기자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2/28 - -
2708954 맘대로살게나.기도잊지말고. 미갤러(39.7) 05.03 16 0
2708953 앞의두가지가기도문일세.ㅈ대로살되잊지말게. 미갤러(39.7) 05.03 26 0
2708952 많이 기도하시게나.ㅈ대로살고. 미갤러(39.7) 05.03 20 1
2708950 연령에게영원한안식을주소서.영원한빛을그들에게비추소서 미갤러(39.7) 05.03 21 0
2708949 삼가연령에게영원한안식을주소서.영원한빛을그들에게비추소서 미갤러(39.7) 05.03 20 0
2708948 전쟁남? 대전인데 전투기 왜케많이 지나감? [1] 미갤러(49.174) 05.03 95 2
2708947 삼가연령의안식을빕니다.영원한빛이비추기를. 미갤러(39.7) 05.03 23 1
2708946 아직도 아지트 쥐새끼가 안기나가고잇나보네 ㅇㅇ(118.235) 05.03 28 0
2708945 최문석기반. 미갤러(39.7) 05.03 27 0
2708940 지금 우주가 빅크런치당하는중인듯 미갤러(112.165) 05.03 43 0
2708939 지금 내 앞에 흰 짧은 반팔티 입은 여자 지나가고 있음 메쿠이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53 0
2708937 꿘각자 썅 [1] 시라소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42 1
2708936 기독교 VS 통일교 [2] 도지학과부과대(210.216) 05.03 75 4
2708934 정브이 정체를 알아냈다 제천대성(106.101) 05.03 43 0
2708933 소머리국밥에 한잔 땡기고 소화도 시킬겸 [3] ㅇㅇ(175.223) 05.03 53 0
2708932 유튜브보다가 이 짤보고 엉엉 울음 ㅠㅠ 메쿠이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53 0
2708931 삭막하고 무서워서 한국에서는 안 태어난다는 영혼들 ㅇㅇ(121.152) 05.03 74 2
2708930 정브이가 보신탕이 되었다꼬? 제천대성(106.101) 05.03 32 0
2708929 제일 소름 돋는 사실 ㅇㅇ(1.177) 05.03 57 0
2708928 야훼 미갤러(58.120) 05.03 40 0
2708926 아이브 해야 [1] 선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51 1
2708925 NPC 마컨 좀비들과 "뇌"해킹 인신제사의 시대 미갤러(138.199) 05.03 59 0
2708921 거 썅 소대성이가 겁나 허벌나게 사랑하는 소울푸드❤+ [3] 시라소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39 0
2708918 이라크 이슬람 조직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사일 공격 YA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69 1
2708917 학교 사람들한테 배울 생각임 미갤러(61.99) 05.03 29 0
2708916 근데 이제 칭찬처럼 들리긴 함 미갤러(61.99) 05.03 29 0
2708914 부정선거 148 ㄷㄷㄷ 미갤러(183.96) 05.03 113 0
2708913 해당 프로그램은 높은 학업 성취가 요구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38 0
2708912 이라크, 이스라엘 수도 미사일 공격 미갤러(219.250) 05.03 56 2
2708908 하나를 못 만나게 하면 Re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51 0
2708907 한국 까대기 Re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59 0
2708903 ㅇㅇ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74 0
2708902 검사out 검사정부out 국짐해체 기원 얼라이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39 0
2708901 현실이 백룸같다 그냥 미갤러(112.165) 05.03 52 0
2708898 슈카월드가 가두리양식장 역활 제대로임 미갤러(112.165) 05.03 89 4
2708897 지나가다 대참사터지면 아싸돈복터졋다 이래야되나 [1] 미갤러(112.165) 05.03 45 0
2708893 윤석열은 퇴진하라 검찰청은 해체하라 얼라이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43 1
2708887 너네 초자연적인현상 레전드 보고싶음? [1] illuminat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92 0
2708886 내 지킬과 하이드의 ㅇㅇ(223.38) 05.03 72 0
2708884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ㅇㅇ(223.38) 05.03 75 0
2708877 대노인 잡아다가... 미갤러(211.234) 05.03 47 0
2708876 세계를 디지털화 하면 외부의 불확실성을 차단한 판스페르미아 요새가 된다 [1] 대노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33 1
2708874 오.... 디모테오.... ㅇㅇ(223.62) 05.03 130 5
2708866 인조가슴 가지고 할게 창녀밖에 없어 ㅇㅇ(119.66) 05.03 37 0
2708865 장어먹고싶다 흐름(106.101) 05.03 28 0
2708863 근데 도미노 한다는게 진짜 도미노 게임 하라는건 아니잖훠;;; ㅇㅇ(223.62) 05.03 69 0
2708861 프로젝트 도미노 시작..... 문재앙도 움직인다..... ㅇㅇ(223.62) 05.03 193 6
2708859 확대술 받은 이걸로 나를 먹버한 유부남을 다시 홀려버리겠어 ㅇㅇ(119.66) 05.03 34 0
2708857 겨드랑이 절개말고 밑가슴 절개할걸 ㅜ ㅇㅇ(119.66) 05.03 46 0
2708845 아.........돈이 없훠........훠............ 찌찔이(211.246) 05.03 3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